글로벌
올해 '슈퍼볼'은 발기부전 치료제 각축장
해마다 열리는 미국 프로풋볼(NFL)의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Super Bowl)은 단 한해의 예외도 없이 1억명 안팎의 미국인들이 현장에서 직접 관람하거나 시청하고, 시청률 또한 70%를 상회할 정도여서 이름 그대로 '슈퍼 이벤트'에 다름아니다.
그런데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캐롤라이나 팬서스가 맞붙을 올해의 슈퍼볼은 예년과 달리 제약업계에도 새삼 핫 이슈로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오는 2월 2일 텍사스州 휴스턴 소재 릴라이언트 스타디움에서 막을 올릴 제 38회 슈퍼볼 중계방송에서 '비아그라'와 '시알리스', '레비트라' 등 '빅 3' 발기부전 치료제들이 치열한 광고전쟁을 한바탕 치를 예정이기 때문이다.
중계방송 틈틈이 30초짜리 광고를 내보내는 데만 무려 230만 달러(27억1,400만원)라는 어마어마한 광고비가 소요됨에도 불구, 이처럼 발기부전 치료제 3사들이 '광고 삼국지'(?)를 불사하고 나선 것은 슈퍼볼의 시청자들 대부분이 남성들임을 감안한 결정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증상의 정도差는 있겠지만, 약 3,000~4,000만명대로 추정되고 있는 미국의 발기부전 환자들 중 다수가 슈퍼볼을 주시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도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결국 미식축구가 가장 남성적인 운동의 대명사로 손꼽히고 있는 만큼 슈퍼볼이야말로 발기부전 치료제를 홍보할 최적의 이벤트로 판단한 것이다.
딴은 '빅 3' 발기부전 치료제들이 한해 지출할 광고비 예산규모가 4~5억 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보면 30초당 230만 달러라는 거금마저 어쩌면 껌값(?)에 불과할는지도 모를 일이다.
한편 일라이 릴리社와 아이코스社의 경우 이번 슈퍼볼 방영시간 중 '시알리스'와 '레비트라'를 직접적으로 비교평가하는 내용의 광고를 방영키로 했다.
특히 양사는 '시알리스'가 지난해 11월에야 FDA의 허가를 취득한 신생품목이라는 한계를 벗고 인지도를 신속하고도 널리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이번 슈퍼볼을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와 바이엘社는 1960년부터 1970년대 초까지 시카고 베어스와 댈러스 카우보이스 등에서 활약했고, 1986년 시카고가 슈퍼볼을 제패할 당시 감독을 맡았던 전설적인 풋볼스타 마이크 디트카(65세)를 내세운 광고를 내보낼 예정이다.
우락부락한 얼굴과 거친 매너, 터질듯한 근육질 몸매의 소유자로 전형적인 돌쇠科에 속하는 디트카라면 그에 앞서 '비아그라' 광고에 등장했던 밥 돌 前 상원의원과 야구선수 라파엘 팔메이로에 비해 발기부전 치료제의 광고모델로는 최적의 이미지를 갖춘 인물.
수성(守城)에 부심하고 있는 화이자社도 슈퍼볼 광고 프로그램에 '비아그라'의 방영을 예약했다.
이 중 릴리와 아이코스측은 광고를 통해 직설적인 화법으로 '시알리스'의 장점을 가감없이 주지시킬 방침이다. 밀착된 자세로 정답게 재즈파티를 즐기고 있는 중년의 커플들을 다수 출연시킨 가운데 '시알리스'는 발기부전을 치료하는 약물임을 알리는 플롯으로 광고를 준비했다는 것.
의무사항인 만큼 '시알리스'가 두통, 복통, 요통 등의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숨김없이 내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코스社의 레너드 블룸 영업담당 부회장은 "이번 광고를 통해 '시알리스'가 어떤 약물이고, 그 특징은 무엇인지를 알리는 한편으로 경쟁약물들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데 포인트를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화이자는 시청자들이 이미 광고하려는 제품이 어떤 약물인가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을 것임을 감안, 방금 '비아그라'를 처방받은 환자가 맛볼 행복감을 암시하는 은유법을 사용할 예정이다.
글락소와 바이엘의 경우 CBS TV에 디트카를 등장시킨다는 내용까지만 공개되었을 뿐, 정작 그가 어떤 메시지를 전할 것인지는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는 상태이다.
선트러스트 로빈슨 험프리 증권社의 버트 헤이즐렛 애널리스트는 "슈퍼볼을 활용한 3개 발기부전 치료제들의 광고캠페인은 그야말로 전쟁(battle)과 다름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시알리스'와 '레비트라'의 매출실적이 오는 2010년도에 이르면 각각 16억 달러와 8억7,5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비아그라'의 경우 지난해 19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슈퍼볼 이벤트를 활용한 발기부전 치료제 3강의 광고戰이 얼마나 큰 성공으로 귀결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그 추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덕규
2004.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