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토파맥스' 4번째 알코올 중독 치료제 유력
항경련제의 일종인 '토파맥스'(토피라메이트)가 장차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약물로 각광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비록 아직은 초기단계의 연구에 불과하지만, 150명의 알코올 중독 환자들에게 '토파맥스'를 투여한 결과 피험자들이 음주량과 음주욕구가 모두 감소하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기 때문.
'토파맥스'는 존슨&존슨社의 계열사인 얀센이 발매 중인 간질 치료제이다.
미국 텍사스大 헬스사이언스센터의 밴콜 A. 존슨 연구교수팀은 '알코올 중독: 임상 및 실험'誌 8월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현재 미국에서 알코올 중독 치료제로 허가된 약물이 알코올 기피제인 디설피람(disulfiram)과 마약성 길항제인 날트렉손(naltrexone) 등 2개에 불과한 형편임을 상기할 때 주목되는 내용인 셈.
제 3의 알코올 중독 치료제로 꼽히는 아캄프로세이트(acamprosate)의 경우 유럽 등에서 발매되고 있으나, 미국에서는 아직 FDA의 검토가 진행 중인 상태이다.
존슨 교수는 "항경련제인 '토파맥스'가 음주량과 음주욕구를 떨어뜨리는데 효과적일 뿐 아니라 절제와 라이프스타일의 개선을 유도하는 등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임을 입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항경련제로 사용되고 있는 '토파맥스'가 4번째 알코올 중독 치료제로 자리매김될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한편 존슨 교수팀은 21~65세 사이의 알코올 중독 환자 150명(남성 107명·여성 43명)을 75명씩 2개 그룹으로 나눈 뒤 12주 동안 각각 '토파맥스' 또는 플라시보를 투여하는 방식으로 임상을 진행했다. 이 때 '토파맥스'의 투여량은 1일 25㎎에서 시작해 최대 300㎎까지 증량했다.
임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연구팀은 피험자들에게 1일 음주횟수, 음주일당 음주량, 과음일수, 절제일수, 음주욕구의 정도 등을 보고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또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착수시점과 3주, 6주 및 12주가 경과했을 때 혈중 감마-글루타밀 트랜스페라제(GGT)의 농도를 측정했다. GGT의 농도는 알코올 중독 증상의 정도를 평가하는 생물학적 지표(marker)로 사료되고 있다.
존슨 교수는 "이번 시험에 미루어 볼 때 음주량을 크게 줄일 수 있기 위해서는 1일 200㎎ 이상의 '토파맥스'를 투여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피력했다.
연구에 동참했던 美 국립알코올중독연구소(NIAAA)의 라이예 Z. 리텐 박사는 "아마도 '토파맥스'가 날트렉손이나 아캄프로세이트의 효능을 능가하는 알코올 중독 치료제로 각광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가령 '토파맥스' 투여群의 경우 금주를 실행에 옮겼을 때 눈에 띄는 금단증상도 한결 덜한 수준인 것으로 관찰되었다는 것.
다만 '토파맥스'를 투여할 때 수반될 수 있는 현훈, 피부 따끔거림, 정신운동 둔화, 언어구사력 저하, 체중감소 등의 부작용은 날트렉손이나 아캄프로세이트보다 좀 더 중증으로 나타날 것으로 사료된다고 덧붙였다.
이덕규
2004.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