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머크&컴퍼니 M&A? 그것이 알고 싶다
"블록버스터 관절염 치료제 '바이옥스'(로페콕시브)의 회수조치로 어려움을 겪어야 하겠지만, 머크&컴퍼니社의 제약사업 부문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확고한 위치를 고수할 것이다."
월街의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이 '바이옥스'의 리콜 소식이 전격적으로 공개된 직후인 지난 1일 내보인 반응의 요지이다.
머크가 그 동안 쉐링푸라우社와 빅딜說이 끊임없이 고개를 들어 왔던 형편인 데다 최근 양사가 콜레스테롤 저하제 '조코'(심바스타틴)와 '제티아'(에제티마이브)의 복합제형 '바이토린'을 내놓고 본격적인 코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것이 현실임을 상기할 때 주목되지 않을 수 없는 언급인 셈. 스위스 노바티스社 등도 한때 빅딜 파트너로 거론된 바 있다.
또 리콜이 결정된 '바이옥스'는 지난해 머크의 전체 매출액 중 11%를 점유했던 핵심품목의 하나였다.
이 때문에 머크는 올해 불가피하게 이익총액 가운데 20% 정도를 잃을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다만 리콜이 발표된 지난달 30일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27%(12.07달러)나 빠져나갔던 주가는 다음날인 10월 1일 다소나마 회복세를 보였다.
이와 관련, 캐세이 파이낸셜社의 세나 룬드 애널리스트는 "머크가 하루만에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러고 보면 머크는 현재 개발이 후기 또는 막바지 단계까지 진전된 후보신약이 눈에 띄지 않는 상태이다. 반면 블록버스터 콜레스테롤 저하제 '조코'는 오는 2006년 미국시장 특허만료를 앞두고 있다.
크로웰, 위든&컴퍼니社의 더글러스 크리스토퍼 애널리스트는 "머크가 '조코'의 특허만료 이후 분위기를 주도할 다른 블록버스터 품목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항고혈압제 '코자'(로사르탄)와 '하이자'(로사르탄+하이드로클로라이드치아짓系 이뇨제), 콜레스테롤 저하제 '조코', 골다공증 치료제 '포사맥스'(알렌드로네이트), 천식약 '싱귤레어'(몬테루카스트) 등이 전체 매출액의 70% 가량을 과점할 정도여서 제품 파이프라인에 다양성이 부족해 보인다는 것.
룬드 애널리스트는 "머크가 막바지 개발단계까지 끌어올릴 후보신약을 확보할 수 있을 때까지 2~3년 동안의 갭을 메워줄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바이옥스'의 리콜 소식은 머크측이 이 제품의 후속약물로 FDA의 허가절차를 밟고 있는 '아콕시아'(에토리콕시브)에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아무래도 FDA가 추가적인 자료를 요청하고, 허가검토 절차도 한층 면밀하게 진행하는 등 어느 정도의 시간지연은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나 대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은 머크가 가까운 시일 내에 커다란 변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리며 또 한번의 깜짝쇼를 연출할 가능성은 그리 높게 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프 사이언스 애널리틱스社의 로버트 나이스미스 애널리스트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 쉐링푸라우, 와이어스 등도 이미 핵심품목을 시장에서 회수조치해야 했던 아픈 경험을 공유한 제약기업들이어서 머크가 '바이옥스'의 리콜로 인해 새삼 매력적인 M&A 타깃 단일후보로 부상할 개연성은 미미해 보인다"는 말로 그 이유를 설명했다.
크리스토퍼 애널리스트도 "머크의 '바이옥스' 리콜소식이 전체 제약업계에 웨이크-업 콜로 작용할 것이라 생각되지만, 분명한 것은 M&A 가능성이 머크만에 국한된 얘기는 절대 아니라는 점"이라며 공감을 표시했다.
한편 머크는 최근들어 백신 개발에 부쩍 관심을 기울여 왔던 상황이다. 아울러 이제까지 머크가 발매해 왔거나, 개발이 '현재진행형'인 후보신약들의 경우 발기부전 치료제, 탈모 치료제 등 대체로 라이프스타일 드럭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는 지적이다.
크리스토퍼 애널리스트는 "지금의 머크가 각종 치료제 개발에 관한 한, 경쟁사들에 비해 확실한 비교우위를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상당수의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수두, 로타바이러스, 각종 감염성 질환 등을 겨냥해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머크의 백신 사업부문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머크의 토니 플로호로스 대변인은 "우리가 빅딜을 성사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며, 파트너십 구축과 제휴계약 체결을 꾸준히 추진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고 잘라말했다. 다시 말해 대규모 M&A가 머크의 제품 파이프라인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시키고, 장기 이익전망을 충족시켜 줄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머크는 올들어서 현재까지만 이미 39건의 크고 작은 파트너십 관계를 구축한 상태. 머크는 지난 1999년 10건, 2003년 47건의 제휴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다.
이덕규
2004.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