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항응고제 '플라빅스' 막힌 동맥 뚫어~
항응고제 '플라빅스'(클로피도그렐)가 위중한 상태의 심근경색 환자들이 사망에 이르거나, 증상이 재발하는 사례를 큰 폭으로 감소시키는데 매우 효과적인 약물임을 입증한 2건의 임상시험 결과가 공개됐다.
여기서 "위중한 상태의 심근경색"이란 관상동맥의 협착으로 인해 심장의 혈류가 저하되면서 심근괴사가 발생하는 '응급 ST-분절상승 심근경색'(acute STEMI)을 의미하는 개념. 매년 미국과 세계 각국에서 발생하는 86만5,000여건 및 1,000만건의 심근경색 사례들 가운데 3분의 1 정도가 여기에 해당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들 2건의 연구사례들은 '플라빅스'를 코마케팅하고 있는 사노피-아벤티스社와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의 지원으로 진행되었던 것으로, 9일 미국 플로리다州 올랜도에서 열린 제 54차 미국 심장병학회(ACC)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것이다.
첨단 항응고제들이 발매되어 나오기 시작한 이래 심근경색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처럼 대규모의 임상시험이 진행되었던 것으로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응급 ST-분절상승 심근경색 환자들은 수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수술과 혈관확장술 중 어떤 치료법을 택해야 할 것인지를 판가름하기 위한 혈관조영상 진단을 받을 때까지 항응고제 투여를 필요로 하고 있는 형편이다.
문제는 약물을 투여한 뒤 동맥이 다시 협착되는 경우가 25% 안팎에 달하는 관계로 수술을 받기도 전에 사망에 이를 확률을 2배 이상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실.
이에 영국 옥스퍼드大 의대의 젱밍 첸 박사는 중국에서 총 4만5,851명의 심근경색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아스피린이나 헤파린, 스트렙토키나제 등 기존의 항응고 표준요법제들과 함께 '플라빅스'를 병용투여했던 그룹의 경우 표준요법제만 투여한 환자들에 비해 28일이 경과한 시점에서 사망, 뇌졸중, 심근경색 재발 등이 발생한 비율이 9% 낮은 수치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다른 임상은 미국 하버드大 의대의 마크 사바타인 박사팀에 의해 진행되었던 것.
사바타민 박사팀은 북미와 유럽·중남미 23개국에서 3,491명의 심근경색 환자들을 대상으로 항응고 표준요법제 단독투여 또는 표준요법제와 '플라빅스' 병용투여 방식 가운데 한가지를 택해 치료했다.
그 결과 표준요법제 단독투여群의 경우 입원 후 일주일 이내에 사망, 심근경색 재발, 동맥 재협착 등이 발생한 비율이 전체의 21.7%에 달했던 반면 '플라빅스' 병용투여群에서는 이 수치가 15%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두 그룹간 사망, 심근경색 재발, 동맥 재협착 발생률에서 36%의 차이를 내보였던 셈.
게다가 '플라빅스'는 심장우회수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들에게도 안전한 약물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사바타인 박사는 강조했다. 약물을 투여했던 환자들의 경우 의사들이 수술을 꺼리는 경향이 있는 현실을 상기할 때 주목되는 대목인 셈. 지난해 여름 빌 클린턴 前 대통령의 심장우회수술이 이틀간 지연되었던 것도 항응고제 복용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플라빅스'는 2주 동안 복용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환자 1인당 50~100달러 정도.
첸 박사는 "2주간 '플라빅스'를 복용하는 것만으로 심근경색 환자 100만명당 사망자는 5,000명, 심장합병증과 뇌졸중 발생건수를 5,000건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덕규
2005.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