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타미플루' '리렌자' 원개발사 목소리 높이기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하더니...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오셀타미비르)와 '리렌자'(자나미비르)가 조류독감 예방·치료제로 부쩍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함에 따라 발매권을 보유한 메이저 제약기업과 오리지널 개발업체와의 사이에 '현재진행형'인 갈등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슈社가 '타미플루'의 원개발사인 미국 길리드 사이언스社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는 호주의 바이오타 홀딩스社(Biota)와 각각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는 것. 원개발사들은 한목소리로 제품발매 초기에 로슈와 글락소측이 전개했던 마케팅 활동이 미흡했다고 딴지를 걸며 불만의 톤을 높이고 있다.
길리드 사이언스社의 케빈 영 마케팅 이사는 영국 방문기간 중 13일 가진 한 인터뷰에서 "로슈측과 '타미플루'를 놓고 장기간에 걸친 법정싸움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양사간에 원만한 합의를 통해 갈등을 타결지을 수도 있었지만, 이제는 강을 건너간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
영 이사는 "로슈와 소송을 진행하는데 수 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로 인해 '타미플루'의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라고 영 이사는 덧붙였다.
이에 앞서 길리드측은 지난 6월 "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지 않았고, 따라서 로열티 지급액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등 최초의 합의내용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었다.
'타미플루'는 당초 마이너 품목으로 인식되었지만, 조류독감 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올들어 상반기에만 5억8,000만 스위스프랑(4억4,82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면서 로슈의 메이저 품목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상태.
애널리스트들은 "법원이 길리드측의 손을 들어줄 경우 로슈는 '타미플루'의 발매권을 되돌려 주거나, 매출액 대비 로열티 지급액을 상당정도 늘려주어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로슈측은 "길리드측과 손을 잡으면서 약속했던 의무사항들을 충실히 이행했다"며 납득키 어렵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로슈측은 또 "수요확대에 부응하기 위해 '타미플루'를 제조하는데 거치는 10단계 중 일부를 아웃소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다른 메이커들이 전 생산공정을 도맡아 생산할 수 있도록 허용할 의사는 갖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바이오타 홀딩스社는 지난해 5월 글락소를 상대로 같은 성격의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글락소측이 '리렌자'의 발매 초창기부터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진행했다면 자사가 줄잡아 3억 달러 정도의 로열티를 추가로 챙길 수 있었으리라는 것이 그 요지. 이 회사의 피터 몰리 회장은 "글락소측이 3억800만~4억5,000만 달러 상당의 손실을 보상해 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초 바이오타측은 '리렌자' 매출액의 7%를 로열티로 받기로 했으나, 올해의 경우 지난 6월 30일 현재까지 53만 달러를 지급받는데 그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바이오타는 지난 1980년대 말에 '리렌자'를 개발한 뒤 1990년에 글락소측과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했었다.
바이오타측은 로슈측이 갑자기 늘어난 '타미플루'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각국 정부로부터 '리렌자'를 대체품으로 대량주문하는 상황이 초래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후문이다.
글락소는 바이오타측의 주장을 수용하기 어렵다면서도 원만한 합의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덕규
2005.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