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일부 항고혈압제 치매 예방 ‘도우미’
일부 고혈압 치료제들이 고령자들을 기억력과 기타 인지능력의 감퇴로부터 보호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임이 유력하게 시사됐다.
고혈압이 치매의 발생위험성을 높이는 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음을 상기할 때 얼핏 고개를 갸웃거려지게 하는 대목인 셈이다.
여기서 언급된 일부 고혈압 치료제들이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 저해제들을 지칭하는 개념. 즉, 유해한 물질들이 뇌 내부의 혈류 속으로 유입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기능을 지닌 ‘혈뇌장벽’을 통과해 작용하는 메커니즘의 약물들이라는 의미이다.
이처럼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ACE 저해제들로는 캅토프릴, 포시노프릴, 리시노프릴, 페린도프릴, 라미프릴, 트랜돌라프릴 등을 꼽을 수 있다.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州에 소재한 웨이크 포레스트대학 의대의 케이시 싱크 교수팀(내과학‧노인의학)은 지난 7일 워싱턴州 시애틀에서 열린 미국 노인의학회 연례 학술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새로운 논문을 발표했다.
싱크 교수는 “기억력, 언어구사력, 추상적 추리능력 및 기타 인지기능 등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한 조사작업에서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ACE 저해제들과 낮은 인지기능 감퇴율 사이의 상관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ACE 저해제를 복용한 그룹의 경우 다른 항고혈압제 복용群에 비해 인지기능 감퇴율이 50% 정도까지 낮은 수치를 보였다는 것.
반면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지 않는 ACE 저해제들을 복용한 그룹의 경우에는 오히려 치매 발생률이 증가했음이 눈에 띄었다. 다만 그 수치가 통계적으로 유의할만한 수준의 것은 아니었다.
그의 연구팀은 노스 캐롤라이나州와 캘리포니아州, 펜실베이니아州, 메릴랜드州 등에서 충원된 65세 이상의 피험자 총 5,888명을 대상으로 각종 심혈관계 질환의 발병 위험성을 평가한 장기조사에서 확보된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했었다. 피험자들의 평균연령은 75세였으며, 성별로는 전체의 64%가 여성들이었다.
특히 연구팀은 조사과정에서 처음 착수시점 당시 치매의 제 증상을 보이지 않았을 뿐 아니라 고혈압 치료제를 복용 중이었던 1,074명의 피험자들에게 초점을 맞췄다.
싱크 교수는 “이번 조사결과는 고혈압 치료제의 복용이 단지 혈압을 목표치인 140mmHg/80mmHg 수준으로 조절하기 위함이 전부라고 말할 수 없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싱크 교수는 ACE 저해제들의 이 같은 효과가 뇌 내부의 염증을 감소시켜 주는 효과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인지기능의 감퇴속도가 둔화된 배경에 ACE 저해제들이 뇌 내부에 발생하는 염증의 크기를 감소시키는 메커니즘이 자리하고 있으리라는 것.
그러고 보면 뇌 내부에서 발생하는 염증은 치매 발병의 중요한 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덕규
2007.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