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부작용이올시다” 아우! 머리 아퍼~
어느날 갑자기 도박을 하고픈 욕구가 강하게 밀려들어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거나, 잠든 상태에서 마치 몽유병 환자처럼 자신도 모르게 핸들을 잡는 수면운전 증상을 경험했다면 한번쯤 복용 중인 약물의 주의문구를 유심히 살펴볼 일이다.
최근 미국에서 그 같은 부작용 발생사례들이 보고되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기 때문.
FDA가 지난달 말 산하 약물평가센터(CDER) 위원들에게 일제히 e-메일을 발송하면서 각종 처방용 의약품의 안전성 추적조사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플랜의 초안을 공개했던 일이 새삼 떠올려지게 하는 대목인 셈이다.
로슈社는 이달들어 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플루’(오셀타미비르)의 미국시장 공급용 제품라벨 삽입내용을 한층 강화했다. 정신착란이나 기타 비정상적인 돌출행동이 수반될 수 있고, 일부는 치명적인 결과로 귀결될 수 있다는 것이 추가된 내용의 골자.
지난 1월에는 FDA가 2세 이하 영‧유아들의 경우 매우 드물게나마 사망, 경련, 심장박동수 증가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음을 감안해 OTC 기침‧감기약 투여를 삼가줄 것을 권고했다.
같은 달 화이자社는 자사의 금연 치료제 ‘챈틱스’(바레니클린)의 제품라벨 표기내용에 “일부 복용환자들에게서 심한 행동변화, 불면증, 악몽, 흥분, 우울감, 자살충동 등 중증의 신경정신계 제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요지로 한층 수위높은 경고문구를 삽입했다.
지난해에는 비만 치료제 ‘제니칼’(오를리스타트)의 OTC 제형 발매명칭인 ‘얼라이’(Alli)가 일부 복용자들에게서 지방변, 변실금, 긴박변의 등의 곤혹스런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는 탓에 한 심야 토크쇼 프로그램에서 화젯거리로 등장했다.
이밖에도 블록버스터 항당뇨제 ‘아반디아’(로시글리타존)의 말초 부위 골절 발생증가 논란과 발기부전 치료제들의 돌발성 난청 수반 가능성 문제가 고개를 들었고, 과민성 대장증후군 치료제 ‘젤놈’(또는 ‘젤막’; 테가세로드)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협싱증, 흉통 등의 부작용 가능성을 사유로 노바티스社가 판매중단을 결정한 것 등도 2007년 세계 제약업계의 핫이슈에 속했다.
이와 관련, 미국 병원약사회(ASHSP)의 신시아 라일리 임상시험 담당이사는 “하나의 신약이 허가를 취득하기까지 3단계에 걸친 임상시험을 거치면서 면밀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 시장에 발매된 후 부작용 문제가 빈번히 돌출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라일이 이사는 “환자들이 의약품 부작용 문제에 대해 좀 더 각별한 관심을 기울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이를 신속하게 인식할 수 있는 이는 의사도, 주변의 도우미도 아니라 해당약물을 복용한 환자 자신일 뿐 아니라 무신경하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경우 자칫 심각하고 영구적인 상해로 귀결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지난 1997년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전문의약품을 PR하는 DTC 광고(direct-to-consumer ad.)가 미국에서 허용되기 시작한 이후로 10여년이 경과했는데도 TV를 통해 이루어지는 DTC 광고들이 균형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올초 조지아대학 신문방송학부 웬디 마셔스 교수팀에 의해 제기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러닝타임 60초 분량의 TV 광고내용 가운데 부작용에 관한 언급은 전체 광고시간의 13%에도 못미치는 8초 이하에 불과했고, 30초짜리 광고에서는 4.4초 이하, 15초용 토막광고에서는 아예 부작용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이 그 요지.
미국약전(USP)의 대럴 애버네시 최고 학술책임자(CSO)는 “물론 정말로 각별한 유의와 후속조치를 필요로 하는 부작용은 전체 발생사례들 가운데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홀히 다루는 것은 자칫 결과적으로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는 빅딜(?)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비유했다.
부작용 발생징후가 감지되었을 때 지체없이 고지할 것을 전문가들이 권고하고 있는 사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는 지적이다. 펜실베이니아州 의사회(PMS)의 피터 룬드 회장은 “평소 건강이나 부작용 문제와 관련해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주치의格 의사, 약사나 기타 의료전문인들과 친분을 쌓아두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다음은 빈도높게 사용되고 있는 의약품들을 복용할 때 수반될 수 있는 부작용 사례들을 나열한 것이다.
제 품 명
성 분 명
적 응 증
부 작 용
조코
심바스타틴
콜레스테롤 저하
자몽과 병용시 혈중 약물수치 증가로 위험성 수반
얼라이(제니칼)
오를리스타트
체중 감량
유성반점, 변실금, 배변횟수 증가, 지방변, 물변 등
챈틱스
바레니클린
금연
수면장애, 악몽, 행동변화, 조울 등
알레그라-D 24hr
펙소페나딘
알러지 제 증상
두통, 오한, 요통
바소텍
에날라프릴
혈압 강하
식욕상실
앰비엔 CR
졸피뎀
수면 개선
수면 중 보행‧취식‧운전 등 몽유병 제 증상
미라팩스
프라미펙솔
하지불안 증후군
환각, 도박, 폭식
라리암
메플로킨
말라리아
수면장애, 악몽, 환각, 적대감
이덕규
2008.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