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만인구 “쑥쑥” 정작 비만 치료제는 쏘옥~
최근 세계 공통의 현상인 비만인구의 급속한 확대추세에도 불구, 정작 비만 치료제 시장은 살이 쏘옥 빠지며 오히려 다이어트 모드에 돌입할 개연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메아리치기 시작했다.
이러다간 지난 1998년 로슈社의 ‘제니칼’(오를리스타트)가 데뷔한 이후로 새로운 비만 치료제의 맥이 끊기고 마는 것이 아니냐는 탄식 속에 이 분야의 신약개발에 손을 대고 나섰던 제약기업들만 살이 빠지게 됐다는 자조섞인 푸념이 흘러나오기에 이른 것.
한 예로 화이자社는 지난 6일 그 동안 개발을 진행해 왔던 비만 치료용 신약후보물질 ‘CP-945,598’의 R&D를 임상 3상 단계에서 중단한다고 발표해 충격파를 던졌다.
‘CP-945,598’은 FDA의 허가를 취득하는데 실패한 데 이어 유럽시장에서도 지난달 말 EU 의약품감독국(EMEA)의 판매중단 권고로 사실상 퇴출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사노피-아벤티스社의 ‘아콤플리아’(리모나반트)와 같은 카나비노이드-1(CB-1) 길항제 계열의 약물.
이날 화이자社의 마틴 맥케이 최고 R&D 책임자는 “안전성을 확신하지만, CB-1 길항제 약물들의 우울증, 자살충동 등 정신‧신경계 부작용 문제가 불거지면서 FDA의 허가기준 변화와 강화가 불보듯한 현실에서 적절한 결정으로 사료된다”고 피력했다.
CB-1 길항제(또는 CB-1 수용체 저해제)는 뇌 내부에서 공복감, 음식물 섭취욕구, 행복감, 감정 등의 조절에 관여하는 카나비노이드-1 수용체의 작용을 저해하는 기전을 지닌 약물을 말한다.
화이자社의 발표는 지난달 2일 ‘아콤플리아’ 및 ‘CP-945,598’과 메커니즘을 공유하는 신약후보물질 타라나반트(taranabant; 또는 ‘MK-0364’)의 중도포기를 선언했던 머크&컴퍼니社의 뒤를 좇아 나온 것이었다.
당시 머크&컴퍼니社의 존 아마트루다 당뇨‧비만 R&D 담당부회장은 “용량에 비례해 괄목할만한 효과가 나타났지만, 부작용 또한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임상 3상에서 중단을 결정한 배경을 설명했었다.
타라나반트는 한때 2009년 중으로 발매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던 기대주이다.
이처럼 기대주들이 속속 날개를 조기에 접음에 따라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BMS)와 솔베이社가 공동개발을 진행해 왔던 CB-1 길항제 계열 신약후보물질 이비피나반트(ibipinabant; 또는 ‘SLV 319’)와 아스트라제네카社의 ‘AZD-2207’ 및 ‘AZD-1175’, 버낼리스社의 ‘V-24343’ 등 다른 비만 치료용 신약후보물질들에도 그림자가 드리워질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아콤플리아’가 FDA 자문위원회로부터 허가권고 결정을 이끌어내지 못한 직후 ‘CP-945,598’ 및 타라나반트와 관련해 고개를 들었던 우려가 결국 현실화된 선례가 재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
이들 가운데 이비피나반트와 ‘AZD-2207’은 현재 임상 2상이 중기단계에까지 진전되어 있는 상태이다. 또 ‘AZD-1175’와 ‘V-24343’은 임상 1상이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나 한 애널리스트는 “현재로선 CB-1 길항제 등이 약무당국의 허가검토 관문을 통과하기 어려워보인다”고 피력했다. 영국 런던에 소재한 제약 전문 컨설팅업체 이밸류에이트 파마社(Evaluate Pharma)는 “3개 CB-1 길항제들의 좌절만으로 2007~2012년 기간 동안 총 140억 달러 이상의 매출가능분이 날아간 셈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덕규
2008.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