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본지 선정 2009년 세계 제약업계 10대 뉴스
지난해 가을 촉발된 글로벌 경제위기가 2009년 들어서도 지구촌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 가운데 제약업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제약기업들의 자세는 강한 면역력을 돋보이게 해 준 측면도 없지 않았다. 화이자社의 와이어스社 인수 깜짝쇼, 머크&컴퍼니社와 쉐링푸라우社의 통합발표 등 10여년만의 ‘M&A 빅쇼’와 함께 미국 오바마 정부의 의료개혁 및 바이오시밀러 법제화 추진, 지구촌을 강타한 신종플루 확산,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피해간 이머징 마켓들에 대한 메이저 제약기업들의 진출확대, 그리고 ‘에피엔트’에서부터 ‘서바릭스’, ‘프릴리지’, ‘온글라이자’에 이르기까지 유망신약들의 줄이은 데뷔 등 핫이슈도 끊이지 않았다. 화이자社가 관절염 치료제 ‘벡스트라’(발데콕시브)의 마케팅과 관련한 문제로 9월 미국 제약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23억 달러의 법적 부담금을 부과받아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다음은 본지가 선정한 2009년 세계 제약업계 10대 뉴스이다. <편집자 註‧무순(無順)>
1. 10년만의 ‘M&A 빅쇼’ 릴레이 재현
2009년 새해벽두를 뜨겁게 달궜던 대형 M&A 릴레이는 1990년대 말에서부터 2000년 초에 이르는 기간에 이어 10년만에 재현된 ‘M&A 빅쇼’에 다름아니었다.
화이자社는 지난 1월 총 680억 달러 상당의 조건에 와이어스社를 인수키로 합의했음을 전격발표하는 깜짝쇼를 연출하면서 빅딜 릴레이의 불씨를 지폈다. 콜레스테롤 저하제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의 특허가 만료되는 2011년 이후가 불투명했던 화이자社는 이로써 상당한 비용절감 효과는 물론 BT 드럭과 백신 등 와이어스社가 강점을 보유해 왔던 분야에서 유망제품들을 대거 수혈받게 됐다.
3월 9일 머크&컴퍼니社가 411억 달러를 쉐링푸라우社가 건네고 통합을 단행키로 합의해 또 하나의 빅딜이 성사됐다. 양사의 합의는 당초 존슨&존슨社가 쉐링푸라우社의 상대자로 한층 무게감 있게 부각되었음을 상기할 때 고개가 갸웃거려지게 하는 뜬금뉴스(?)였다.
같은 달, 불과 사흘의 시차를 두고 이번에는 로슈社가 팽팽하고 오랜 줄다리기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제넨테크社와 상호우호적 합의案 도출에 성공했다. 원래 적대적 M&A 의사를 천명하고 나섰던 로슈측이 한 주당 현금 95.0달러의 새로운 조건을 제시함에 따라 최대 500억 달러 규모에 육박하는 빅딜이 성사된 것이었다.
이처럼 대형 M&A의 성사가 잇따르자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대다수 제약기업들의 주가(株價)가 바닥권으로 떨어진 현실을 배경으로 차기주자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어 갔다.
10여년만에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다시 한번 빅딜급 M&A 바람이 거세게 몰아친 것은 안팎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는 제약기업들의 현실을 반영한 결과라고 풀이할 수도 있겠다.
2. 미들-사이즈 M&A도 모처럼 활기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는 4월 세계 최대 피부질환 전문업체인 미국 스티펠 래보라토리스社를 최대 36억 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했다. 예년 같았으면 대어급에 속했을 M&A 케이스.
이에 따라 글락소는 처방용 피부질환 치료제 부문 글로벌 마켓 가운데 8%에 해당하는 한해 15억 달러 안팎의 매출 플러스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7월 들어서는 존슨&존슨社가 10억 달러를 투자해 아이랜드 대표 제약기업 엘란 코퍼레이션社의 일반주(株) 지분 18.4%를 인수키로 했음을 발표했다. 8월 말에는 아일랜드 제약기업 워너 칠코트社(Warner Chilcott)가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아사콜’(메살라진)과 골다공증 치료제 ‘악토넬’(리세드로네이트) 등을 보유한 프록터&갬블社(P&G)의 처방용 의약품 사업부문을 31억 달러에 인수했다.
뒤이어 9월 초 일본 7위 제약기업인 다이니폰 스미토모社가 수면장애 개선제 ‘루네스타’(에스조피클론) 등을 보유한 미국 중견제약사인 세프라코社(Sepracor)를 26억 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했다. 또 같은 달 말에는 미국 애보트 래보라토리스社가 솔베이社의 제약사업 부문을 76억 달러(52억 유로)에 인수키로 했다.
3. 美, 오바마 정부 의료보험 개혁 ‘핫이슈’
올해 미국을 뜨겁게 달군 핫이슈를 선정한다면 무엇보다 오바마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보험 개혁을 첫손가락 꼽아볼 수 있을 것이다. 한해 의료비 지출액이 무려 2조2,000억 달러에 달해 국내총생산(GDP)의 16%를 점유하기에 이른 현실을 배경으로 급물살을 탔기 때문.
이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5월 백악관에서 미국 제약협회(PhRMA) 등 제약업계와 의료계를 대표하는 6개 단체 대표자들과 회동을 갖고 강도 높은 주문을 내놓자 6개 단체는 추후 10년 동안 총 2조 달러 이상의 지출절감을 다짐하며 화답했다.
한 동안 공전하는 듯하던 개혁논의는 상원(上院) 재무위원회(위원장‧막스 보커스)가 보커스 위원장(민주당‧몬태나州)에 의해 제시되었던 절충안을 9월 통과시켜 물꼬를 희망적인 방향으로 돌려놓았다.
뒤이어 하원(下院)은 11월 개혁법안을 박빙의 차이로 통과시켰다. 하원을 통과한 법안은 향후 10년간 1조 달러 이상의 재정이 투자되어 3,600만명이 의료보험 수혜대상에 추가로 포함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 오는 2013년까지 민간 의료보험과 경쟁을 통해 보험료 인하를 유도할 새로운 공공의료보험 제도를 신설하고, 보험료를 감당키 어려운 이들에게 국가가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에 따라 의료개혁案은 상원(上院) 표결 및 세부적인 내용들에 대한 하원과의 조정, 대통령 최종서명 등의 절차만 남겨두게 됐다.
4. 美, 바이오시밀러 법제화 움직임 분주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biosimilar) 또는 ‘바이오제네릭’(biogeneric)의 도입이 수면 위의 현안으로 급부상한 것은 지난 2007년 6월 상원(上院)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위원장‧에드워드 케네디)가 표결 끝에 전원일치로 법안을 가결시키면서부터의 일이다.
하원(下院) 에너지‧상무위원회 헨리 왁스먼 위원장(민주당‧캘리포니아州)이 지난 3월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의 신속한 허가를 주문하는 법안을 발의해 이 문제를 재차 첨예한 이슈로 공론화시켰다. 특히 케미컬 제네릭을 활성화시킨 ‘해치-왁스먼法’이 제정되는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던 왁스먼 의원은 이 법안에서 브랜드-네임 BT 드럭이 나온 후 5년이 경과하면 바이오시밀러의 발매가 가능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논란에 불을 댕겼다.
게다가 바이오시밀러는 획기적인 의료비 절감을 가능케 해 줄 카드여서 오바마 정부의 의료개혁 추진과 맞물려 갑론을박이 펼쳐질 수 밖에 없는 분위기를 형성했다.
이와 관련, 생명공학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인 미국 생명공학산업협회(BIO)는 12~14년의 독점적 발매기간이 보장되어 개발비용을 보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6월 미국 연방공정거래위원회(FTC)가 생명공학업체들이 오리지널 BT 드럭의 독점권 보장기간으로 요구하고 있는 12~14년은 너무 길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이후 오바마 정부는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 헨리 왁스먼 위원장에게 보낸 문건에서 BT 드럭의 데이터 독점권 보장기간이 7년이면 충분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반면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는 7월 BT 드럭에 주어지는 독점권 기간을 최대 13년 6개월까지 보장해 줄 것을 제안하는 법안을 제출해 논란의 수위를 더욱 상승시켰다. 10월 들어 상원 재무위원회(위원장‧막스 보커스)가 통과시킨 의료개혁 절충안에는 BT 드럭의 특허보호기간을 12년 동안 인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상‧하 양원간 조율과정에서 의견차 조정이 뒤따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적어도 2009년 12월 중순 현재까지는 아직 논란의 귀결에 대한 예측을 불허케 하는 상황이다.
5. 신종플루, 지구촌 강타
2009년은 전 세계가 신종 인플루엔자 A형 (H1N1)으로 인해 몸살을 앓은 한해였다.
한 동안 자고 일어나면 감염자가 추가로 몇명 발생했다거나, 새로운 사망자가 보고되었다면서 갈수록 경계경보의 볼륨을 높여가고 있는 분위기로 치달았다. 특히 신종플루가 20세기 초에 전 세계를 전대미문의 재앙 속으로 몰아넣었던 ‘스페인 독감’의 재판(再版)이 될 수 있는 휘발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방심을 불허케 했다.
이에 따라 미국 국토안보부(DHS)가 4월말 총 5,000만 도스분의 ‘타미플루’(오셀타미비어)와 ‘리렌자’(자나미비어) 등 비축 항바이러스제 물량의 25%를 방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확산을 조기에 방지하기 위한 전력투구가 글로벌 차원에서 경주됐다. 세계보건기구(WHO)도 그 무렵 경계수위 상향조정을 잇따라 발표하며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했다.
그럼에도 불구, 신종플루 판데믹 우려가 확산되자 9월에는 인도 최대 제약기업 랜박시 래보라토리스社(Ranbaxy)가 자국정부로부터 ‘타미플루’의 제네릭 제형 공급을 주문받았다는 보도가 터져나왔다. 신종플루의 국제적 확산과 관련해 최초로 강제실시권이 발동된 사례. 10월 말에는 미국 제약기업 바이오크라이스트社(BioCryst)가 “FDA가 우리 회사의 항바이러스제 페라미비르에 대해 비상용도 사용을 승인했다(EUA)”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FDA는 9월 15일 사노피 파스퇴르社와 노바티스社, CSL 리미티드社, 아스트라제네카社의 계열사인 메드이뮨 LLC社 등 4개 업체들의 신종플루 백신을 허가했다. EU 집행위원회도 같은 달 29일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의 ‘팬뎀릭스’(Pandemrix)와 노바티스社의 ‘포세트리아’(Focetria) 등 2개 신종플루 백신제품들의 발매를 승인했다. 허가권고 결정이 나온 후 불과 4일만에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최종승인으로 귀결된 케이스였다.
11월에는 노바티스社의 항원보강 세포배양 신종플루 백신 ‘셀투라’(Celtura)가 독일과 스위스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허가를 취득했다.
이처럼 신제품 백신의 개발과 공급이 가능해지면서 해당기업들은 당초 전혀 예상치 못했던 수혜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의 경우 2010년까지 20억 파운드(32억 달러)의 매출을 추가로 창출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든 것은 한 예.
그러나 10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미국 전역 41개州에서 신종플루 환자가 발생했을 정도로 확산추세가 지속되자 백신공급 지연과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톤을 높이기 시작했다. 급기야 오바마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까지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한편 신종플루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자 안전성 측면에서 일부 문제점이 나타나기 시작해 가뜩이나 커진 우려감을 더욱 증폭시켰고, 11월 중순까지 전 세계적으로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총 6,250여명에 달하면서 사태는 절정으로 치닫는 듯 했다.
다행히 11월 중순으로 접어들면서부터 확산기세는 한풀 꺾이기 시작했다. 아직 상황이 종료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과거처럼 속절없이 당하지는 않을 것임이 입증된 셈이다.
6. 글로벌 경제위기, 제약업계에 그림자
2008년 하반기에 미국發 금융위기로부터 촉발된 글로벌 경제위기가 확산되자 제약기업들은 M&A와 뼈를 깎는 구조조정 등 앞다퉈 특단의 자구책 강구에 안간힘을 기울였다.
아스트라제네카社가 2013년까지 6,000명 정도의 인력을 추가로 감원할 방침임을 1월 말 내놓은 것을 필두로 일일이 예를 꼽아보기 어려울 만큼 수많은 제약기업들이 올해 공장폐쇄, 인력감원, 사업부 재조정, 생산성 향상 프로그램 진행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위기에 대처하는 면역력 증강에 혼신의 힘을 쏟아부었다.
특히 미국 제약업계의 경우 영업직 재직자들이 수난기를 맞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존슨&존슨社가 미국 재직인력 가운데 영업직 위주로 전체의 6%에 해당하는 900여명을 감원할 방침임을 4월 발표한 데 이어 11월 미국外 지역에서 최대 8,000여명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은 한 예. 제품 파이프라인 위축과 이로 인한 영업예산 감축, 제네릭 마켓셰어 잠식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영향을 미친 결과라는 분석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자구노력에도 불구, 환율의 영향과 경쟁심화 등으로 인해 올해 미국 제약기업들은 매출감소가 적잖이 눈에 띄었다. 비록 제약산업이 경기방어적인 특성을 띄는 업종이기는 하지만, 시장상황이 과거 어느 때보다 타이트한 현실에서 묘약을 찾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R&D 비용증가에도 불구, 후속신약 개발이 원활치 못한 현실에서 문자 그대로 엎친 데 덮친 격에 다름아니었다. 다만 글로벌 제약기업들은 저마다 ‘위기탈출 넘버원’ 전략을 실행에 옮기면서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탄력적인 자세를 여실히 드러냈을 뿐 아니라 비상상황 속에서도 강한 내성을 과시했다. 덕분에 매출 감소폭을 최소화하면서 구조조정 비용이나 M&A에 따른 부담금 등 일회성 증감요인들을 배제하면 순이익은 오히려 소폭이나마 향상되는 경향도 눈길을 끌었다.
7. ‘에피엔트’ ‘서바릭스’ ‘프릴리지’ ‘온글라이자’ 등 유망신약 데뷔
존슨&존슨社의 조루 치료제 ‘프릴리지’(다폭세틴)가 2월 스웨덴과 핀란드에서 처음으로 허가를 취득해 고민에 빠져있던 뭇남성들에게 “룰루” 콧노래를 부르게 했다. 경구복용형 조루 치료제가 허가를 취득한 것은 ‘프릴리지’가 처음이었다.
무려 40여년만에 새로운 통풍 치료제가 같은 달 FDA 허가를 취득해 비상한 관심이 쏠리게 했다. 다께다 파마슈티컬스社와 데이진 파마社의 경구복용제 ‘유로릭’(페북소스타트)이 바로 그것.
일라이 릴리社와 다이이찌 산쿄社도 같은 달 EU 집행위원회가 경구용 항응고제 ‘에피엔트’(프라수그렐)의 발매를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에피엔트’는 블록버스터 항혈소판제 ‘플라빅스’(클로피도그렐)의 뒤를 잇는 제품이어서 벌써부터 비상한 관심이 쏠려왔던 기대주. ‘에피엔트’는 7월 FDA의 승인관문마저 넘어서는 낭보를 전했다. ‘에피엔트’는 장차 전체 항응고제 시장의 25% 안팎을 점유할 수 있다는 기대가 따르고 있다.
4월 말 존슨&존슨社의 관절염 치료제 ‘심포니’(골리뮤맙)가 FDA의 허가를 취득하며 팡파레를 울리더니 10월 EU 집행위원회의 허가도 취득해 또 한번 축연이 울려퍼지게 했다.
사노피-아벤티스社의 심부정맥 치료제 ‘물타크’(드로네다론)는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7월 초 FDA의 승인을 취득했다. ‘물타크’는 지난 2001년 항당뇨제 ‘란투스’(인슐린 글라진)를 내놓았던 사노피가 백신을 제외하면 8년여만에 선보인 블록버스터 드럭 기대주이다.
뒤이어 아스트라제네카社와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의 항당뇨제 ‘온글라이자’(삭사글립틴)가 FDA의 허가를 취득하며 7월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10월 유럽에서도 발매를 승인받은 ‘온글라이자’는 한해 2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따르고 있다.
10월에 들어서자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시장에서 마침내 진검승부의 공이 울리기에 이르렀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의 ‘서바릭스’가 FDA와 일본 후생노동성으로부터 허가를 취득했다는 소식이 10월 16일 동시에 터져나왔기 때문.
‘서바릭스’는 일본시장의 경우 오히려 머크&컴퍼니社의 ‘가다실’보다 앞서 허가를 취득하는 기염을 토했다. ‘가다실’은 2008년에 이미 14억 달러의 매출을 올려 블록버스터 백신 대열에 들어선 제품. 하지만 ‘서바릭스’도 미국 질병관리센터(CDC)로부터 국가 정규 예방접종 프로그램 포함을 권고했다는 희소식이 전해지는 등 본격적인 한판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8. 메이저 제약, 아시아 등 이머징 마켓 공략 ‘가속페달’
미국發 글로벌 경제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메이저 제약기업들은 올들어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마켓 공략에 가속도를 붙이기 시작했다. 이머징 마켓들이 상대적으로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피해가고 있는 현실에 주목했기 때문.
IMS 헬스社도 10월 공개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브라질, 러시아, 멕시코, 인도, 터키 등 7개 이머징 마켓들이 2010년부터 추후 5년 동안 두자릿수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아 그 같은 현실을 뒷받침했다.
이와 관련, 지난 2월 초 로슈社가 중국에서 BT 메이커 인수 또는 라이센싱 제휴를 위해 안테나를 조율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더니 사노피-아벤티스社가 4월 항당뇨제와 백신 등의 중국 현지 토착 마케팅과 R&D를 진행할 방침임을 발표했다. 한 예로 항당뇨제 ‘란투스’의 중국 내 생산용량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것. 그 후 7월에는 인도의 백신 메이커 샨타 바이오테크닉스社(Shantha)를 5억5,000만 유로(7억8,300만 달러)에 인수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는 6월 중국의 경제특구 선전(深圳)에 있는 한 현지 제약사와 합작사 설립을 발표한 데 이어 인도의 메이저 제약사 닥터 레디스 래보라토리스社(Dr. Reddy’s)와 다양한 치료제 분야의 제휴계약을 6월 체결했다. 또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매출규모를 추후 5년 이내에 지금의 2배로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같은 달 말 내놓기도 했다.
중국 내 의료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 주목한 노바티스社는 중국에서 R&D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 5년 동안 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플랜을 11월 초 공개했다. 독일 머크 KGaA社도 같은 달 자사의 제약사업부인 머크-세로노社가 중국에 새로운 글로벌 R&D센터를 설립하는 등 현지 투자확대에 적극 나설 계획임을 공개했다.
한편 화이자社는 중국 내 6대 도시 중 한곳인 우한(無漢)에 새로운 R&D 센터를 설립키로 하고 MOU를 교환해 R&D 활성화를 위한 ‘무한도전’을 다짐했다.
9. ‘란투스’, 아세트아미노펜 등 안전성 논란 “후끈”
올해 안전성 논란을 불러일으킨 제품들 가운데 사노피-아벤티스社의 블록버스터 항당뇨제 ‘란투스’(인슐린 글라진)가 눈에 띈다.
논란은 ‘란투스’가 유방암 발생률 증가와 상관성이 있음을 시사한 연구결과가 6월 학술저널 ‘다이어베톨로지아’誌(Diabetologia)에 게재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평균 1년 6개월 동안 ‘란투스’를 투여받았던 환자들 가운데 100명당 1명 꼴로 암환자가 추가로 발생했을 뿐 아니라 투여용량에 따라 발암률이 최대 31%까지 증가했다는 것이 그 요지.
반면 유방암 발생률 증가가 통계상 유의할만한 수준의 것에 미치지 못했다거나 아예 상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는 연구결과도 함께 공개되어 논란을 확대재생산시켰다.
이와 관련, FDA는 7월 웹사이트에 게재한 발표문을 통해 현재 인슐린 투여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은 의사와 상의없이 치료를 중단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또 사노피-아벤티스社는 10월말 인슐린 제품들의 안전성을 조사하기 위한 연구 액션플랜 착수를 발표했다.
이에 앞서 FDA는 지난 4월말 OTC 진통제와 해열제들에 대해 예외없이 제품라벨 개정을 통해 안전성 관련 표기내용을 강화토록 주문하는 최종案을 내놓았다. 특히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들의 경우 간 손상 위험성을, 비 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들(NSAIDs)의 경우 내출혈 위험성에 대한 경고문구를 반드시 포함시키도록 했다.
급기야 FDA 자문위원회는 아세트아미노펜 사용에 엄격한 제한을 검토하도록 하고, 일부 제품들의 경우 판매금지까지 권고하는 결정을 6월 내놓아 상당한 진통이 뒤따르게 했다.
한편 9월 말 영국 중부 소도시 커벤트리에서 14세 소녀가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서바릭스’를 1회 투여받은 직후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서바릭스’ 투여와 사망 사이에 직접적 상관성이 있을 개연성에는 무게가 실리지 않았다.
10. 화이자‧글락소, AIDS 부문 합작사 출범
글로벌 제약업계의 쌍두마차 화이자社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가 AIDS 치료제 분야에 특화시킨 합작사 ‘ViiV 헬스케어社’를 지난 11월 3일 공식출범시켜 화제를 모았다.
이에 앞서 양사는 지난 4월 16일 서로의 자존심을 접고 AIDS 치료제 분야에서 개발과 마케팅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공조체제를 구축키로 합의했었다. 주판알 튕기기보다 AIDS 정복이라는 인류의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견원지간(?)이 손을 잡은 셈. 합작사의 지분률은 글락소측이 85%, 화이자측이 15%이다.
ViiV 헬스케어社는 현재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들은 제외하더라도 지난해 총 26억 달러의 매출실적을 올려 20%에 육박하는 글로벌 마켓셰어를 기록했던 ‘셀젠트리’(마라비록)와 ‘에프지콤’(아바카비르+라미부딘), ‘콤비비르’(라미부딘+지도부딘), ‘지아겐’(아바카비르) 등 10개 AIDS 치료제들을 보유하게 됐다.
특히 ViiV 헬스케어社의 출범 덕분에 양사는 AIDS 치료제 분야에서 길리드 사이언시스社를 제치고 가장 강한 경쟁력과 안정성, 마켓셰어를 점유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영국 런던에 글로벌 본사를,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州 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에 미국 본사를 두고 가동에 들어갔다.
이덕규
2009.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