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본지 선정 2010년 세계 제약업계 10대 뉴스
2010년은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회복세로 ‘U턴’하는 조짐이 눈에 띄기 시작했지만, 여러 모로 여전히 불투명성이 걷히지 않아 세계 제약업계를 가위눌리게 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제약기업들은 저마다 ‘위기탈출 넘버원’ 전략을 실행에 옮기면서 위기에 대처하는 탄력적인 자세를 내보이면서 강한 내성을 배양하는 데 혼신의 힘을 쏟았다. 하지만 특허만료에 직면한 기존의 핵심제품들을 대체할 새로운 블록버스터 기대주를 내놓기 위한 노력이 만족할만한 성과로 귀결되지 못한 데다 M&A 측면에서도 업계의 판도를 재편할 빅딜급은 눈에 띄지 않았다. 이에 따라 감원과 구조조정이 상시화하는 움직임이 부각됐다. 아울러 항당뇨제 ‘아반디아’의 판촉중단과 비만치료제 ‘메리디아’의 회수결정, 존슨&존슨의 리콜사태, 주요 제약사 CEO의 전격교체 등은 충격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반면 빌&멜린다 게이츠재단이 새로운 백신개발을 위해 10년간 총 100억 달러를 지원할 계획을 발표하고, 화이자社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의 AIDS 치료제 부분 합작사가 69개 개도국을 대상으로 특허개방을 선언하는 등 훈훈한 소식들도 전해졌다. 다음은 본지가 선정한 2010년 글로벌 제약업계 10대 뉴스이다. <편집자 주‧무순(無順)>
1. 글락소 ‘아반디아’ 글로벌 판촉활동 올-스톱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는 지난 9월 23일 내놓은 발표문에서 “현재 항당뇨제 ‘아반디아’(로시글리타존)가 발매되고 있는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예외없이 판촉활동(promotion)을 자발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해 충격파를 던졌다.
판촉활동 중단결정의 대상제품들은 ‘아반디아’와 ‘아반다메트’(로시글리타존+메트포르민), 그리고 ‘아반다릴’(Avandaryl; 로시글리타존+글리메피리드) 등 로시글리타존 함유제제들 일체가 포함됐다. 이중 ‘아반다릴’은 유럽시장의 경우 ‘아바글림’(Avaglim)이라는 이름으로 발매되어 왔다.
글락소의 이날 발표는 유럽 의약품감독국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9월 20~23일 회의에서 로시글리타존 함유제제들의 발매중단을 권고키로 하고, 차후 2주 이내에 EMA의 유럽 내 발매중단 결정이 뒤따를 것임을 23일 발표한 데 이어 FDA도 같은 날 ‘아반디아’의 사용을 엄격히 제한키로 했다는 방침을 공개한 직후 나온 것이었다.
‘아반디아’는 2007년 5월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스티븐 E. 니슨 박사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발표한 ‘로시글리타존이 심근경색 및 심장병 사망 발생 위험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표한 이래 거듭된 안전성 논란에 직면해 왔다.
이번 발표로 결국 ‘아반디아’는 지난 2000년 7월 데뷔 이래 글로벌 항당뇨제 시장에서 지켜왔던 권좌를 스스로 내려놓고 말았다.
2. 존슨&존슨, 자고 일어나면 ‘리콜’ 명성에 흠집존슨&존슨社는 지난 4월과 7월 두차례에 걸쳐 소아용 ‘지르텍’(세리티진)과 ‘모트린’(이부프로펜), ‘베나드릴’(디펜히드라민),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 등의 OTC 진통제 및 항알러지제 일부 생산분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단행했다.
해당제품들은 미국 펜실베이니아州 포트 워싱턴 소재 공장에서 원료의약품의 세균오염과 제조‧운송과정 중 발생한 품질관리 문제점들로 인해 리콜에 이른 것이었다.
이 때문에 존슨&존슨은 7월 자사의 2/4분기 경영실적을 공개하면서 2010 회계연도 순이익 전망치를 하향조정해야 했지만, 문제는 매출손실 감수에 따른 순이익 하향조정이나 공장을 일시폐쇄하는 정도의 조치로는 봉합될 수 없었을 만큼 심각했다. 제조공장들에 대한 회사차원의 대대적 쇄신작업이 착수되었을 뿐 아니라 윌리암 C. 웰든 회장이 9월 28일 하원 감시‧정부개혁위원회 청문회 증언대에 서야 했을 정도.
그러나 청문회 이후에도 11월에만 항암제 ‘벨케이드’(보르테조밉), 소아용 항알러지제 ‘베나드릴’과 진통제 ‘모트린’(이부프로펜), 진통제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의 액제 등의 리콜이 줄을 이었다. 12월 들어서도 제산제 ‘롤레이즈’(탄산염 칼슘+수산화 마그네슘) 전체 로트번호를 대상으로 자발적 회수가 발표됐다. 미세한 외부 이물질이 발견되었다거나, 미량의 알코올 성분 잔류, 제조공정의 불충분함 등 그 사유도 제각각이었다.
이처럼 줄이어 불거진 문제점들이 부분적으로는 외부업체에 제조를 위탁한 결과 초래되었던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제약版 ‘도요타 사태’라는 해석도 고개를 들었다. 아울러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해 구축되어 왔던 회사의 명성에도 흠집을 피할 수 없었다.
3. 애보트, ‘메리디아’(시부트라민) 회수 결정애보트 래보라토리스社는 FDA의 의견에 따라 지난 10월 8일 비만 치료제 ‘메리디아’(시부트라민)를 미국과 캐나다‧호주 등의 시장에서 자발적으로 회수키로 결정했음을 공표했다.
이 같은 결정은 위험요인을 안고 있는 환자들이 ‘메리디아’를 복용했을 때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 심혈관계 제 증상이 발생할 위험성이 16%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 시험결과에 근거를 두고 이루어진 조치였다.
FDA는 이에 앞서 1월에도 심혈관계 질환 발병전력이 있거나 심부전, 고혈압, 부정맥 등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 ‘메리디아’ 복용을 삼가도록 하는 내용으로 제품라벨 표기내용을 개정했었다. 유럽 의약품감독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도 같은 달 심혈관계 제 증상 발생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사료된다며 발매중지를 권고하는 결정을 내렸다.
한편 FDA 산하 내분비‧대사系 약물 자문위원회는 애보트측의 자발적 회수 발표에 앞서 9월 15~16일 양일간 회의를 소집하고, ‘메리디아’의 안전성 문제를 면밀히 검토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때마침 국내에서도 식약청이 8월 ‘메리디아’의 퇴출 여부를 놓고 검토를 진행한 끝에 시판은 유지키로 하되 안전관리를 대폭 강화하는 결정을 내린 터였다.
그러나 자문위는 ‘메리디아’의 퇴출 여부를 놓고 표결을 진행한 결과 의견이 양분됐다. 별도의 돌출주의문(boxed warning)을 제품라벨에 삽입하고 공급이 제한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자거나, 돌출주의문 추가 만으로 충분하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그 직후 ‘메리디아’의 심근경색, 뇌졸중 위험성 증가 개연성을 지적한 영국 런던 위생‧열대의학대학 혈관생리학부팀의 연구결과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9월 2일자에 게재됐다.
애보트측은 ‘메리디아’가 심장병을 앓지 않고 있으면서 식이요법과 운동만으로 체중을 감소시키는 데 실패했던 과다체중자 및 비만환자들에게 효과적이라는 기존의 입장에 전혀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지만, 끝내 자발적 회수를 결정하고 말아 놀라움을 안겨줬다.
4. 美, 의료보험 개혁법안 가결 불구 전도 불투명오바마 정부의 의료보험 개혁법안은 2009년 11월 7일 하원(下院)에서 박빙의 차이로 통과된 데 이어 상원(上院)에서 이례적인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표결 끝에 가결됐다.
이로써 개혁법안은 세부내용들에 대한 하원과의 절충, 대통령 최종서명 등의 절차만 남긴 채 2010년으로 넘겨졌다.
올들어 상‧하 양원간 법안조율을 통한 단일 개혁법안의 성안과 양원 개별표결에 부치기 위한 절차는 1월 중순부터 착수됐지만, 여전히 의료보험 개혁은 총론에서 합의점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각론에서 계속되는 이견으로 인해 갑론을박이 계속됐다.
하원은 양원간의 조율을 거쳐 도출된 최종案을 놓고 3월 21일 일요일 저녁 전체회의 표결에서 국민개보험을 지향한 의료보험 개혁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장기적인 재정적자 감축효과를 염두에 두고 앞으로 10년 동안 9,400억 달러를 정부가 투입해 의료보험 적용대상을 3,200만명 확대하고, 의료보험회사들이 보험가입을 거부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를 이룬 법안이 오랜 논란 끝에 사실상 확정됐다.
그리고 3월 말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 ‘의료보험개혁법’(PPACA)은 마침내 확정됐다.
하지만 중간평가의 성격을 띈 가운데 11월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하는 등 승리가 ‘확정’됨에 따라 차후 오바마 정부의 개혁추진 과정에서 여러 모로 공화당의 딴죽걸기가 본격화할 것이 불보듯해 보이는 안개정국이 조성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의무적으로 의료보험에 가입토록 규정한 의료보험 개혁법안의 조항이 위헌이라는 판결까지 나왔다. 버지니아州 리치먼드 지방법원의 헨리 E. 허드슨 판사가 12월 13일 의료보험 개혁법안의 의무적인 가입조항이 위헌이라고 판결한 것. 이날 판결은 의료보험 개혁법안의 무효를 주장하면서 각 州의 지방법원에 제기된 20여건의 개별소송에 대한 심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나온 것이었다.
다행히 의료보험 가입 의무화가 오는 2014년에야 실행에 옮겨질 예정인 만큼 이번 판결이 개혁법안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 분위기이다.
오바마 정부의 상징과도 같은 정책으로 인식된 의료보험 개혁은 궤도수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냉탕과 열탕 사이를 오가고 있다.
5. 미들급 M&A 무성 ‘암중모색’글로벌 경제위기로 미국식 금융자본주의의 모순과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지난 30여년 동안 세계경제를 지배했던 신자유주의가 몰락하는 등 패러다임의 변화가 가속페달을 밟기 시작한 현실에서 글로벌 제약업계는 전환기에 미래의 나아갈 바를 모색하는 한 방편으로 M&A에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다만 2009년과 달리 빅딜급이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미들급 M&A가 주종을 이루었다.
노바티스社는 1월 4일 완전인수 계획을 공표하고 나섬에 따라 세계 최대 안과 치료제 전문제약기업 알콘 래보라토리스社(Alcon)의 향배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미 2008년 4월 알콘 지분 25%를 110억 달러에 매입했던 노바티스는 군소주주 보유지분에 대한 가치평가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총 281억 달러의 조건으로 지분 52%를 추가로 인수해 지분률을 77%로 끌어올렸다. 뒤이어 12월 미 보유지분 23%까지 매입키로 합의해 완전인수에 성공했다.
독일 머크 KGaA社는 미국 매사추세츠州에 소재한 생명공학기업 밀리포어 코퍼레이션社(Millipore)를 총 72억 달러(53억 유로)에 인수한다는 데 최종합의했음을 3월 28일 발표했다. 만만치 않은 인수금액 규모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밀리포어는 생명공학 분야에서 제조‧연구 등과 관련된 첨단기술, 장비, 서비스 제공 등을 포괄하는 메이저 업체이다.
사노피-아벤티스社는 미국 공정거래당국이 총 185억 달러의 조건으로 미국의 메이저 BT업체 젠자임 코퍼레이션社에 제안했던 공개매수 절차의 진행을 승인했음을 2010년 10월 20일 공표했다. 이에 앞서 사노피측은 10월 4일 한 주당 현금 69.0달러에 젠자임社가 발행한 일반株 전체를 매입하기 위한 적대적 인수 성격의 공개매수 착수를 발표했었다.
사노피는 항혈소판제 ‘플라빅스’(클로피도그렐)의 특허만료 이후를 대비하는 포석의 일환으로 미국의 메이저 BT업체 젠자임 인수 강행을 시도해 왔다. 그러나 보다 좋은 매입조건을 원하는 것으로 관측되는 젠자임측 저항이 계속됨에 따라 12월 13일 공개매수 시한을 2011년 1월 21일로 연장한다는 발표가 나와 새해 벽두의 관전 포인트로 주목되고 있다.
일본 2위 제약기업 아스텔라스 파마社s,s 로슈社의 자회사인 제넨테크社와 손잡고 블록버스터 항암제 ‘타쎄바’(에를로티닙)를 발매해 왔던 OSI 파마슈티컬스社를 현금 40억 달러에 인수키로 5월 16일 합의했다.
애보트 래보라토리스社는 인도 제약시장에서 연평균 20%에 육박하는 매출성장을 거듭해 오는 2020년에 이르면 25억 달러를 상회하는 매출을 기록하면서 1위 업체 등극을 예약했다. 인도의 ‘톱 5’ 제약기업 중 한곳으로 알려진 피라말 헬스케어社(Piramal Healthcare)의 안방시장 브랜드 제네릭 부문을 담당해 왔던 솔루션스 비즈니스 사업부를 37억2,000만 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하고 5월 21일 발표한 덕분이다.
이스라엘 테바 파마슈티컬 인더스트리스社(Teva)는 EU 집행위원회로부터 독일 라티오팜社(Ratiopharm) 인수를 승인받았음을 8월 3일 발표했다. 이에 앞서 양사는 3월 테바측이 36억 유로(약 49억5,000만 달러)의 조건에 라티오팜을 인수키로 합의했었다.
한 동안 제네릭업계에서 글로벌 4강권을 형성했던 라티오팜을 화이자社 및 메이저 제네릭업체 아이슬란드 악타비스社(Actavis)와 경합을 펼친 끝에 인수하는 데 성공함에 따라 테바社는 2009년 139억 달러였던 매출을 160억 달러대로 더욱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10월 6일, 이번에는 존슨&존슨社가 17억5,000만 유로(24억2,000만 달러) 상당에 달하는 스위스 백신 메이커 크루셀 N.V.社(Crucell)의 미보유 지분 전체를 대상으로 공개매수 절차에 착수키로 양사간 합의에 도달했다. 국내시장에도 진출해 있는 베르나바이오텍社의 모회사이기도 한 크루셀 N.V.社는 국제적 제약‧백신업체이다.
화이자社는 같은 달 12일 미국 테네시州 브리스톨에 소재한 통증 치료제 전문제약기업 킹 파마슈티컬스社(King)를 한 주당 14.25달러‧현금 총 36억 달러의 조건으로 인수키로 합의했음을 공표했다.
6. The Answer is Blowing on the Wind? 감원삭풍대표적인 ‘경기방어적 업종’이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는 하지만, 글로벌 경제위기의 파고를 헤쳐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기울이던 미국 제약기업들은 2010년 들어 경영성적표상에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특이사항이 한가지 눈에 띄기 시작했다.
의료보험 개혁이 착수됨에 따라 저소득층을 위한 의료보호(Medicaid) 프로그램과 고령층 및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보장(Medicare) 제도에 공급한 의약품들에 강제된 약가할인, 퇴직자 약제비 보조금(RDS)에 부과된 세금 등으로 발생한 매출감소분이 실적지표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의 주당순이익 전망치를 당초 제시했던 수준에 비해 하향조정하는 업체들이 속출했다. 게다가 이 같은 여파는 오는 2014년 의료보험 신규수혜자 수가 대폭 확대되면 제약기업들의 경영지표에 더욱 확연히 투영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고개를 들었다. 의료보험 개혁이 비용절감에 주안점을 두고 있고, 개혁에 소요될 재원은 아무래도 제약업계를 비롯한 의료계 전체가 일종의 준조세처럼 상당부분 분담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
여기에 또 한가지 우려를 증폭시키는 것은 제약업계가 이처럼 고통을 감수해야 할 시점이 공교롭게도 기존의 대표적인 블록버스터 드럭들이 집중적으로 특허만료시점에 도달하는 오는 2011~2012년과 절묘하게(?) 겹쳐질 것이라는 사실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위기상황에 대응하는 면역력을 확보해 두기 위해서라도 인력감원과 구조조정이 2010년에도 불가피했음을 짐작케 하는 배경이라 할 수 있겠다. 이제 구조조정은 특별한 경영상의 위기가 불거졌을 때 단행하는 만능의 칼날이라기보다 효율성 제고와 경쟁력 배가 등을 위해 거의 상시화하는 방향으로 성격이 변화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자연히 2010년에도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에 대처하는 제약기업들의 자세는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그 결과 미국 제약업계는 올들어 7월 말까지 총 3만7,010명의 재직인력을 감축해 25개 주요 업종별 감원규모에서 정부‧비영리기관에 이어 2위에 랭크됐다.
미국 제약업계의 고용삭풍은 결국 체감경기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를 싣게 했다.
7. 유럽, 약가인하 경쟁 제약업계 ‘숨통 죄기’해묶은 재정적자 위기해소와 예산절감 압력에 직면한 유럽 각국이 올들어 대대적인 약가인하를 포함한 대응책을 앞다퉈 내놓으면서 제약업계의 숨통을 조였다.
‘유럽 빅 5’의 일원인 프랑스와 이탈리아만 하더라도 지난 6월 1일 의료비 절감을 통한 허리띠 졸라매기 플랜을 경쟁하듯 발표했다. 프랑스 정부는 올해 1억 유로의 약제비 지출을 절감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를 이루고 있는 반면 이탈리아 정부의 경우 6월부터 올해 말까지 특허가 만료된 제네릭 제품들의 약가를 12.5% 인하하겠다는 플랜을 제시했다.
독일 정부가 채택한 제도와 유사한 내용의 새로운 제도 도입을 통해 이탈리아는 연간 6억 유로 안팎의 약제비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었다.
5월 초에는 심각한 재정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정부가 약가를 평균 21.5%, 최대 25% 정도까지 낮춰 연간 19억 유로의 약제비 지출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데 이어 “스페인풀”(Spainful)한 상황을 맞고 있는 스페인 정부도 8월 1일부터 처방약 약가를 평균 23% 인하시켜 한해 13억~16억 달러의 비용절감을 실현하겠다는 정책을 공개했다. 다만 그리스의 경우 희귀의약품과 혈액제는 약가인하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한편 영국 정부도 일종의 효용성 기반 약가제도(value-based pricing) 모델을 현재 검토 중에 있다는 소식이 5월 말 매스컴을 타면서 차후의 추이를 예의주시케 했다. 그 동안 영국은 제약기업들에게 약가책정의 자율성을 최대한 인정하는 정책을 유지해 왔던 국가이다.
그러나 5월 6일 치러진 총선에서 토니 블레어 돌풍으로 시작된 노동당의 13년 집권체제가 무너지고 보수당이 제 1당으로 올라섬에 따라 정부 산하 의약품 효용성 심사기구인 NICE에 대한 개혁이 모색되는 등 변혁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2010년은 유럽연합(EU)의 위기 조정능력이 심판대에 오름에 따라 바야흐로 유럽 각국의 약가정책이 도마 위에서 올려진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8. 최초 다발성 경화증 경구제부터 와파린 대체신약까지..2010년 한해 동안 허가를 취득한 주요 신약들의 현황을 살펴보면 M&A 동향과 마찬가지 양상이 눈에 띈다. 빅딜급이 실종된 가운데 미들급만 무성했던 M&A와 마찬가지로 슈퍼 블록버스터급 후보신약은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분명 틈새신약 정도로 분류하기에는 상당히 큰 잠재력과 특장점을 내포한 것으로 사료되는 신약들이 속속 허가관문을 통과해 미래를 기대케 했다.
올해 FDA에서 허가를 취득한 신약의 첫 테이프를 끊은 제품은 1월 8일 로슈社의 발표가 나온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악템라’(토실리주맙)였다. 2009년에 허가결정이 거듭 유보되었던 노보 노디스크社의 항당뇨제 ‘빅토자’(리라글루타이드)는 1월 20일과 26일 일본 후생노동성과 FDA로부터 잇따라 승인받아 “빅토리”를 외쳤다.
화이자社가 폐렴 예방백신 ‘프리베나 13’이 FDA의 허가를 취득했음을 2월 24일 발표했다. 덕분에 이미 한해 30억 달러대 매출(‘프리베나’ 실적 포함시)을 창출해 왔던 이 제품은 오는 2015년 최대 60억 달러대 실적이 가능하다는 관측에 무게를 싣게 했다.
FDA는 최초의 전립선암 치료백신으로 허가가 신청되었던 ‘프로벤지’(시푸류셀-T)의 발매를 승인했다. 미국 덴드리온 코퍼레이션社는 “FDA가 호르몬 요법제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진행성 전이성 거세 저항 전립선암 환자들을 치료하는 용도로 ‘프로벤지’의 발매를 허가했다”고 4월 말 발표했다. 암젠社의 골다공증 치료제 기대주 ‘프롤리아’(데노수맙)도 5월 28일 EU 집행위원회로부터 발매허가를 취득했다. ‘프롤리아’는 뒤이어 FDA도 6월 1일 골다공증 치료제로 발매를 허가했다.
유럽의 메이저 제약기업인 스위스 나이코메드社는 새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치료제 '닥사스‘(로플루밀라스트)가 EU 집행위원회로부터 승인받았다고 7월 6일 공표했다.‘닥사스’는 최초의 1일 1회 경구복용형 COPD 치료제로 주목받아 왔던 기대주이다.
독일 머크 KGaA社는 자사의 클라드리빈 정제가 재발완화형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로 러시아에서 세계 최초로 허가를 취득했다고 같은 달 12일 발표했다. 특히 경구용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가 허가를 취득한 것은 클라드리빈이 세계 최초이다.
8월 들어 차세대 슈퍼-스타틴 콜레스테롤 저하제로 주목받고 있는 ‘리바로’(피타바스타틴)가 유럽시장 데뷔를 예약했다. 일본 코와社(興和)는 “영국 보건부(DoH) 산하 의약품의료기기관리국(MHRA)이 원발성 고지혈증 및 복합형 이상지질혈증을 적응증으로 ‘리바로’의 발매를 허가했다”고 8월 17일 발표했다. 달이 바뀌자마자 머크&컴퍼니社는 만성 심방세동 치료제 ‘브리나베스’(버나칼란트注)가 EU 집행위원회로부터 허가를 취득했다고 9월 1일 발표해 가까운 장래부터 시장이 요동치게 될 것임을 예고했다.
반세기 이상 오랜 기간 동안 심방세동 환자들의 뇌졸중을 예방하는 유일한 약물로 군림해 왔던 와파린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는 신약이 FDA의 허가관문을 통과했다. FDA는 베링거 인겔하임社의 새로운 경구용 항응고제 ‘프라닥사’(에텍실레이트 다비가트란)의 발매를 승인했다고 10월 19일 공표했다.
아스트라제네카社는 EU 집행위원회가 경구용 항응고제 ‘브릴리크’(타이카그렐로)를 승인했다고 12월 발표했다.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환자들에게서 죽상혈전성 제 증상을 예방하는 약물인 ‘브릴리크’는 “브릴리언트” 항응고제로 자리매김을 기대케 하고 있다.
9. 화이자‧노바티스 등 CEO 전격퇴진 깜짝발표노바티스社를 14년여 동안 이끌어 왔던 다니엘 바젤라 회장은 지난 1월 26일 회사의 2009년 전체 및 4/4분기 경영실적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퇴진을 전격발표해 귀를 의심케 했다. 그 동안 제약사업부를 총괄해 왔던 조 지미네즈 사장이 2월 1일부로 최고경영자의 자리를 승계하게 되었음을 공개했던 것.
애널리스트들은 바젤라 회장의 전격퇴진이 핵심제품들의 특허만료에 직면한 현실에서 이사회 구성원 수를 기존의 12명에서 9명으로 감축하는 등 비용절감에 무게중심을 두기 위한 전략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해석했다.
3월 2일에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BMS)의 제임스 M. 코넬류스 회장이 5월 4일부로 퇴진할 것이라는 발표가 나왔다. 그의 후임자로는 최고 운영책임자(COO)를 맡고 있던 람베르토 안드레오티 이사가 발탁됐다. 코넬류스 회장의 퇴진은 2012년 블록버스터 항혈소판제 ‘플라빅스’(클로피도그렐)의 특허만료를 앞둔 시점에서 분위기 쇄신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풀이를 따르게 했다.
머크&컴퍼니社는 4월 28일 케네스 C. 프레이저 글로벌 휴먼헬스 영업‧마케팅 부문 사장을 새로운 회장으로 발령했다. 프레이저 신임회장은 2011년 3월 정년퇴임을 앞둔 리차드 T. 클라크 회장의 뒤를 이어 의약품 및 백신 영업‧마케팅, 연구‧개발, 제조‧유통 등 회사의 3개 핵심파트를 이끌어 나갈 최고의 적임자라는 내부판단에 따라 발탁됐다. 그 후 프레이저 회장은 11월 30일 최고경영자직까지 승계한다는 발표가 나왔다.
12월 5일, 이번에는 화이자社는 이사회가 글로벌 제약사업부를 총괄해 왔던 이언 C. 리드 사장(57세‧사진)을 새로운 회장 겸 최고경영자로 임명했음을 전격발표했다. 마치 제프리 B. 킨들러 회장이 지난 2006년 7월 행크 A. 맥키넬 회장이 당초 예정보다 2년 가까이 빠르게 CEO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바통을 승계했던 전례를 데자뷔처럼 연상시키게 하는 대목!
킨들러 회장은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하는 사업조직의 구축, 유능한 리더 충원, 와이어스社 인수, 백신 및 생물학적 제제 부문의 제품력 배양 등 많은 공적을 남겼다.
10. 골다공증‧천식 치료제 등 안전성 논란2010년에도 골다공증 치료제와 천식 치료제, 스타틴系 콜레스테롤 저하제 등 많은 약물들이 안전성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골다공증 치료제의 경우 아이러니컬하게도 골절 상관성 논란이 고개를 들어 귀를 의심케 했다. 장기복용할 경우 오히려 파골촉진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 이형성 대퇴골절 환자들 가운데 94%가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골다공증 치료제들을 장기간 복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논란의 불씨가 재차 지펴졌다.
이에 따라 태스크포스팀이 해당제품들의 라벨 표기내용을 보완해 골절 위험성에 유의토록 주의를 환기시켜 줄 것을 FDA에 권고한 가운데 유럽 의약품감독국(EMA)도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골다공증 치료제들에 대한 안전성 검토에 착수했음을 9월 24일 밝혔다.
한편 FDA는 골다공증을 예방‧치료하기 위해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약물들을 복용하는 환자들의 경우 이형성 대퇴골절이 발생할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며 결국 10월 13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관련 제약기업들에게 주문하고 나섰다.
천식 치료제는 FDA가 안전성 논란이 고개를 들어왔던 장기지속형 베타촉진제(LABAs) 계열의 천식‧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치료제들에 대해 결국 강도 높은 안전성 주의 권고문구를 삽입토록 하는 최종결론을 6월 도출하고 공지하면서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다만 FDA는 이번 결정내용이 장기지속형 베타촉진제들을 COPD 치료용도로 사용할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제품라벨에 표기된 사용법을 준수해 장기지속형 베타촉진제들을 복용할 경우에는 위험성보다 효용성이 높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와는 별도로 천식‧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치료제로 사용되는 흡입용 약물들이 폐렴 발생률을 높이는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리라 사료된다는 연구결과도 공개됐다.
스타틴系 콜레스테롤 저하제 복용에 따른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사례들도 공개되어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 조짐을 내보였다. 심혈관계 질환 발병전력이 없고 위험도가 중등도에서 높은 편에 속하는 이들이 일차적인 예방과 총 사망률 감소를 위해 스타틴系 콜레스테롤 저하제를 복용해야 할 효용성은 입증되지 못했다는 조사결과들이 발표되었던 것.
유럽 의약품감독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안지오텐신 Ⅱ 수용체 차단제(ARBs) 계열에 속하는 항고혈압제들의 발암 위험성 증가 여부에 대한 조사작업에 착수했음을 6월 25일 공표한 것도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FDA도 유럽 의약품감독국(EMEA)에 뒤이어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s) 계열에 속하는 항고혈압제들의 발암 위험성을 면밀히 검토 중에 있음을 7월 15일 공개했다.
이덕규
2010.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