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2011년 세계 제약업계 10대 뉴스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회복되는 듯하던 세계경제가 재차 주춤하면서 ‘더블딥’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고조되기에 이른 현실을 배경으로 글로벌 제약업계도 2011년 한해 동안 전도가 불투명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부심했다. 하지만 콜레스테롤 저하제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를 비롯한 블록버스터 드럭 제품들의 잇단 특허만료로 이른바 ‘특허 나락’(patent cliff)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항당뇨제 ‘액토스’와 드로스피레논 함유 경구피임제의 안전성 논란, 항암제 ‘아바스틴’(베바시주맙)의 유방암 적응증 철회, 비만 치료제 기대주들의 연이은 허가취득 무산, 올해도 예외가 아니었던 메이저 제약기업들의 인력감원 도미노 등 악재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불거졌다. 그럼에도 불구, 간염 치료제와 항응고제 시장에서 유망신약들이 데뷔 릴레이를 펼치는 등 호재들도 눈에 띄었다. 다음은 본지가 선정한 2011년 글로벌 제약업계 10대 뉴스이다. <편집자 주‧무순(無順)>
1. ‘리피토’ ‘자이프렉사’ 특허만료 ‘특허 나락’ 본격화2011년과 2012년에 주요 블록버스터 드럭 제품들의 특허만료시점이 집중적으로 도래한다는 의미에서 널리 회자되기에 이른 말이 이른바 ‘특허 나락’(patent cliff)이다.
올해의 경우 정신분열증 치료제 ‘자이프렉사’(올란자핀)가 지난 9월 대부분의 유럽국가에서 특허가 만료되고, 10월 말로 미국시장에서도 특허보호기간이 종료됐다. 뒤이어 부동의 매출 1위 제품으로 군림해 왔던 콜레스테롤 저하제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가 11월 30일로 미국특허 종점에 다다르면서 바야흐로 ‘특허 나락’이 본격화 무드로 접어들고 있다.
이에 앞서 천식 치료제 ‘세레타이드’(또는 ‘애드베어’; 플루티카손+살메테롤), 항생제 ‘레바킨’(레보플록사신)과 위산 역류증 치료제 ‘프로토닉스’(판토프라졸), 항우울제 ‘지오돈’(지프라시돈), 항암제 ‘페마라’(레트로졸) 등이 올해 이미 특허보호막에서 배제됐다.
내년에는 항혈소판제 ‘플라빅스’(클로피도그렐),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실데나필), 정신분열증 치료제 ‘쎄로켈’(쿠에티아핀), 천식 치료제 ‘싱귤레어’(몬테루카스트), 항류머티스제 ‘엔브렐’(에타너셉트), 수면개선제 ‘프로비질’(모다피닐), 항우울제 ‘렉사프로’(에스시탈로프람) 등 “왕년에 어마어마했던” 유명제품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지적재산권의 우산’을 접어야 할 형편이어서 매출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것이라는 우려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항당뇨제만 하더라도 ‘디오반’(발사르탄), ‘액토스’(피오글리타존), ‘아바프로’(이르베사르탄) 등이 2012년 중 특허만료에 따른 제네릭 제형들의 시장잠식에 직면해 수축기를 맞게 된다.
이와 관련, 대표적인 블록버스터 드럭으로 손꼽혀 왔던 ‘리피토’를 예로 들면 특허만료 당일 랜박시社의 제네릭 1호 제형이 득달같이 허가를 취득하는 등 제네릭 발매경쟁과 시장잠식 공세가 예고됐다.
오리지널 메이커들도 이에 맞서 제네릭 제형들의 공세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어전략을 강구하는 데 부심하고 있지만, 화이자社만 하더라도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동안 한해 총 227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던 제품들이 특허만료된다는 분석이 따를 정도로 메이저 제약사들의 경착륙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과연 누구를 위하여 특허만료의 종은 울리나?
2. FDA, ‘아바스틴’ 유방암 적응증 끝내 철회로슈社는 항암제 ‘아바스틴’(베바시주맙)을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에게 ‘젤로다’(카페시타빈)와 병용투여하는 용도가 지난 6월 30일 EU 집행위원회로부터 허가를 취득했다고 공표했다.
하지만 FDA는 오랜 논란의 대상으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어 왔던 ‘아바스틴’의 유방암 적응증과 관련, 11월 철회를 결정했다. 상피세포 성장인자2(HER2)-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의 경우 더 이상 ‘아바스틴’을 사용할 수 없게 된 것.
‘아바스틴’이 유방암 환자들의 생존기간을 연장시켜 주거나, 삶의 질을 향상시켜 주었다는 증거자료를 찾지 못한 반면 고혈압, 출혈, 심근경색, 심부전, 장기천공(臟器穿孔) 등의 부작용을 수반할 위험성이 입증되었다는 것이 FDA가 적응증 철회를 결정한 사유였다.
이처럼 임상적 효용성에 대한 물음표가 제기됨에 따라 미국에서는 FDA의 결정에 앞서 각 州와 개별 의료보험조합에서 ‘아바스틴’을 유방암 환자들에게 사용할 때 급여적용을 중단하는 결정이 잇따랐다.
또한 FDA 항암제 자문위원회는 2010년 여름에 이미 ‘아바스틴’의 유방암 적응증 철회를 지지한다는 데 중론을 모은 바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아바스틴’의 유방암 적응증 철회가 최대 10억 달러 안팎의 매출감소로 귀결될 것이라는 추측을 제기해 왔다. 2010년에만 70억 달러에 육박하는 실적을 창출했던 데다 오는 2014년에 이르면 매출 1위 권좌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던 블록버스터 항암제 ‘아바스틴’인데...
3. 항당뇨제 ‘액토스’ 방광암 위험성 이슈 부각프랑스 식약청(AFSSAPS)은 글로벌 마켓에서 빵빵한 실적을 창출해 왔던 항당뇨제 시장의 강자 ‘액토스’(피오글리타존)에 대해 지난 6월 발매를 중단키로 하는 결론을 도출했다.
방광암이 발생할 위험성을 소폭이나마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 그 같은 결정의 이유. 하루 뒤 독일에서도 동일한 조치가 취해지더니 FDA 또한 같은 달 ‘액토스’를 1년 이상 장기간 복용할 경우 방광암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다며 안전성 문제를 고지하고 나섰다. 제품라벨에 관련내용 표기를 강화토록 주문했던 것.
유럽 의약품감독국(EMA) 산하 약물평가자문위원회(CHMP)에서도 7월 FDA를 뒤따랐다.
다만 효능과 안전성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개별환자에 따라 최적의 선택과 배제의 원칙을 적용하면 위험성을 낮출 수 있을 것이므로 여전히 유용한 치료대안이라는 데는 동의를 표했다.
이와 관련, 미국 당뇨협회(ADA)와 미국 내분비학회(ES), 미국 임상내분비전문의협회(AACE) 등 당뇨병 관련 3개 주요 학술단체들이 6월 ‘액토스’의 효용성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나섰다. EMA 산하 CHMP 또한 모종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 ‘액토스’의 방광암 위험성에 대해 명확한 의견을 제시해 줄 것을 주문한 EU 집행위원회의 질의에 10월 “유용한 치료대안으로 지위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2010년 9월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가 ‘아반디아’(로시글리존)의 전 세계 판촉중단을 발표한 후 반사이득을 얻었던 ‘액토스’는 그해 미국시장에서만 35억 달러의 매출을 창출했던 블록버스터 드럭이다. “인디안 써머”였을까?
예기치 못했던 암초를 만난 ‘액토스’가 흔들림 없이 “위풍糖糖” 행진곡에 맞춰 힘차게 전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4. 드로스피레논 함유 경구피임제 안전성 논란 잉태2011년을 달구었던 또 하나의 안전성 논란을 잉태했던 이슈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드로스피레논 함유 경구피임제이다.
이와 관련, 바이엘 쉐링 파마社는 EU시장에서 블록버스터 경구피임제 ‘야스민’(또는 ‘야즈’; 드로스피레논+에치닐 에스트라디올)의 제품라벨 표기내용을 개정해 정맥 혈전색전증 상관성을 평가한 4건의 최신 역학시험 결과를 새로 삽입할 예정임을 3월 말 공개했다.
그 후 FDA도 드로스피레논 함유 경구피임제들의 안전성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거듭 밝히더니 결국 12월 들어 “FDA 생식기계 건강 자문위원회 및 의약품 안전성‧위험성 관리 자문위원회 합동회의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지지하지만, 제품라벨 표기내용을 강화토록 권고한다”는 표결결과를 내놓았다.
이에 따라 가까운 장래에 FDA가 제시할 최종결론에 관심의 눈길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복용법을 준수할 경우 ‘야스민’은 편리하고 신뢰할만한 피임제라는 사실이라고 하겠다.
5. 테바-세팔론‧다케다-나이코메드 “미들 사이즈 M&A Only”‘빅딜’은 2000년대 들어 글로벌 제약업계의 판도를 일시에 뒤흔드는 핫이슈로 거의 해마다 얼굴을 내민 핵심 관심사였다.
그러나 메이저 제약기업들이 대규모 인수‧합병(M&A)으로 대박을 터뜨리기 보다 특정 치료제 분야에 특화한 전문제약사를 인수하거나, 라이센싱 제휴를 통해 외부의 유망 신약후보물질을 수혈받아 제품력을 보강하는 방향으로 핸들을 완전히 꺾음에 따라 빅딜의 실종은 2011년의 글로벌 제약업계를 특징짓는 트렌드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그래도 미들 사이즈 규모의 M&A는 일부 눈에 띄었다. 한 예로 세계 최대 제네릭업체인 이스라엘의 테바 파마슈티컬 인더스트리스社는 캐나다 밸리언트 파마슈티컬스 인터내셔널社(Valeant)로부터 적대적 M&A 위기에 직면해 잠 못이루던 미국 세팔론社를 위해 백기사를 자청하고 나서 지난 5월 68억 달러의 조건으로 인수를 성사시켰다.
다케다社도 같은 달 대표적인 강소(强小) 제약기업으로 손꼽혀 왔던 스위스 나이코메드社를 96억 유로에 인수키로 합의해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을 ‘황금의 M&A 시즌’으로 장식했다. 협상과정에서 인수가격에 약 20억 유로 이상의 의견차이가 노정됨에 따라 당사자들이 한때 인수루머 자체를 부인하는 등 팽팽한 줄다리기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더욱 화제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M&A 규모만 놓고 보면 지난해 인수절차가 대부분 진전되었던 사노피社의 젠자임 코퍼레이션社 인수 건을 제외할 경우 생명공학기업 길리어드 사이언시스社가 지명도는 떨어지지만 뉴저지州에 본거지를 둔 가운데 바이러스 감염성 질환 R&D에 주력해 왔던 전문제약사인 파마셋社(Pharmasset)를 인수한 것이 올해 성사된 가장 덩치 큰 케이스로 꼽힐만했다.
길리어드는 합의 하루 전 파마셋의 나스닥 마감가격에 89%의 프리미엄을 얹어주는 조건에 해당하는 총 110억 달러를 건네기로 동의해 M&A 성사에 따른 제품력 확대에 큰 기대를 갖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6. 간염 치료제‧항응고제 유망신약 릴레이 데뷔“간 때문이야” 신드롬이 글로벌 마켓까지 확산되기라도 한 것일까?
머크&컴퍼니社의 C형 간염 치료제 블록버스터 기대주 ‘빅트렐리스’(Victrelis; 보세프레비어)가 지난 5월과 7월 미국과 유럽에서 발매를 승인받았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머크&컴퍼니社는 코마케팅을 전개하기 위해 로슈社와 5월 파트너 관계를 구축한 데 이어 7월 제휴의 폭을 확대키로 합의한 것을 보면 ‘빅트렐리스’에 걸고 있는 기대치를 투영시켰다.
미국 버텍스 파마슈티컬스社(Vertex)의 C형 간염 치료제 ‘인사이벡’(Incivek; 텔라프레비어) 또한 5월 FDA의 허가를 취득하더니 9월에는 ‘인사이보’(Incivo)라는 이름으로 유럽에서 허가관문을 넘어섰다. ‘인사이벡’은 발매 5주만에 7,450만 달러의 놀라운 매출실적을 올려 수 십억 달러대 블록버스터 등극을 예약했다.
그러고 보면 B형 간염이 90% 이상을 점유하는 아시아권과 달리 서구지역에서는 C형 간염이 전체 발병사례의 대부분을 이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BMS)의 B형 간염 치료제 ‘바라크루드’(엔테카비어)도 분기별 매출이 한해 전보다 30% 이상 상회하는 등 C형 간염 치료제들에 꿀리지 않는 호조를 과시했다. 여기에 용기백배한 BMS는 C형 간염 치료제 ‘TMC435’ 복합제의 개발에도 고삐를 당기기 시작했다.
간염 치료제를 처방받으려는 환자들의 발길이 “우루루” 몰릴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한편 항응고제 시장에서도 유망신약들의 릴레이 데뷔가 줄을 이어 블록버스터 항혈소판제 ‘플라빅스’(클로피도그렐)의 특허만료를 앞두고 뒤를 든든하게 하고 있다.
실제로 화이바/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의 ‘엘리퀴스’(Eliquis; 아픽사반)가 지난 5월 EU 집행위원회로부터 승인받은 데 이어 11월 말 FDA에 의해 우선심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또 바이엘/존슨&존슨社의 ‘자렐토’(Xarelto; 리바록사반)가 7월 FDA의 허가를 취득해 2010년 10월 먼저 FDA로부터 승인받은 베링거 인겔하임社의 ‘프라닥사’(다비가트란)와 한판승부를 기대케 했다. 게다가 아스트라제네카社의 ‘브릴린타’(Brilinta; 타이카그렐로) 또한 2010년 12월 유럽에서 O.K. 사인을 받아낸 데 이어 지난 7월 FDA의 심사관문을 통과해 ‘포스트 플라빅스 시대’를 낙관케 했다.
7. 비만 치료제 시장 홀쭉? 기대주 줄줄이 허가 무산비만인구의 확산으로 인해 미국에서 20년 뒤에는 당뇨병 환자가 780만명, 심장병 환자(뇌졸중 포함)가 680만명, 암환자가 53만9,000명 추가로 발생할 것이라 추정되고 있다.
새롭고 획기적인 비만 치료제의 출현이야말로 제약업계의 시급한 과제 가운데 하나임을 웅변적으로 대변해 주는 통계치들이다.
하지만 ‘펜-펜’으로 불리다 지난 1997년 낙마했던 ‘폰디민’(펜플루라민) 및 ‘리덕스’(덱스펜플루라민)로 인해 드리워진 비만 치료제 시장의 그늘은 올해에도 더욱 깊어지기만 할 뿐, 안타깝게도 걷힐 기미는 어디에서도 눈에 띄지 못했다.
이전에도 로슈社의 ‘제니칼’(오르리스타트)이 당초 기대했던 만큼 돌풍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고, 사노피社의 ‘아콤플리아’(리모나반트)가 퇴출되었는가 하면 ‘아콤플리아’와 같은 카나비노이드-1 길항제 계열에 속하는 화이자社의 ‘CP-945,598’과 머크&컴퍼니社의 타라나반트가 임상시험 단계에서 중도포기됐었다. 2010년 10월에는 애보트 래보라토리스社가 ‘메리디아’(시부트라민)의 자진회수를 결정하기도 했다.
2011년도 상황은 예외가 아니어서 2010년 10월 허가신청이 반려되었던 아레나 파마슈티컬스社(Arena)의 “재수생” 로카세린(lorcaserin)은 당초 연내에 재신청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지난 1월 FDA의 허가취득에 실패했던 오렉시젠 테라퓨틱스社(Orexigen)의 ‘콘트라브’(Contrave; 부프로피온 서방제+날트렉손) 또한 임상시험이 재개되기는 했지만, 전도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로카세린과 마찬가지로 2010년 10월 허가취득에 실패했지만, 올해 10월 재제출이 이루어진 비버스社(Vivus)의 ‘큐넥사’(Qnexa; 펜터민+토피라메이트)가 그나마 현재로선 최후의 보루라 할 수 있겠지만, 선천성 결손의 일종인 구개파열 위험성 이슈가 불거져 홍역을 예고하고 있다.
비만인구는 “쑥쑥” 비만 치료제는 쏘옥?
야! 안돼~
8. 상시 구조조정으로 올해도 감원삭풍 ‘도미노’구조조정이 상시화한 현실에서 인력감원은 더 이상 새삼스러울 것이 못되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불구, ‘특허 나락’과 약가인하를 비롯한 내부적인 요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자칫 세계경제에 뇌관으로 작용할 외부의 위험요인들이 지뢰밭처럼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현실은 글로벌 제약기업들의 경영에도 깊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이른바 ‘피그스’(PIGS; 포르투칼,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으로 대변되는 유럽 각국의 재정위기 및 국가부동 위험성과 이로 인한 유로貨 불안감 확산, 살아날 듯하다가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한 미국의 내수소비와 부동산 침체, 초유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중국경제의 경착륙 우려, 요동치는 전 세계 금융시장 등이 바로 그러한 위험요인들이다.
그리고 인력감축은 제약기업들이 현재 직면해 있는 위기를 가장 웅변적으로 대변하는 바로미터일 뿐 아니라 올해 공개된 감원규모 또한 상당한 수준의 것이었고, 혁신성을 저해하는 정책이 고용창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음을 꼬집고자 하는 의도에서 올해에도 톱뉴스의 하나로 포함시켰다.
몇몇 예를 들면 에자이社는 알쯔하이머 치료제 ‘아리셉트’(도네페질)의 특허만료에 따른 후폭풍으로 전체 인력의 30%에 달하는 900여명을 감축하겠다는 방침을 3월 공표했다. 지난 2009년 3월 쉐링푸라우社와 통합에 합의하면서 2012년까지 1만7,000여명을 감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던 머크&컴퍼니社는 오는 2015년까지 전체 재직자들의 12~13%에 달하는 1만2,000~1만3,000명을 감축한다는 플랜을 8월 추가로 내놓았다.
노바티스社도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고 유럽 각국의 약가인하에 따른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미국과 스위스에서 2,000여명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10월 공개했고, 아스트라제네카社의 경우 12월 미국시장 영업인력의 24%에 달하는 1,150명을 감원할 예정임을 밝혔다.
이에 따라 심지어 지난 7월 미국에서는 전체 업종별 감원현황에서 제약업이 최다인원을 기록하기까지 했다.
9. 애보트, 제약‧메디컬 별개회사로 양분 결정애보트 래보라토리스社가 지난 10월 3/4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면서 현재의 회사를 제약기업과 메디컬 프로덕츠 기업으로 분리하겠다는 플랜을 함께 공개해 비상한 관심이 쏠리게 했다.
그 동안 메디컬 부문이 제약 사업부의 일원으로 가려져 저평가되어 왔다는 것이 회사를 나누기로 한 결정이 이루어진 배경이다. 즉, 기존의 통합된 체제보다 별개의 회사로 분리되었을 때 더욱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회사가 분리되면 메디컬 프로덕츠 기업은 제네릭, 의료기구, 진단의학, 기능식품 등 연간 총 22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려왔던 사업부문들로 구성될 예정이다. ‘애보트’라는 이름을 계속 사용할 뿐 아니라 회사의 경영 또한 현재의 마일스 D. 화이트 회장이 총괄하게 된다.
반면 한해 180억 달러에 가까운 매출을 올려왔던 제약부문은 처방약과 생물학적 제제 부문으로 구성되지만, 회사의 이름이 바뀔 전망이다. 경영은 리차드 곤잘레스 글로벌 제약담당 부회장이 최고경영자 겸 이사회 의장을 맡아 총괄하게 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23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애보트에 또 한번의 획기적인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10. 사노피-아벤티스, ‘사노피’로 개명 단행2010년부터 미국의 ‘4강’ 생명공학기업 젠자임 코퍼레이션社 인수를 성사시키기 위해 줄다리기를 펼쳤던 사노피-아벤티스社는 마침내 지난 2월 16일 협상을 최종타결짓고, 총 201억 달러의 조건으로 M&A 종료를 공식선언했다.
이로써 사노피-아벤티스社는 다발성 경화증과 백혈병, 고셔병, 파브리병 등을 적응증으로 하는 겨냥한 BT 제품들을 다수 확보했다.
그리고 올해 사노피-아벤티스社의 주주들은 5월 6일 주주총회에서 이사회가 제안한 회사명칭 변경에 관한 건을 승인했다. 지난 1999년 프랑스의 메이저 석유업체 토탈 그룹의 자회사인 사노피社와 세계 최대 화장품업체 로레알 그룹의 계열사였던 신데라보社가 통합을 단행해 사노피-신데라보社로 재출범한 후 2004년 독일 아벤티스社와 빅딜에 합의하면서 탄생했던 사노피-아벤티스社가 12년여만에 원래의 이름을 되찾는(?) 순간이었다.
크리스토퍼 A. 비바커 회장은 “회사의 이름이 단순하게 변화됨에 따라 여러 모로 이점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명이 한결 부르기 쉽게 바뀐 만큼 글로벌 마켓 공략수위를 높이고 이머징 마켓 등에서도 한층 괄목할만한 성과의 도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실제로 영국 런던에 소재한 제약‧생명공학 전문 컨설팅업체 이밸류에이트 파마社는 사노피社가 2012년에 516억 달러의 매출실적을 올리면서 화이자社를 제치고 글로벌 랭킹 1위에 등극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 사노피社가 “높이 쌓아올릴” 아성을 재 봐야 할 듯 싶다.
이덕규
2011.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