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275억 유로 R&D 투자 EU 제약산업 어쩌다가..
“유럽 제약산업연맹(EFPIA) 회원사들이 연간 275억 유로를 연구개발에 투자했을 뿐 아니라 총 66만여명을 직접적으로 고용하고 있고, 483억 유로의 무역수지 흑자를 창출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유럽 제약산업연맹(EFPIA) 회장을 맡고 있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의 앤드류 위티 회장이 28~2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 정상회의를 앞두고 EU 각국 정상 배상(拜上)으로 지난 20일 발송한 공문의 내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공문에서 위티 회장은 “유럽이 제약업계에서 글로벌 리더의 위치를 구축해 왔음에도 불구, 미국과 아시아 일부 국가들이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기에 이른 중대한 시점에서 유럽 각국은 앞다퉈 비용절감 정책을 채택해 시장에 왜곡을 초래하고 있다”며 우려를 제기했다.
따라서 유럽이 점차로 빛을 잃으면서 새로운 세계질서에서 후순위로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활기찬 기업정책과 혁신정책이 절실해 보인다는 것.
특히 제약업계의 혁신은 건강증진을 통한 활기차고 생산적인 노동력 제공, 연구 및 기업 진흥 등의 측면에서 유럽 경제의 성장에 핵심적으로 기여해 왔다고 위티 회장은 언급했다.
게다가 제약산업은 유럽이 근원지인 만큼 미래에도 중추적인 산업으로 탄탄한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티 회장은 무엇보다 혁신을 뒷받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부가가치 창출에 대해 공정한 가격으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 EU 각국에서 실행되고 있는 근시안적인 약가 및 급여 정책은 ‘환자 이익’이나 혁신의 요람으로서 유럽이 누려왔던 지위‘를 감안할 때 심각한 우려감을 갖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시 말해 다수의 EU 회원국들이 R&D 진흥을 염두에 둔 다양한 인센티브를 보장하면서 제조 인프라를 갖추기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혁신적인 의약품이 환자들에게 제공되지 못하도록 장애물이 구축되고 있고, 시장왜곡까지 초래되고 있다는 것이다.
위티 회장은 “EFPIA 회원사들은 유럽 각국이 재정위기에 직면해 있는 현실에서 공공지출을 억제하고 재정 신뢰도를 회복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위티 회장은 그리스, 아일랜드, 이탈리아, 포르투칼, 스페인 등 5개국에서만 제약업계가 약가인하와 할인을 통해 지난 2010~2011년에 걸쳐 70억 유로 이상을 절감하는 데 기여했다고 상기시켰다. 70억 유로라면 이들 5개국 제약업계 매출총액의 8%를 뛰어넘는 수준의 것이라고 위티 회장은 지적하기도 했다.
위티 회장은 이 같은 조치들이 국경을 넘어 미칠 영향에 단연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며 지난해 제시된 한 추정치를 언급했다.
즉, 그리스가 약가를 10% 인하하면 이 나라 제약업계가 2억9,900만 달러의 금전적 부담을 감수해야 하겠지만, 유럽 전체가 그리스의 약가인하를 따라갈 경우 이 금액이 3배 가까이 많은 7억9,900만 유로로 늘어날 것이고, 전 세계적으로는 7배 이상 많은 21억5,400만 유로에 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위티 회장은 약가가 저렴한 국가에서 약가가 높은 국가로 의약품이 재수출되는 이른바 ‘무위험 차익거래’(arbitrage trade)가 최근 수 개월 새 급증함에 따라 귀결될 영향에 대해서도 걱정스러운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그리스와 루마니아 같은 나라에서는 이로 인해 심각한 의약품 부족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덕규
2012.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