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메이저 제약 M&A 절실하지만 실탄이 없다”
“성장격차”(growth gap)가 심화되는 현실에 직면한 메이저 제약기업들에게 M&A를 통해 성장속도에 가속페달을 밟아야 할 때라는 압력이 가중되고 있지만, 현실은 갈수록 줄어드는 실탄(resources)으로 인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형국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게다가 발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주요 생명공학기업들이나 전문제약사들(specialty pharma companies; 제네릭업체 포함)과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고 해도 격화일로를 치닫고 있는 경쟁 탓에 이중고까지 노정되기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영국 런던에 글로벌 본사를 둔 국제적 컨설팅업체 언스트앤영社(E&Y)는 7일 공개한 ‘격차해소? 메이저 제약기업들의 성장도전과 M&A의 함의’ 보고서에서 이 같이 분석했다.
보고서에서 언급된 “메이저 제약기업”(big pharma companies)은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매출액 기준 최상위 16위 이내에 랭크되어 있는 미국‧유럽 및 일본 제약사들을 지칭한 것이다.
E&Y社의 글렌 지오바네티 생명공학 부문대표는 “제약업계의 동력은 여전히 유동적이지만, 2013년과 올해 이후의 M&A 환경은 갈수록 복잡해질 뿐 아니라 경쟁 또한 한층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이처럼 경쟁이 심화되고 프리미엄이 치솟음에 따라 주요 생명공학기업들이 이득을 볼 수는 있겠지만, 다수의 메이저 제약기업들은 한정된 재원으로 인해 신속하게 성장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M&A에 한층 신중하게 임해야 할 필요성 또한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차후 메이저 제약기업들은 M&A 타깃을 정하고 실행에 옮기는 데 더욱 선택적인 성향을 지향하게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포화상태에 진입한 선진국 시장에서 매출이 제자리 걸음을 지속함에 따라 메이저 제약기업들이 매출성장을 도모하고자 이머징 마켓들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이머징 마켓들조차 성장속도가 둔화되면서 제약업계의 성장격차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보고서는 이 같은 성장격차가 오는 2015년에 이르면 줄잡아 1,00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바꿔 말하면 메이저 제약사들이 지금과 같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으려면 오는 2015년까지 1,000억 달러 수준의 추가적인 매출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보고서는 유로존의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선진국시장들의 성장전망이 불투명하고 이머징 마켓들의 성장 또한 주춤해짐에 따라 메이저 제약기업들이 유기적인 성장을 가능케 할 원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압력이 고조되고 있다고 봤다.
그 결과로 보고서는 다수의 메이저 제약기업들이 올 한해 동안 M&A를 통해 앞다퉈 비 유기적인 성장을 모색하고 나설 개연성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문제는 최근들어 메이저 제약기업들의 M&A 실행역량이 위축일로를 치달아 왔다는 점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현금 유동성의 위축으로 인해 매출성장이 둔화되고 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약가압력, 배당증대를 위한 자금차입 증가, 주식환매, 사전계약(previous transactions) 등까지 가중되면서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지난 2006년부터 2012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메이저 제약기업들이 M&A에 사용할 수 있는 화력(즉, 자금력)이 23% 정도 감소했다”고 풀이했다.
반면 생명공학기업들과 전문제약사들의 화력은 오히려 늘어나 같은 기간 동안 ‘자금력 지수’가 BT업계는 61%, 전문제약업계는 21%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메이저 제약기업들의 M&A 역량이 지난 2006년에는 이들 3개 업계 가운데 85%를 독점했지만, 2012년에는 75%로 뒷걸음쳤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고서는 2013년과 올해 이후의 M&A 트렌드와 관련, 맞춤(bolt-on) M&A가 성사되는 사례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600억 달러 이상의 M&A 소요자금을 보유한 메이저 제약기업들이 소수에 불과한 데다 BT업체 및 전문제약사들은 ‘스몰딜’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아울러 자금력을 확충하고 전략적 타깃을 집중화시키는 메이저 제약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전략적인 부문 이외의 자산을 처분하는 케이스들이 속출할 것으로 예측했다.
끝으로 해외에서 M&A 대상을 찾는 추세가 득세하고, 지난해 이머징 마켓들의 매출성장률이 50% 정도까지 감소한 것을 기화로 메이저 제약사들이 오히려 이들 이머징 마켓에서 M&A에 공격적으로 나서 성장격차 해소에 나서야 할 필요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이덕규
2013.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