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美 병원약사 98% “항암제 부족으로 진료차질”
병원 내 의약품 공급부족으로 인해 암환자 치료에 조종(a heavy toll)이 울리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미국에서 공개됐다.
이로 인해 치료내용을 변경하거나, 치료가 지연되면서 일부 암환자들의 경우 치료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 부작용 증가와 비용상승을 유발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항암제 공급부족으로 인한 영향에 초점을 맞춘 가운데 조사가 진행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캘리포니아州 새너제이에 소재한 세인트 주드 소아연구병원 약제부의 제임스 M. 호르먼 팜디와 일리노이州 글렌뷰에 있는 혈액제‧항암제협회(HOPA) 공동연구팀은 미국 병원약사회(ASHSP)가 발간하는 학술저널 ‘미국 병원약사誌’ 4월호에 게재한 ‘암 치료에서 항암제 부족으로 인한 영향 조사’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 내 대학병원, 지역병원 및 기타 암 치료 관련시설에서 항암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약사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후 작성됐다.
조사결과 설문지 작성을 완성한 243명의 조사대상자들 가운데 98%가 지난 2011년 10월까지 최근 12개월 이내의 기간 동안 최소한 한가지 이상의 항암제 또는 기타 필수 항암보조제들이 부족한 상황에 직면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93%가 항암제 등 부족으로 인해 약물투여가 지연되었거나 항암치료 내용을 변화시켜야 했다고 응답해 주목됐다.
항암제 등의 부족은 또 암 관련연구에 지장을 초래하고, 항암치료에 따른 비용상승과 위험성 증가로 귀결되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1개 병원의 경우 항암제 부족으로 인한 약화사고로 환자가 사망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되었을 정도.
전체적으로는 16%의 응답자들이 약물부족으로 인해 환자치료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타났다며 상관관계를 언급했다. 증상이 악화되었거나 부작용 발생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는 의미이다.
호프먼 팜디는 “다른 약물들과 달리 대다수의 항암제들은 약효가 동등한 대체약물들조차 공급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 형편”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약물부족으로 모든 연령대의 암환자 치료가 위험에 직면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렇지 않아도 항암치료는 매우 복잡한 특성이 있는데, 약물부족으로 인해 불필요한 복잡함까지 가중되고 있음이 눈에 띄었다고 덧붙였다.
약물부족을 초래하는 사유들로는 제조공정 및 품질과 관련한 문제, 생산지연, 생산중단 등 갖가지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 항암제와 항감염증 분야에서 제네릭 주사제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던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지난해 미국에서는 새로운 법이 제정되어 약물공급 부족을 미연에 방지하거나 완화시킬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이 FDA에 부여된 바 있다.
호프먼 팜디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약물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추가적인 조치들이 실행에 옮겨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이 같이 언급할 만도 한 것이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약물부족으로 인해 약가인상과 의료비 상승, 대처시간 할애의 필요성 등이 뒤따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조사대상 병원 가운데 3분의 1 정도에서 원내 약제부 인력이 매주 최소한 20시간 동안 공급이 부족한 약물을 확보하거나 대체약물을 강구하는 등 약물부족 문제에 매달려야 했던 것으로 드러났을 정도라는 것.
의료비와 관련해서는 85%의 응답자들이 비용증가를 초래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약물부족 문제는 아울러 항암제 관련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데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44%가 시험을 중단하거나 피험자 충원을 연기해야 했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조사결과 공급부족 문제가 가장 빈도높게 나타난 항암제들은 플루오로우라실, 류코보린, 리포좀 독소루비신, 파클리탁셀 등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난소암, 유방암, 직장결장암 등을 치료하는 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분석됐다.
일부 응답자들의 경우 약물부족으로 인해 환자들이 다른 병원들을 전전하거나, 투여용량을 하향조정하거나, 아예 약물투여를 건너뛰는 사례들이 있었다고 언급해 가슴 아프게 했다.
이덕규
2013.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