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美, 테스토스테론 요법제 복용 10년 새 4배 ↑
최근 10년 사이에 테스토스테론 요법제를 복용하기 시작한 남성들이 급격하게 증가했지만, 상당수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정상적인 수준일 뿐 아니라 임상기준상 복용이 적합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미국 내분비학회(ES)는 이 같은 내용이 골자로 담긴 새로운 보고서가 학회에 접수됐다고 9일 공개했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2000~2011년 기간 동안 영국과 미국에서 진행된 테스토스테론 실험실 테스트 및 복용 착수실태’.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 산하 국립노화연구소(NIA)의 연구비 지원으로 조사작업이 진행된 후 작성된 이 보고서는 미국 내분비학회가 발간하는 학술저널 ‘임상 내분비학 및 대사誌’ 온라인版에 게재됐다.
이와 관련, 테스토스테론은 성욕 유지와 정자의 생성, 골 건강 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남성 性 호르몬의 일종이다.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나이가 듦에 따라 감소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감소했다고 해서 이것이 반드시 성선(性腺) 기능저하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미국 내분비학회의 설명이다. 아울러 인구 전반의 고령화 추세로 인해 비만 및 당뇨병을 앓는 남성환자 수가 늘어남에 따라 갈수록 많은 남성들에게서 테스토스테론 수치 감소가 나타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럼에도 불구, 미국 내분비학회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아졌다고 하더라도 성선 기능저하증 진단기준에 부합되지 않거나 관련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남성들이 많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의대의 J. 브래들리 레이튼 박사(해부학‧비뇨기학)는 “지난 10년 동안 고령층 및 중년기 남성들 사이에서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진단받고 호르몬 요법제를 처방받은 남성들이 크게 늘어났는데, 특히 미국에서 이 같은 경향이 눈에 띈다”고 언급했다.
레이튼 박사는 “대중광고(direct-to-consumer ad.)와 사용이 간편한 국소도포용 젤의 보급이 테스토스테론 요법제의 복용증가에 한 요인들로 작용했겠지만,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호르몬 요법제를 복용하기 시작한 남성들 가운데 상당수가 의학적 관점에서 볼 때 복용이 필요한 증상들을 나타내지 않은 경우”라고 강조했다.
그의 연구팀은 테스토스테론 요법제 복용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 2000~2011년 기간 동안의 미국 내 판매 및 의료보장(Medicare) 청구자료와 영국 내 일반개원의 의료기록 자료들을 면밀히 분석했었다.
그 결과 미국의 경우 총 41만19명이, 영국에서는 6,858명이 조사기간 동안 테스토스테론 요법제를 복용하기 시작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이 기간 동안 총 110만명의 미국남성들과 6만6,000명의 영국남성들이 자신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진단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주목되는 것은 지난 2000년 이래 테스토스테론 요법제를 복용하기 시작한 남성들의 숫자가 미국에서는 4배 가까이, 영국에서는 30% 정도 증가했음이 눈에 띄었다는 점. 반면 이들 중 다수는 최근에 자신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측정받지 않았거나, 복용에 착수하기 전에 한차례 측정받는 데 그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내분비학회의 성인남성 테스토스테론 요법 임상실무 가이드라인은 성선 기능저하증의 제 증상들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거나, 명백하게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나 남성 호르몬 결핍증(즉, 낮은 테스토스테론 수치)을 진단받은 남성들에 한해 호르몬 요법제 복용을 권고하고 있다.
레이튼 교수는 “조사대상 미국남성들 가운데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정상적인 데다 관련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리가 테스토스테론 요법제 복용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 우려감을 표시할 수 밖에 없게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덕규
2014.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