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높아도 너~무 높은 항암제 약가..비정상인가요?
최근 미국에서 발매된 항암제 신약들의 약가가 너무 높은 데다 이 중 다수는 여전히 효용성이 제한적임을 감안할 때 책정된 약가의 정당성 여부를 놓고 논란의 소지가 다분해 보인다는 요지의 보고서가 공개됐다.
각종 항암제 신약들로 치료를 진행하는데 소요되는 1인당 연간 약제비 수준이 어느덧 예사로(routinely) 10만 달러선을 훌쩍 넘어서고 있고, 이처럼 엄청난 의료비 부담이 개인파산의 최대 단일원인으로 부각되기에 이르렀을 정도라는 것.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의 비나이 프라사드 박사 연구팀은 학술저널 ‘미국 의사회誌 종양학’(JAMA Oncology) 온라인版에 지난 2일 게재한 ‘최근 5년간 항암제 허가현황: 혁신성, 효능 및 비용’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많은 비용투자와 높은 위험성 감수를 전제로 하는 연구‧개발을 뒷받침하기 위해 높은 약가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제약업계의 입장이지만, 매출에 대비한 순이익률이 높아도 너~무 높게 나타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의문이 앞서게 된다고 피력했다.
연구팀은 지난 2009년 1월 1일부터 2013년 12월 31일까지 최근 5년 동안 FDA로부터 허가를 취득한 항암제 신약들의 면면을 면밀히 분석했었다.
그 결과 해당기간 동안 총 63개 적응증을 겨냥한 51개의 항암제 신약들이 허가를 취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한가지 이상의 적응증을 허가받은 항암제 신약을 보면 9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이들 51개 항암제 신약들 중에서 21개는 새로운 작용기전을 지닌 신약들이었다.
반면 30개는 각 계열별로 보면 두 번째 또는 그 이후 순번으로 발매된 약물(next-in-class drugs)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바꿔 말하면 신규성과 혁신성이 가장 돋보이는 계열별 첫 번째 약물(first-in-class drug)은 아니었다는 의미이다.
63개 적응증별로 허가를 취득한 신약들을 살펴보면 22개는 반응률(RRs)을, 22개가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근거로 각각 승인받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총생존률(OS)을 근거로 허가를 취득한 신약들은 19개에 그쳤다.
특히 보고서에 따르면 새로운 작용기전의 신약들 21개(11만6,100달러)와 계열별 두 번째 또는 그 이후 순번으로 발매된 30개 신약들(11만9,765달러)의 1인당 평균 연간 약제비 부담액에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됐다.
유형별로 보면 반응률을 근거로 허가를 취득한 항암제 신약들의 1인당 평균 연간 약제비 부담액이 13만7,952달러여서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총 생존률을 근거로 승인된 항암제 신약들은 11만2,370달러, 무진행 생존기간에 의거해 승인된 항암제 신약들은 10만2,677달러로 산정됐다.
가장 최근에 허가를 취득한 항암제 신약별로 1인당 평균 연간 약제비 부담액(평균 도매공급가 기준)을 살펴보면 ▲‘넥사바’(소라페닙) 14만984달러 ▲‘잴코리’(크리조티닙) 15만6,544달러 ▲‘임브루비카’(이브루티닙) 15만7,440달러 ▲‘가지바’(오비뉴투주맙) 7만4,304달러 ▲‘퍼제타’(퍼투주맙) 7만8,252달러 ▲‘아브락산’(냅-파클리탁셀) 8만2,231달러 ▲‘지오트리프’(아파티닙) 7만9,920달러 ▲‘레블리미드’(레날리도마이드) 12만4,870달러 ▲‘메키니스트’(트라메티닙) 12만5,280달러 ▲‘타핀라’(다브라페닙) 10만9,440달러 ▲‘조피고’(라듐 223) 8만2,800달러 ▲‘타쎄바’(에를로티닙) 8만2,827달러 ▲‘캐싸일라’(아도-트라스투주맙) 11만3,161달러 ▲‘포말리도마이드 세엘진’(포말리도마이드) 15만408달러 ▲‘아바스틴’(베바시주맙) 5만9,422달러 ▲‘아이클루식’(포나티닙) 13만7,952달러 ▲‘자이티가’(아비라테론) 9만2,092달러 ▲‘코메트리크’(카보잔티닙) 11만8,800달러 ▲‘신리보’(오마세탁신) 16만8,366달러 ▲‘스티바가’(레고라페닙) 14만1,372달러 등으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최근 5년 동안 발매된 새로운 작용기전의 항암제 신약 21개와 계열별 두 번째 또는 그 이후 순번으로 발매된 항암제 신약 30개의 평균 도매공급가에 별다른 차이가 눈에 띄지 않았다”며 “이것은 항암제 약가가 의료계의 다른 어떤 부분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렇게 볼 때 항암제의 약가는 신규성과 무관해 보이고, 따라서 현행 약가산정모델이 과연 합리적인 것인지에 대해 물음표를 떠올리게 한다고 결론지었다.
이덕규
2015.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