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核협상 타결 ‘이란’ 제약시장..2016년을 부탁해!
올해 미국과의 핵 협상 타결로 오랜 쇄국의 빗장이 풀린 이란(Iran)은 현재 수도 테헤란에서 65km 떨어진 교외지역에 176헥타르(약 53만평) 규모의 ‘제약시티’(Industrial Pharmaceutical City)를 건립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중동의 맹주를 다투는 이란이 2016년 글로벌 제약업계의 유망 투자대상으로 떠오를 태세이다. 핵 협상의 타결이 곧 해묵은 경제제재가 풀릴 것임을 알리는 해제경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
글로벌 컨설팅‧리서치 컴퍼니 프로스트&설리번社(F&S)는 24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글로벌 제약기업들이 이미 합작사 설립이나 직접투자를 통해 이란에서 기회를 적극 모색하고 나섰다며 노보노디스크社, 사노피社 및 노바티스社 등을 예로 들었다.
F&S에 따르면 이 중 노보노디스크社와 노바티스社는 이미 직접투자를 통해 이란시장 진출계획을 공표한 케이스들이다.
앞서 언급된 ‘제약시티’의 경우 20억 달러 이상이 투자될 예정이어서 장차 이 나라의 제약 연구‧개발과 화학합성 의약품‧생명공학 의약품, 원료의약품, 의료기기 및 의약품 물류 등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울러 중‧소 제약사부터 대규모 하이테크 제약사에 이르기까지 100여곳의 제약기업들이 둥지를 틀면서 허브 역할을 기대케 하고 있다.
F&S에 따르면 ‘제약시티’의 지상목표는 의약품과 의료기기, 스텐트, 진단용 키트 및 의약품 패키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외투자를 유치하는 일이다. 해외의 투자자들에게는 면세혜택과 각종 인센티브가 주어지게 된다는 것이 F&S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F&S 이란지사의 알리 미르모하마드 컨설턴트는 “이란의 장점으로 무엇보다 전략적‧지정학적 요충지여서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의 의약품 수출거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꼽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경제제재 해제를 기화로 정부가 석유 이후 경제(non-oil economy)로 이행하기 위한 준비태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르모하마드 컨설턴트에 따르면 주변국 대부분의 의약품시장이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반면 이란은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최대의 제네릭 생산국가이다. 완제의약품 제조기업 120곳, 원료의약품 제조기업 55곳, 의약품 유통업소 46곳 등이 존재하는 데다 연간 생산용량이 총 500억 단위에 달할 정도다.
7,900만명에 달하는 자국인구 뿐 아니라 중동 각국과 이라크, 아프카니스탄, 시리아, 레바논, 예맨 및 舊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들과도 정치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소비시장 또한 탄탄하다.
더욱이 미르모하마드 컨설턴트가 ‘2025년 이란 비전’을 인용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이 나라의 의약품 수출액은 올해 1억8,000만 달러에서 10년 뒤에는 15억 달러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다.
인근의 걸프협력이사회(GCC) 회원국(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UAE 및 오만)과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즈스탄, 타지키스탄, 이라크, 아프카니스탄, 시리아, 레바논, 예멘 및 동‧서‧중 아프리카 각국의 제약 인프라가 취약하기 이를 데 없는 현실은 이란이 해외 제약사들과 제휴하는 데 힘을 기울이게 하는 이유라는 것이 미르모하마드 컨설턴트의 전언이다.
하지만 그는 이란 또한 제재 해제 이후 구닥다리 제약 인프라에 대한 리노베이션과 신기술 및 하이테크 설비 수입, 글로벌 마켓에서 통용되는 고도 GMP 기준의 수용 등이 당면과제로 부각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바꿔 말하면 해외 투자자들에게는 엄청난 기회요인이라는 점을 짚고 넘어가기도 했다.
실제로 F&S에 따르면 이란 제약기업들은 평균 38년의 역사를 지녀 인프라 전반에 걸친 리노베이션이 시급한 상태이다. 자국 내 전체 제조시설 가운데 글로벌 GMP 기준과 눈높이를 맞춘 비율이 5%를 밑돌 정도.
자연히 원료의약품의 질이 함량미달일 수 밖에 없고 완제의약품도 사정은 오십보백보이다. 이란 제약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중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은 또 다른 ‘아킬레스의 건’이다.
부족한 마케팅 역량과 열악한 의약품 유통 시스템 등도 사정은 매한가지여서 자국 제약산업의 부활을 위해서는 서구 제약사들로부터 신기술과 하이테크 설비, 노하우를 수입하는 일이야말로 이란 정부에게는 발등의 불이다.
2015년 이란 의약품시장 매출의 33%를 수입의약품이 점유한 가운데 이 중 80%가 바이오시밀러, 재조합 의약품, 혈장제제, 인슐린, 백신 및 항암제들의 차지였다. 오랜 경제제재에 따른 투자저조로 대다수 전략 의약품들의 수요를 수입에 의존해 왔던 이란 제약업계의 현주소이다.
F&S는 이란 산업광업교역부(MIMT)의 전략플랜을 인용하면서 제약 생산용량을 현행 연간 500억 단위에서 오는 2025년 600억 단위로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투자의 양대 우선순위는 바이오시밀러 완제의약품 및 원료의약품 분야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F&S는 이란 정부가 수입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원료의약품, 천연물제제, 항암제, 재조합 의약품, 단일클론항체, 펩타이드, 지중해 빈혈(이란의 풍토병) 치료제, 인슐린, 백신, 진단용 키트, 방사선 의약품, X-선, CT 및 MRI 등의 분야에서 해외의 민간투자를 적극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덕규
2015.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