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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업계 10대 뉴스..2016년 뭣이 중헌디?
샤이어社와 박스앨타 인코퍼레이티드社가 새해 벽두 통합에 합의하면서 막이 올려진 2016년의 글로벌 제약업계는 다양한 이슈와 화제들이 부각되면서 연중 조명이 쏠리게 했다. 미국 재무부가 내놓은 세금도치 규제정책으로 인수‧합병이 위축되면서 화이자社와 엘러간社가 통합 백지화를 선언하는 등 빅딜급 M&A가 실종됐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빅이슈는 떠오르지 않은 가운데 지카 바이러스가 지구촌에 확산되면서 공포감을 조성했고, 금연치료제 ‘챈틱스’(바레니클린)은 오랜 신경정신계 안전성 주홍글씨를 지웠다. FDA의 허가취득 신약건수가 크게 뒷걸음친 가운데 국내 제약업계에도 영향을 미친 폐암 신약 ‘타그리소’(오시머티닙)의 보폭확대가 시선을 잡아끌었다. 20여년만에 새로운 원발성 지방성 담관염 치료제 ‘오칼리바’(오베티콜릭산)과 40여년만에 연조직 육종 1차 선택약으로 허가된 ‘라트루보’(올라라투맙), 최초의 인공췌장으로 FDA가 승인한 첨단 의료기기 등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해 보였다. 주요 생물의약품들의 바이오시밀러 제형이 잇따라 승인받거나 허가신청서가 제출되어 본격적인 시장형성을 예고했다. 일라이 릴리社의 알쯔하이머 신약후보물질 솔라네주맙(solanezumab)의 개발이 실패로 귀결된 것은 아쉬움을 남겼다. 첫 뒤시엔느 근이영양증 치료제 ‘엑손디스 51’(에테플러센)은 아무리 희귀질환 치료제라지만, 12명에 불과했던 임상시험 피험자 수로 인해 갑론을박을 촉발시켰다. 테니스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 선수로 인해 불거진 협심증‧심근경색 치료제 ‘멜도늄 파문과 팝스타 프린스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인해 고개를 든 아편양 제제 ‘펜타닐’ 오‧남용 논란, 지난 16년 동안 오로지 노보노디스크社의 CEO로만 재직한 라르스 레비엔 쇠렌센 회장의 명예로운 퇴진발표 등 화제성 이슈도 줄을 이었다.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표결은 런던에 소재한 유럽 의약품감독국(EMA)의 이전 가능성에 무게를 싣게 했고,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예상밖 대통령 당선 또한 미국 제약업계에 불확실성의 그림자를 드리웠다. 다음은 본지가 선정한 2016년의 글로벌 제약업계 10대 뉴스이다. <편집자 주‧無順>
1. 화이자‧엘러간 통합추진 전격중단 발표미국 재무부(DOT)가 4월 들어 기업들의 세금도치와 이익축소(earnings stripping: 실적깎기를 통해 세율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한층 강력하게 규제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자 글로벌 제약업계의 M&A 기상도에 한파가 몰려왔다.
9월 독일 바이엘 그룹이 지난 1990년대까지 메이저 제약기업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던 미국의 글로벌 농업‧생명공학기업인 몬산토社(Monsanto)를 660억 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한 사례를 언급할 수 있겠지만, 그 성격은 순수한 의미의 제약 M&A와는 거리감이 있어 보였다.
이처럼 기업들의 세금도치를 더욱 어렵게 하고, 이를 통해 누릴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을 축소하기 위해 강도 높은 규제안이 나온 것은 기업경영에 변화나 소재지 이동을 수반하지 않으면서 조세 징수지를 해외로 옮겨 미국 내에서 세금부담을 합법적으로 회피하는 ‘법률 미꾸라지’ 행태에 쐐기를 박겠다는 취지에서 미국 재무부가 칼을 뽑아든 귀결이었다.
미국 재무부는 일부 기업들이 세금도치 이후에도 미국에 소재한 기업으로서 관련규정과 숙련된 노동력, 인프라, 연구‧개발 역량 등 다양한 측면에서 지속적인 혜택(benefits)을 누린 반면에 다른 한켠에서는 그들이 납부해야 했을 세금부담액의 상당부분이 미국 내 다른 기업들과 가정으로 전가됐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아울러 신규투자 플랜은 마련하지 않고 단순히 자회사간 채무 떠넘기기(transferring debt)를 통해 거액의 세금을 줄이는 방식의 계약에 집중해 재무제표상에서 외부로 나타나는 이익을 축소하려는 행태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이었을까? 실제로 2016년 글로벌 제약업계를 돌아보면 빅딜급 M&A 성사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화이자社와 엘러간社가 양사간 합의에 따라 두 회사의 통합 추진을 중단한다고 4월 6일 전격발표한 것은 단적인 예로 꼽아볼 만했다. 실제로 양사는 미국 재무부가 기업들의 세금도치 및 이익축소를 더욱 강력하게 규제하겠다는 내용의 고강도 정책을 내놓은 것이 직접적인 배경으로 작용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즉, 조세법이 양사의 통합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쪽으로 달라지게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이 같은 발표내용은 조세원칙의 변화로 인해 두 회사의 통합에 따라 예상되었던 경제적인 이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양사는 2015년 11월 양측 이사회가 1,600억 달러 규모에 달한 두 회사의 합병을 전원일치로 승인했음을 공표했었다.
2. 샤이어, 박스앨타 320억弗 조건 인수합의샤이어社와 박스앨타 인코퍼레이티드社가 새해 벽두였던 1월 11일 통합에 합의했다.
양사의 이사회가 박스앨타측 주주들이 보유주식 한 주당 현금 18.0달러와 샤이어가 발행한 주식 한 주당 미국 예탁주식(ADSs) 0.1482株를 지급받는 조건에 합의한 것. 즉, 샤이어의 1월 8일 미국 예탁주식 마감가격을 기준으로 할 때 박스앨타 발행주식 한 주당 45.57달러에 달하는 것이어서 총액으로는 약 320억 달러 상당에 해당하는 M&A가 성사되었음을 의미했다.
바꿔 말하면 샤이어측 인수제안이 최초로 이루어지기 하루 전의 시점이었던 지난해 8월 3일 박스앨타株 마감가격에 약 37.5%의 프리미엄이 덧붙여진 셈이다.
특히 양사의 통합은 희귀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최강자로 자리매김을 알리는 팡파레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게 했다. 혈액제와 면역치료제, 신경계 치료제, 리소좀 축적병, 위장관계 및 내분비계 치료제, 유전성 혈관부종 치료제 등의 분야에서 동종계열 최고의 제품들을 보유하는 등 매출과 R&D 파이프라인의 깊이의 측면에서 볼 때 넘버원 플랫폼을 보유하게 될 것이기 때문. 항암제와 안과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이미 허가를 취득한 제품들과 개발이 진행 중인 혁신적인 약물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 또한 눈에 띄었다.
더욱이 양사는 미국 재무부가 내놓은 고단위 세금도치 및 이익축소 규제정책에도 아랑곳없이 통합을 발표하고 완주를 확인한 것이어서 단연 주목할 만해 보였다.
3. 지카 바이러스 공포 지구촌 확산작은 얼굴 뷰티 신드롬이 소두증(小頭症) 공포로..
2015년 5월 汎美 보건기구(PAHO)가 브라질에서 지카(Zika) 바이러스 감염증 최초 발생사례에 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나선 이후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이 미주(美洲) 지역 전체로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자 세계보건기구(WHO)가 2월 1일 지카 바이러스가 이례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국제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나섰다.
그 직후였던 2월 2일 사노피 파스퇴르社가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예방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착수한다고 공표해 지카 바이러스 위기에 대처하는 제약업계의 발빠른 자세를 대변하면서 이목이 쏠리게 했다. 아직까지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예방백신이 개발되어 나오지 못한 형편이어서 매개체인 지카 바이러스 전파 모기를 통제하는 것이 여전히 중요한 대안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뒤이어 유럽 의약품감독국(EMA)이 2월 지카 바이러스에 대처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고 공표했다. 태스크포스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 또는 예방백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필요로 할 학술적‧법적 문제들에 대한 자문을 제공해 나가게 된다.
미국도 이처럼 긴박한 현안으로 부각된 지카 바이러스 이슈에 맞서 기민하게 대처하고 나섰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검사법이 FDA의 신속한 심사를 거쳐 승인되었던 것. 뉴저지州 매디슨에 소재한 진단의학 정보 서비스업체 퀘스트 다이어그노스틱스社(Quest Diagnostics)의 ‘지카 바이러스 RNA 정성 실시간 RT-PCR 테스트’가 4월 FDA에 의해 긴급사용 승인(EUA)을 취득했다.
특히 퀘스트 다이어그노스틱스측에 따르면 환자들로부터 지카 바이러스의 RNA를 검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긴급사용 승인을 취득하고 상업적으로 발매에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은 처음이었다. 이전까지 지카 바이러스 검사법이 FDA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사례는 미국 질병관리센터(CDC)가 유일했지만, 이것은 CDC가 인증한 실험실 내에서만 사용이 가능했다.
한편 사노피 파스퇴르는 미국 월터 리드 육군병원 연구소(WRAIR)와 공동으로 한 지카 바이러스 백신 후보물질의 공동개발을 진행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7월 공표했다.
이처럼 기민한 움직임을 통해 글로벌 제약업계는 지카 바이러스 위기가 한풀 꺾이는 데 혁혁하게 기여했다.
4. 릴레이 허가신청 및 승인 바이오시밀러 시대 예약산도스社의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뉴포젠’(필그라스팀)의 바이오시밀러 제형 ‘작시오’(Zarxio: 필그라스팀-sndz)가 FDA의 허가를 취득하고, 호스피라社의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인플릭시맙)의 바이오시밀러 제형 ‘인플렉트라’(Inflectra)가 유럽시장에서 발매에 들어가는 등 2015년은 바이오시밀러 제형의 존재감이 부각되기 시작한 원년으로 평가할 만했다.
그렇다면 2016년은 바이오시밀러 제형 기대주들의 승인신청서가 속속 제출되었거나 허가를 취득하면서 바야흐로 본격적인 시장형성을 예약한 해로 기록될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로 암젠社가 2015년 12월 ‘휴미라’(아달리뮤맙)의 바이오시밀러 제형인 ‘ABP 501’의 허가를 유럽 의약품감독국(EMA)에 신청했다고 공표하면서 예열을 마친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해가 바뀌어 1월 ‘ABP 501’의 허가신청서가 FDA에 의해 접수됐다는 공표가 뒤를 이으면서 포문이 열렸다. ‘ABP 501’은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제형으로는 최초로 허가가 신청된 케이스이다.
그 후 ‘ABP 501’은 9월말 ‘암제비타’(Amjevita: 아달리뮤맙-atto)라는 상품명으로 FDA로부터 허가를 취득했다.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제형이 FDA의 허가를 취득한 것은 ‘암제비타’가 처음이었다. 또한 ‘암제비타’는 암젠이 허가받은 최초의 바이오시밀러 제형이었다.
2월 들어서는 산도스社가 ‘뉴포젠’의 개량제형에 해당하는 제품인 ‘뉴라스타’(페그필그라스팀)의 바이오시밀러 제형에 대한 허가신청서가 유럽 의약품감독국(EMA)에 의해 접수됐다고 공표했다. 산도스가 바이오시밀러 제형의 허가를 신청한 것은 ‘뉴포젠’(필그라스팀)과 ‘엔브렐’(에타너셉트)에 이어 ‘뉴라스타’의 바이오시밀러 제형이 3번째였다.
이후에도 산도스는 모노클로날 항체 약물 ‘맙테라’(리툭시맙)의 바이오시밀러 제형에 대한 허가신청서가 유럽 의약품감독국(EMA)에 의해 접수됐다고 5월 공표했다.
이에 앞서 화이자社는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제형인 ‘인플렉트라’(‘램시마’의 미국시장 상품명)가 4월 FDA의 허가관문을 넘어섰다고 공표했다. 그 후 ‘인플렉트라’는 11월 말부터 공급이 착수되어 미국시장에서 발매가 착수된 첫 번째 바이오시밀러 제형 모노클로날 항체(mAb) 약물이자 두 번째 바이오시밀러 제형으로 자리매김했다.
한여름 더위가 한창 체감온도를 높여가던 시점이었던 7월 미국 밀란 N.V.社는 ‘뉴라스타’의 바이오시밀러 제형에 대한 허가신청서가 EMA에 의해 접수됐다고 공표해 열기를 더했다.
그 후 산도스社의 종양괴사인자-α(TNF-α) 저해제 ‘이렐지’(Erelzi)가 8월 FDA로부터 다발성 염증성 질환 치료제로 허가를 취득했다. ‘이렐지’는 지난 1998년 11월 FDA의 허가를 취득했던 오리지널 제품 ‘엔브렐’(에타너셉트)의 바이오시밀러 제형이다.
밀란 N.V.社와 인도 제약기업 바이오콘社(Biocon)는 항암제 ‘허셉틴’(트라스투주맙)의 바이오시밀러 제형 ‘MYL-14010’의 허가신청서가 FDA에 제출됐다고 11월 공표했다. 미국에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제형에 대한 허가가 신청된 것은 ‘MYL-14010’이 처음이었다.
‘MYL-14010’의 허가신청서는 이에 앞서 8월 유럽 의약품감독국(EMA)에 의해 접수되어 심사절차가 진행 중이다.
한편 암젠社 및 엘러간社는 항암제 ‘아바스틴’(베바시주맙)의 바이오시밀러 제형인 ‘ABP 215’의 허가신청서를 11월 FDA에 제출했다.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 제형에 대한 허가신청서가 FDA에 제출된 것은 이것이 최초였다.
5. 아스트라제네카 폐암 신약 ‘타그리소’ 릴레이 승인아스트라제네카社의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Tagrisso: 오시머티닙 또는 ‘AZD9291’)은 2015년 11월 FDA로부터 첫 허가를 취득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신약이다.
‘타그리소’는 2016년 들어서도 2월 EU 집행위원회의 잠정승인 결정을 이끌어 낸 데 이어 3월에는 일본 후생노동성의 허가관문까지 뛰어넘었고, 기타 세계 각국에서도 심사절차가 현재진행형이어서 후속승인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타그리소’의 릴레이 승인 및 보폭확대는 한 국내제약사의 블록버스터급 기술수출 건이 무산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는 맥락에서 볼 때 손꼽아 볼만한 뉴스였다.
EU 집행위원회의 경우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을 거쳐 ‘타그리소’ 80mg 1일 1회 복용용 정제를 성인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T790M 변이 양성 비소세포 폐암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로 사용이 가능토록 승인했다.
‘타그리소’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티로신 인산화효소 저해제(EGFR-TKI)로 치료를 진행한 전력 유무와 무관하게 T790M 변이 양성을 나타내는 비소세포 폐암 환자들에게 투여하는 항암제이다. 발암을 촉발시키는 EGFR 변이와 종양세포들이 기존의 EGFR-TIK 치료제들에 저항성을 나타내도록 하는 T790M 변이를 타깃으로 작용하는 표적치료제가 바로 ‘타그리소’이다.
EGFR 저해제로 치료한 후에도 증상이 진행된 비소세포 폐암 환자 3명 가운데 2명에 가까운 비율로 T790M 변이가 나타나는 데, 이들은 치료제 선택의 폭이 매우 제한적인 형편이었다.
한편 영국 정부 산하의 의약품 효용성 심사기구인 NICE는 ‘타그리소’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 가운데 일부를 대상으로 ‘항암제 기금’(CDF)이 적용될 것이라고 10월 공표해 이 항암제가 한층 활발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임을 기대케 했다.
6. ‘하보니’ 데뷔 첫해 100억弗 고지 등정지난 2월 초 공개된 길리어드 사이언스社의 4/4분기 및 회계연도 전체 경영실적에 따르면 매출과 순이익 모두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이날 공개된 경영성적표에 따르면 C형 간염 치료제 ‘하보니’(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가 ‘소발디’(소포스부비르)의 뒤를 이어 데뷔 첫해에 100억 달러 고지 등정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한 것으로 나타나 단연 주목됐다. 지난 2014년 10월 FDA의 허가를 취득했던 ‘하보니’는 같은 해 곧바로 발매가 착수되었지만, 한해 전체 실적이 오롯이 반영된 것을 전제로 하면 이듬해가 사실상 데뷔 첫해였다.
참고로 지난 1997년 초 데뷔해 최고의 베스트셀러 드럭으로 십년권좌를 누린 콜레스테롤 저하제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의 경우 새로운 밀레니엄의 첫해였던 지난 2000년 매출액이 50억2,800만 달러에 불과(?)했었다. ‘리피토’가 100억 달러 고지에 등정한 것은 지난 2004년(108억6,200만 달러)의 일이었다.
4/4분기 실적을 제품별로 살펴보면 ‘하보니’가 33억4,500만 달러로 58.8% 급등하면서 회사 전체의 실적상승을 견인했다. 같은 C형 간염 치료제인 ‘소발디’(소포스부비르)의 경우 15억4,700만 달러로 2014년 같은 분기의 17억3,200만 달러에 비해 10.7% 뒷걸음쳤지만, 이것은 환자들이 소포스부비르 복합제인 ‘하보니’로 갈아탄 데에 따른 영향일 뿐이어서 그 의미를 재음미하게 했다.
회계연도 전체 실적을 보면 ‘하보니’는 138억6,4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례를 찾기 어려운 대기록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발디’의 경우 환자들의 약물환승 여파로 52억7,600만 달러에 머물러(?) 2013년 12월 FDA의 허가를 취득한 후 데뷔 첫해 102억8,300만 달러를 기록했던 2014년과 비교할 때 표면적으로는 실적이 50% 가까이 뒷걸음쳤다.
7. 예상밖 ‘브렉시트’ 표결 영국 제약업계 “멘붕”그리스가 국가부도 위기에 직면했을 당시 이 나라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 즉 ‘그렉시트’(Grexit)가 세계경제의 화두였다면, 2016년은 영국의 EU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Brexit)가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영국이 ‘브렉시트’에 대한 찬‧반 여부를 묻기 위한 국민투표 시행을 앞둔 시점이었던 5월 9일 영국 제약협회(ABPI)가 EU 회원국 지위의 유지를 지지하는 공식입장을 내놓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게 했다.
영국 제약협회는 이에 앞서 8일 영국 제약업계 및 생명공학업계의 최고지도자급 인사 93명이 서명한 연명장을 공개했다. EU라는 우산(雨傘) 안에 남아있을 경우 영국 내 환자들은 EU를 탈퇴했을 때보다 각종 첨단신약에 대한 접근권을 훨씬 빠르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날 영국 제약협회의 마이크 톰슨 회장이 제시한 회원국 유지 찬성론의 이유였다.
반면 EU에서 탈퇴하면 영국 제약사들은 한 예로 신약의 허가취득 절차를 자국 내 보건당국 따로, 유럽 보건당국 따로 투-트랙을 밟아야 하는 불편을 감수할 수 밖에 없게 된다는 점을 직시했다.
그 후 영국 제약협회(ABPI)는 EU 탈퇴가 확정될 경우 자국 내 환자들이 획기적인 임상시험에서 배제될 수 밖에 없고, 의료혁신에 대한 환자 접근성에도 제한이 뒤따르게 될 것이라며 5월 25일 심각한 우려의 뜻을 표명하고 나섰다.
급기야 영국 제약협회(ABPI)는 협회 회원사 최고경영자 다수와 함께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한다며 서명에 동참했다. 6월 22일 영국 제약협회에 따르면 협회 및 회원사 최고경영자들은 런던에서 진행된 주요기업 경영인 1,280명의 EU 잔류 서명에 참여했다.
EU가 세계 최대의 국경없는 단일시장이라는 점을 강조한 내용이 담긴 이날 서명에는 영국 제약협회의 마이크 톰슨 회장과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의 앤드류 위티 회장, 아스트라제네카社의 파스칼 소리오트 회장을 필두로 머크&컴퍼니社의 계열사인 MSD 유럽‧캐나다 휴먼 헬스社, 에자이社 유럽법인, 애브비社 유럽법인, 악텔리온 파마슈티컬스社 영국지사, 암젠社 영국‧아일랜드지사, 바이엘 그룹 영국‧아일랜드지사, 세엘진社 영국‧아일랜드지사, 그뤼넨탈 리미티드社 영국지사, 레오 파마社 영국‧아일랜드지사 및 사노피社 영국지사 등의 최고위급 경영자들이 동참했다.
같은 맥락에서 기업의 미래 또한 EU의 테두리 안에 존재함을 전제로 투자, 성장, 신규고용 등에서 더 많은 기회를 손에 쥘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브렉시트’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시행되었던 지난 6월 23일 유권자들이 받아든 투표용지에는 “Yes or No”가 아니라 “Leave or Remain”(떠날 것인가, 아니면 남을 것인가)가 인쇄되어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영국국민들은 ‘브렉시트’를 택했고, 이에 따라 위기는 “Remain”이면서 기회는 “Leave”로 귀결될 수 있음을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고개를 들기에 이르렀다.
한편 EU의 통합 FDA에 해당하는 기구인 유럽 의약품감독국(EMA)은 영국의 ‘브렉시트’, 즉 EU 탈퇴 찬‧반 국민투표 결과를 받아들인다며 7월 6일 공식입장을 표명했다.
이를 보면 차후 EMA의 소재지 및 역할수행 등은 앞으로 영국과 EU의 관계가 어떻게 정립될 것인가에 의해 결정된 사안이라는 점을 지적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 심지어 이날 EMA는 회원국들이 미래의 EMA 본부를 유치하겠다는 의향을 밝히거나 관심을 표명해 온다면 이를 환영할 것이라고 전해 여운을 남겼다.
‘브렉시트’가 결정된 후 스페인, 덴마크, 이탈리아, 스웨덴 등 새로운 본부를 자국으로 유치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회원국들이 속출해 차후의 추이를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8. 밀란 항알러지제 ‘에피펜’ 약가이슈 부각미국 밀란 N.V.社가 약가논란에 직면했던 자사의 항알러지 자가주사제 ‘에피펜’(EpiPen: 에피네프린 주사제) 오토-인젝터(Auto-Injector)의 가격을 최대 절반 수준으로 신속하게 인하하는 조치를 8월 25일 내놓아 눈이 크게 떠지게 했다.
높은 본인부담금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환자들을 위해 접근성 향상 프로그램을 확대시행키로 했다는 것이다. 밀란측이 이날 내놓은 조치는 하루 전이었던 24일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힐러리 클린턴 前 국무장관이 ‘에피펜’의 약가문제를 꼬집고 나섰던 것과 무관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더욱 시선을 잡아끌었다.
클린턴 후보는 2015년에도 튜링 파마슈티컬스社(Turing)가 톡소플라스마증(톡소포자충 감염증) 치료제 ‘다라프림’(Daraprim: 피리메타민)의 약가를 한 정당 13.50달러에서 750달러로 대폭 인상한 것을 꼬집고 나서면서 파격적인 약가억제 공약을 공개했던 주인공이다.
밀란측의 발표에 따라 세이빙 카드(savings card)를 사용해 구입하는 환자들의 경우 ‘에피펜’ 2팩에 최대 300달러의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세이빙 카드를 사용할 때 300달러까지 혜택이 적용된다는 것은 ‘에피펜’을 구입할 때 치러야 하는 비용을 50%까지 절감할 수 있게 될 것임을 의미했다. 밀란측은 아울러 환자 지원 프로그램의 적용대상을 2배로 늘려 의료보험 미 가입자들과 충분한 수준으로 보험을 들지 않은 환자 및 가족들에게도 본인부담금을 면제해 주기로 했다.
밀란측은 민영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환자들을 돕기 위해 ‘마이 에피펜 세이빙 카드’(My EpiPen Saving Card)를 사용해 ‘에피펜’ 오토-인젝터를 구입할 경우 비용을 전혀 지불하지 않을 수도 있도록 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왔다. 덕분에 2015년에는 ‘에피펜’ 오토-인젝터를 구입한 환자들 가운데 전체의 80%에 육박하는 이들이 본인부담금을 전혀 지불하지 않았다고 밀란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건강보험개혁법’(Affordable Care Act)이 시행됨에 따라 의료보험 환경이 변화하면서 고액공제건강보험에 가입된 환자 및 환자가족들과 건강보험 미 가입자, 약국에서 현금을 치르고 구입해야 하는 환자 등은 높은 약가부담을 감수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따라왔다.
한편 밀란측은 ‘에피펜’ 오토-인젝터의 가격을 최대 절반 수준으로 인하하는 조치를 내놓은 직후였던 29일 퍼스트 제네릭 제형을 선보이겠다는 계획까지 추가로 공개했다. 자회사를 통해 ‘에피펜’ 오토-인젝터 2팩 들이 제품의 퍼스트 제네릭 제형을 300달러의 약가에 발매하겠다는 것이었다.
9. FDA‧EU, 신약 신속심사 촉진제도 앞다퉈 도입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새로운 의약품 및 의료기기의 발매를 승인하기 위한 FDA의 심사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연구‧개발에 소요되는 자금조성을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21세기 치유법안’(the 21st Century Cures Act)에 12월 13일 최종서명을 마쳤다.
‘21세기 치유법안’은 이로써 3년여에 걸친 논의와 심의절차를 거쳐 마침내 제정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21세기 치유법안’은 이임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이 최종서명한 주요법안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 프레드 업튼 위원장(공화당‧미시간州)와 다이애나 드제트 하원의원(민주당‧콜로라도州)에 의해 발의되었던 ‘21세기 치유법안’은 이에 앞서 하원이 11월 30일 찬성 392표‧반대 26표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한 데 이어 상원도 12월 7일 찬성 94표‧반대 5표로 통과시킨 바 있다.
‘21세기 치유법안’은 마약 및 아편양 제제 전문의약품의 오‧남용 억제와 정밀의학 진흥 플랜, 항암제 신약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암 혁신 프로젝트(Cancer Moonshot), 알쯔하이머 퇴치를 위한 뇌 연구 등에 앞으로 7년여 동안 총 6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을 포함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의 주도하에 차후 10년 동안 정밀의학 진흥과 항암제 및 알쯔하이머 치료제 개발 등에 소요될 48억 달러의 예산을 마련해 지원토록 하는 내용도 법안에 포함되어 있다. 아울러 10억 달러의 자금을 조성해 마약중독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 사용토록 하는 내용 또한 삽입되어 있다.
FDA의 허가심사와 관련해서는 승인신청서를 제출할 때 현행보다 소규모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도출된 자료를 첨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눈에 띈다.
이와 별도로 유럽에서도 FDA의 신속심사 제도와 마찬가지 성격의 새로운 제도가 도입됐다. 아직까지 충족되지 못한 의료상의 니즈에 부응할 것으로 기대되는 유망약물들의 개발 및 심사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기 위해 유럽 의약품감독국(EMA)이 신속심사 프로그램의 일종인 ‘PRIME(PRIority MEdicines) 제도’를 도입한다고 3월 공표한 것.
이 제도는 현재 사용 중인 치료제들에 비해 약효 측면에서 상당한 수준의 비교우위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거나, 아직껏 뚜렷한 치료대안이 존재하지 않는 질환들을 타깃으로 개발이 진행 중인 약물들에 대해 우선권을 부여하기 위해 마련됐다.
아울러 허가신청서가 제출되면 심사절차를 빠르게 진행함으로써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켜 줄 치료제들에 대한 환자 접근성이 조기에 확보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EMA의 복안이다.
10. 다보스 포럼서 약물내성 슈퍼버그와 전쟁 선포총 80여곳에 달하는 글로벌 제약기업, 제네릭기업, 진단의학기업 및 생명공학기업들과 주요 관련단체들이 이른바 ‘슈퍼버그’(superbugs)라 불리는 각종 약물내성 감염증에 대처할 포괄적인 행동을 전개하기 위해 협력해 나갈 것을 각국 정부와 업계에 촉구하고 나섰다.
새해 벽두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 경제포럼에서 1월 21일 나온 ‘항균제 내성과의 전쟁 선포’(The Declaration on Combating Antimicrobial Resistance)가 바로 그것이었다.
갈수록 심각성이 더해가고 있는 약물내성 문제에 대처하는 데 필요로 할 신약을 개발하는 데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자 각국 정부와 업계가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야 한다는 내용의 선언문이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선언문에는 18개국 85개 기업과 9개 관련단체들이 초안작성에 참여하고 서명을 마쳤다.
이날 나온 선언문은 의약품 및 진단의학 개발사들이 항생제 관리(antibiotic conservation)와 새로운 의약품, 진단의학 제품 및 백신의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전 세계적인 차원의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원칙에 처음으로 합의했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각별한 의미를 내포했다. 각종 약물내성 감염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필수적인 항생제와 진단의학 제품, 백신 및 기타 각종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투자를 뒷받침하고자 관련기업들이 협력해 나간다는 데 선언적인 의미를 넘어서 구체적인 행동이 뒤따라야 할 것임을 세계 각국 정부에 촉구하고 나선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졌기 때문.
특히 선언문은 항생제 처방을 개선하기 위해 신속한 현장진단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항생제를 대량으로 처방한 의사와 약사, 수의과의사 등에게 직접적인 보상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한 의료계의 현행 인센티브 구조를 변경하는 등 항생제 관리에 기울여질 지속적인 노력을 지지한다는 뜻을 천명했다.
이에 따라 서명에 참여한 기업들은 보다 신뢰할 만하고 지속가능한 항생제 시장모델을 제시할 새로운 대체 시장구조를 개발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데 필요한 기금을 조성하기 위해 배전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여기에는 항생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기술적‧학술적 도전을 극복할 수 있도록 기업이 R&D에 투자하는 데 최적의 인센티브가 제시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삽입됐다.
아울러 항생제 사용에 따른 가치(benefits)가 약가에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는 내용과 함께 항생제의 수익성과 판매량 사이의 연계성을 감소시킬 수 있는 새로운 지급모델(예: 기업의 판촉활동 필요성 감소)이 제시되어야 한다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또한 선언문은 2년마다 개정을 단행해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기로 했다.
이덕규
2016.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