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료
행정동 개편따라 "약국 간판 바꿔 볼까?"
행정동 개편이 약국명(名) 적체와 갈증을 해소하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쇄신이나 조직 슬림화 차원에서 행정동 통·폐합 작업을 진행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늘면서 동이름이 바뀌고, 이에따라 발빠르게 약국이름을 선점하거나 바꿀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새로 약국 개설을 고민하는 경우 바뀌는 행정동을 약국명에 사용해 선점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고, 기존 약국의 경우 사라지는 동(洞)명을 약국간판에 계속 사용하느니 이번 기회에 변경하면서 분위기나 이미지 쇄신도 가능하다.
◇ 약국명 적체 현상 심해
그동안 약국간판은 약국이 위치한 행정구역을 사용하거나 일반적인 명칭을 주로 사용해 왔다. 최근에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약국도 자주 등장한다.
행정동 개편작업이 약국명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일반적인 약국이름이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러 적체현상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 사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상호가 적다는 얘기다.
약국이름의 적체는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홍보효과나 시너지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름은 여지없이 비슷한 상호를 사용하는 약국이 수개를 넘는다.
서울시내에서 약국간판에 '종로'를 사용하는 경우만해도 이미 20개를 넘어섰다. 정확히 다른 약국과 이름이 일치하는 경우도 흔하고, 또 절반 이상은 비(非)종로 지역에 있다.
약간 비켜간 경우가 '종로○○약국'이나 '○○종로약국'으로 표현하는 정도.
전국적으로 '서울'을 사용하는 약국도 수십개가 존재하고, 상표등록과 관련해 한동안 이슈가 된 약국명 '대학'의 경우 서울 기준으로 비슷한 약국만 20개에 육박했다.
◇ 시험무대 될 '관악구'
관악구는 최근 27개 행정동을 21개로 통폐합하는 작업을 완료하고 9월부터 사용한다.
이에따라 기존 '봉천'은 사라지고 '보라매' '낙성대' '인현' '청룡' '성현' '은천' '행운' 등 9개 동명이 새롭게 등장한다. 또 모두 14개 동인 '신림'은 '신사' '삼성' '난곡' '서원' '대학' 등 10개 동명으로 나눠졌다.
적어도 이 지역에서는 새로 생기는 동이름만큼 약국이름을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졌다. 특히 이미 대중적인 인지도가 있는 보라매·낙성대, 시너지효과가 예상되는 행운·대학·신사·삼성 등의 약국간판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지역 대표' 상징성 기대
일부를 제외하고는 약국명이 명성이나 지역 대표성을 표현하는데는 한계에 봉착했다. 경영에 도움이 될만한 참신한 약국이름을 새롭게 구상하는 일이 그만큼 어려워진 것. 또, 비슷한 약국간판이 많다보니 자칫 잘못하다가는 상표등록이나 영업권 침해 등의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행정동 개편은 또다른 약국 이름을 생각하거나 새롭게 약국을 개설하려는 경우 '긍정적인 계기'다.
물론 약국 이름이 약국경영이나 매출과 어느정도 상관관계가 있는지 정확히 수치화된 것은 없는 상황. 하지만 국내 정서상 지역명을 간판에 사용하는 것은 인지도 확보와 더불어 지역에서 '대표성'을 부여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기대할 수 있다.
◇ 관악구 이어 경기도 등 예정
관악구 외에도 광역지자체인 경기도 역시 행정동 개편작업이 진행중이다.
경기도의 경우 이미 연말까지 도내 85개동의 행정동 통폐합 작업을 마무리 하기로 하고 작업을 진행중에 있으며 기초지자체인 대전 동구와 경북 김천시 등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밖에도 상당수 지자체가 행정동 개편을 저울질하는 분위기다.
관악구 처럼 기존 동명을 거의 버리고 밑그림을 새로 짜는 경우가 될지, 예전 동명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지는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적어도 일부 약국간판이 바뀌는 단초는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새로 생기게 될 동명을 선점하기 위한 약국가의 '간판경쟁'도 흥미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아직은 관심밖'
행정동 개편에 대한 관심이 아직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약국 얼굴인 간판을 바꾸는 것이 힘든 일은 아니다. 행정적 절차나 수수료가 약국명을 바꾸기에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확보한 인지도를 버리고 새롭게 개척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 약국을 개설하는 경우 상대적으로 관심이 높다.
관약구 한 약사는 "현재까지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경우는 듣지 못했다"라고 전제하고 "별안간 발표된 내용이라 사전에 준비하거나 관심을 둘만한 사항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채규
2008.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