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료
서울지역 구(區) 약사회 '9개로 통합되면?'
정부 차원에서 자치단체 통합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통합이 현실화되면 각급 약사회에도 적지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행정구역이 통합되면 시군구 약사회 역시 하나로 묶는 작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시군구 약사회가 통합되면 회장의 입지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여, 통합 이후 약사회 선거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자체 통합 논의는 지난 7월 자율통합을 추진하는 지자체에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정부 발표를 시작으로, 8·15 경축사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이 행정구역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더욱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서울시 각 구(區)를 9개로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하면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시정개발연구원의 연구결과는 인구를 기준으로 한 현재의 체제를 통근·통학·오락 등 실제 생활권에 따라 25개 행정단위를 9개로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종로·용산·중구를 도심권으로 묶고, 동대문·성동·광진·중랑은 동북1권, 성북·강북·도봉·노원은 동북2권, 은평·서대문·마포는 서북권으로 묶었다.
또, 강서·양천은 서남1권, 영등포·구로·금천은 서남2권, 동작·관악은 서남3권으로 통합되고, 강남과 서초, 송파와 강동은 각각 동남1권과 동남2권으로 합쳐진다.
이렇게 9개 자치구로 통합되면 평균 100만명 내외, 면적은 55㎢ 안팎이 된다는 것이 시정개발연구원의 설명이다.
주목할 것은 이렇게 통합 자치구가 되면 의회는 통합자치구 의원을 선출하고, 이들 의원이 서울시 의원을 겸직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대목이다. 불필요한 선거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기초-광역의회간의 업무연계도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기준과 방안이 현실화되면 각 구 약사회 역시 비슷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또 현재보다 입지가 커질 것으로 보이는 통합 구(區) 약사회 회장 선거에 도전하는 인사도 많은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현재 정관상 시도 약사회(지부)와 시군구 약사회(분회)는 행정구역을 기준에 따라 설립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면서 "만약 행정구역이 통합되면 약사회 조직 역시 같은 규모로 조정된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행정구역에 대한 얘기가 정확히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현실화되면 약사회 조직 역시 비슷하게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약사회를 기준으로 볼 때 구 약사회는 모두 24곳이다. 회원규모 등을 감안해 도봉·강북구가 통합 약사회로 운영되면서 행정구역보다 하나가 적은 상황.
만약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발표한 통합(안)대로 9개로 서울의 지자체가 통합될 경우 개편되는 구 약사회는 최소 개국회원수 400명을 넘는 거대 조직으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초를 기준으로 서울에서 개국회원수가 가장 많은 강남구약사회(360여명)의 규모를 뛰어넘는 숫자다.
이렇게 되면 약사회 조직과 회무를 운영하는데는 보다 긍정적이라는 것이 약사회 관계자들의 얘기다. 회비에 의존하는 약사회 운영이 회원수와 회비가 증가함에 따라 보다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사업계획 수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서울지역 구 약사회 회장은 "9개로 통합될 경우 최소 개국 회원수가 400명을 넘을 것"이라고 전하고 "이렇게 되면 예산이나 여타 부분을 고려할 때 보다 발전적인 사업계획 수립과 진행이 가능하리라고 본다"고 전했다.
이렇게 약사회 운영에 긍정적인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이에 따른 변화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각 통합된 시군구 약사회 회장의 입김이 커져 선거가 과열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회장직을 놓고 치열한 경선이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회장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시도 약사회를 능가하는 경선을 거쳐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일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또,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일선 회원약국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단점도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적어도 지금보다는 친밀감과 유대감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관계자의 얘기다.
더불어 개국 회원 700명 안팎의 대형 약사회와 상대적으로 회원수가 많지 않은 약사회와의 격차도 통합을 계기로 점차 표면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같은 지자체 통합 논의는 서울 이외 지역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수원과 화성, 오산시을 하나로 묶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고, 성남과 하남, 광주도 하나의 지자체로 통합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또, 양주와 동두천, 의정부에 이어 안양, 군포, 의왕, 과천 역시 지자체 통합 논의가 있다. 안산과 시흥도 비슷한 얘기가 있는 가운데 인천시 계양구와 서구, 김포, 강화를 하나로 묶는 안도 논의되고 있다.
경남에서는 마산과 창원, 진해, 함안을 묶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으며, 경북에서는 구미와 김천, 상주 3개 통합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마산, 창원, 진해 3개 시의 통합이 현실화되면 인구 108만의 새로운 행정단위가 등장하는 것으로, 함안군까지 포함하게 되면 인구 111만의 울산광역시 보다 커져 새로운 광역시와 새로운 시도 약사회(지부)가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임채규
2009.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