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료
"의약품관리료 감소되면 폐업약국 속출할 것"
대형병원 앞 조제전문약국 관계자들이 의약품관리료가 인하되면 처방조제를 위주로 운영되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주변 약국의 경영압박이 심해진다며 적절한 대책을 요구했다.
조제전문약국협의회(대표 서광훈 약사, 정문약국) 소속 회원 10여명은 7일 오후 대한약사회관을 찾아 김구 대한약사회장과 면담을 갖고 최근 논의된 의약품관리료 조정이 약국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에 대한 대안을 주문했다.
협의회는 현재 논의된 내용이 현실화될 경우 병원급 이상 대형병원 인근 약국은 대략 13~19%, 병원급의 경우 5~10% 가량의 조제료 삭감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주로 7일 이상, 길게는 30일 이상의 장기처방을 수용하는 약국의 경영악화로 인한 폐업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특히 7월 이후 경증질환에 대한 본인부담금도 인상될 예정이라 상급병원 이용자가 감소하게 되면 주변 약국의 경영수지는 더욱 곤란해 진다는게 이날 면담에 참석한 약사들의 얘기다.
조제전문약국협의회 한 관계자는 "자료를 분석한 결과 피해액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면서 "아전인수라고 해석할 수 있겠지만 형평성에 벗어나는 경우라고 본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극심한 타격은 병원 앞, 그것도 처방전 흡수율이 높지 않은 약국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병원 앞 문전약국 폐업이 늘어나면 병원 이용자들의 불편이 생기고, 이렇게 되면 최근 병원 단체에서 들고 나온 원내조제의 빌미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병원 앞 조제전문약국 숫자가 줄어들더라도 동네약국에서 이들 병원 처방전을 수용하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원내조제 얘기가 대두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의약분업의 틀이 깨진다는 것이 이들의 논리다.
협의회는 현재 논의된 의약품관리료 부분을 대입해 본 결과 주요 약국의 소득은 적게는 50%에서 심할 경우 적자로 돌아서는 사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관련 분석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강남의 한 약국은 연 감소액이 3억원에 이를 것으로 파악됐다. 종로의 한 조제전문약국 의약품관리비 감소액은 월 1,4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세전추정소득은 지난해 2억원 규모에서 3,800만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또, 같은 기준으로 영등포의 한 약국은 지난해 4,600만원 세전소득에서 올해 1,400만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의회 또다른 관계자는 "관례 통계에 잡히는 매출상위 2~3%의 약국이 소득 상위 2~3%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자신이 경영을 잘못 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 환경에 따라 경영압박이 심해지고 폐업이 늘어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만약 대한약사회에서 이러한 상황에 대한 적절한 대안이 제시되지 않으면 연이어 약사회를 방문해 대책을 촉구할 예정이다.
서광훈 협의회 대표는 "김구 회장으로부터 전반적인 추세를 막기는 힘들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다만 손실분을 (다른 쪽에서) 보충해 주는 쪽에서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답을 들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서 회장은 "의약품관리료 감소가 현실화되면 상황에 따라서는 폐업이 상당히 늘어나고, 약국을 경영하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면서 "앞으로 적절한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2번, 3번에 걸쳐 약사회를 다시 방문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임채규
2011.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