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료
<기획> 문전약국, 경영난 그 위기의 실체는?
지난 2000년 시행된 의약분업이후 호황을 누려 왔던 대형병원앞 문전약국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약국들간의 치열한 처방전 수용경쟁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11월부터 도입된 금융비용 합법화, 그리고 의약품 관리료 삭감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전약국 일각에서는 '호시절'은 끝났다고 단언하는 약사들이 있는가 하면, 문전약국의 위기는 전체 약국가의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도대체 무엇이 문전약국을 위기상황으로 몰고 가는지 약업닷컴(www.yakup.com)이 현미경을 들이대 봤다 <편집자 주>
- - - - - 글 싣는 순서 - - -----① 지금 문전약국은 '엄동설한'② 문전약국 경영난, 그 위기의 실체는③ 카드 수수료, 의약품 관리료 삭감 등으로 앞으로 남고 뒤로 밑져④문전약국 줄 폐업 위기 … 의약분업에도 영향 미치나
최근 대형병원 인근 약국들, 소위 문전약국들의 경영난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문전약국들은 지난해 쌍벌제가 시행되면서 소위 뒷마진을 금융비용이라는 이름으로 공식적으로 받을 수 있게 됐으나, 높은 카드수수료, 의약품 관리료 인하, 경증질환 외래환자 약제비 본인부담금 인상 등으로 경영상 어려움에 봉착했다.
금융비용부터 최근 의약품 관리료 인하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제도변화에 따라 경영위기를 체감하는 문전약국들의 다급한 목소리가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일차적으로 지난해 정부가 쌍벌제를 시행하면서 그동안 약국이 제약과 도매업체로부터 제공받던 마진, 소위 뒷마진을 금융비용이라는 이름으로 최대 2.8%(카드포인트 1%+금융비용 1.8%)까지 비용을 받게 됐다. 그러나 금융비용이 합법화 되기 이전에 문전약국들은 보통 할인, 할증 등의 방법으로 보통 의약품 결제금액의 3%~5%의 뒷마진을 받아왔다. 의약품결제대금이 크다보니 뒷마진의 비용도 클 수 밖에 없었고 이를 약국 경영에 유용하게 썼던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이같은 뒷마진이 금융비용이라는 이름으로 합법화 되면서 최대 2.8%로 상한선이 생기자 오히려 문전약국들은 기존에 받던 것의 절반 수준에 그치게 됐다.
그 간의 뒷마진보다 더 적은 수준의 금융비용을 받게 되다 보니 그동안 뒷마진으로 운영하던 부분에 위기가 찾아온 것.
정부가 제시한 2.8%의 금융비용을 받기 위해서는 최대 45일내 의약품 구입대금을 결제해야 하는데 한달 의약품 구입액이 크다보니 45일내(매달 1일 의약품 구입대금을 다음달 15일에 결제할 때 기준) 대금을 결제하기가 벅차다는 말도 나온다.
한달치 의약품 구매 시, 억단위가 기본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내 한 대형병원 앞 약사는 한 문전약국 약사는 “금융비용을 최대 2.8%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이는 최대 45일 내 결제할 때 1.8%를 보전받는 것이고 회전기일이 2개월, 3개월씩 늘어날수록 받을 수 있는 비용은 점차 깎인다. 또한 금융비용에 세금이 부과되는 점을 고려할 때, 실제로 받는 금융비용은 2.8%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약사는 “결국에 시간이 지나면 문전약국들이 경영상 압박을 받기 시작할 것이다. 약국의 부채가 늘어나다 보면 1.8%에서 0.6%의 금융비용을 받기 위해 회전기일을 단축하려는 노력이 줄어들고 예전처럼 회전기일을 늘리는 약국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전약국은 보통 장기처방을 선호하는 대형병원 앞에 위치하고 있으며 처방전 조제가 주 업무다.
실제로 서울대병원 앞 한 문전약국의 3월달 처방전에는 3일 단위의 처방전도 간간히 보였으나 주로 7일 이상의 장기처방(90일, 112일, 120일, 128일 등)이 많았다.
90일 장기처방전의 약을 조제한다고 가정할 경우,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 번을 기준으로 한번에 270포짜리 약을 조제해야한다.
약의 1차 포장에 쓰이는 약봉투 재질에 따라 봉투값이 6원에서 10원 정도 하는 점을 고려할 때 270포(90일 조제 기준)짜리를 포장할 경우 2,700원(10원짜리 기준)의 1차 포장비가 든다.
여기에 포장된 약을 다시 종이봉투에 포장하고, 이를 다시 비닐봉지에 포장하면 2차 포장비가 더 소요된다.
서울 시내 문전약국 약사는 “이 근처 대형병원은 내과, 종합외래가 활성화돼 있어 장기처방비율이 높다. 이로 인해 한번에 드는 기본 포장비도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기처방의 경우 약이 많아 이를 조제할 약사, 검수할 약사 인력도 반드시 필요하며, 고난도의 조제를 해야 하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여러명의 근무약사가 필요한 실정이다.
여기에 주 40시간 근무 규정을 지켜야 하면서 항상 일정명수의 약사가 필요한 문전약국의 경우 인건비는 점차 늘어나는데 수입은 점차 줄어드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는것이다.
인건비를 줄일 수도, 조제를 안할 수도 없는 상황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
이처럼 문전약국의 조제업무를 충실히 소화하는데 필요한 기본비용에 대한 고려가 없다는 것이 문전약국들의 지적이다.
또한, 문전약국이 경영난 타개를 위해 인력을 줄여 처방전 소화비율이 지금보다 줄어들면 그 장기처방전이 동네약국으로 유입되고, 결국엔 동네약국도 현재 문전약국들이 겪는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금융비용, 카드수수료, 의약품관리료 인하 등으로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는 문전약국은 ‘이제 더 이상 갈 길이 없다’는 것이 문전약국들의 호소다.
이혜선
2011.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