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DEHP’ 함유 수액줄 사라지나?
폴리염화비닐(이하 PVC)을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 사용되고 있는 첨가제 ‘프탈레이트류(DEHP)’는 대표적 환경호르몬이자 발암물질이다.
지난 2006년 시민단체들이 PVC 수액백(링거백)에 이 DEHP가 사용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면서,국내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
DEHP가 생식 기형을 초래할 수 있고 대사증후군과 같은 질환을 유발하는 내분비계 교란물질이라는 것이 드러난 것.
미국암학회가 발암물질 20종에 포함시킨 DEHP는 천식, 유산, 조산, 유방 조기 성숙 등을 초래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환경부도 2007년 PVC 수액백 사용을 금지시켰다.
시민단체들의 문제 제기로 DEHP가 첨가된 의료용품이 사라지게 됐지만,DEHP가 사용된 의료용품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수액백에 연결해 사용하는 ‘수액줄(링거줄)’.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액백은 문제의 심각성을 우려해 DEHP를 첨가하지 못하도록 하면서도 수액줄에는 아무런 규제를 가하지 않고 있는 ‘아이러니’가 연출되고 있다.
실제 DEHP가 사용된 PVC 수액줄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국내 한 연구팀이 DEHP가 첨가된 수액줄을 이용, 혈관주사를 맞은 임신부 32명의 소변을 조사한 결과 모든 임신부에서 DEHP가 검출됐다.
수액줄에 사용된 DEHP가 임신부의 혈액에 녹아 있다 소변으로 검출된 것.
이런 가운데 수액줄에도 DEHP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내용의 ‘의료기기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4314)’과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각각 지난달 28일, 4월 4일 안홍준 의원에 의해 대표 발의됐다. 이들 개정법률안 이름을 올린 의원은 안홍준 의원을 비롯해 각각 10명, 11명.
대표발의자 안홍준 의원은 의료기기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 배경에서 “PVC를 유연하게 만들어주는 프탈레이트류(DEHP)는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으로 발암, 생식기 장애, 주의력 결핍 등을 일으킨다”고 밝히고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PVC 링거줄 사용에 아무런 제제가 없다”며 법안 발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암 환자나 일부 환자를 제외하고 건강보험급여 기준이 제한적이어서 어린이, 임산부 및 노약자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며 “환경호르몬 등 유해물질로부터 어린이 등 특정대상의 건강을 보호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기기에 대한 환경 호르몬 안전 기준을 마련, 의료기기 취급자 및 의료기기제조업자 등이 이를 지키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도 대표 발의했다.
그는 “유해화학물질 성분이 없는 친환경치료재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선 의료기관이 현행법상 보험급여가 안된다는 이유로 사용을 꺼리고 있어 급여화를 실시할 규정이 필요하다”며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DEHP에서 자유로운 수액줄이 없는 게 아니다.
모 기업은 최근 미국 바스프사와 제휴, DEHP가 없는 수액줄 ‘인퓨그린(INFU-GREEN)’을 내놓았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도 지난 3월 환경호르몬으로부터 자유로운 점적통과 수액줄이 포함된 수액세트를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병원에서는 아산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고대의료원, 경희대병원 등이 친환경 수액줄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권구
2013.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