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수 공여자 NK세포 투여, 백혈병 진행 50%↓
서울아산병원 이규형 교수 외 공동연구팀 난치성 암 치료 새로운 대안 제시
입력 2023.03.20 16:08 수정 2023.03.2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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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질환 중에서도 급성골수성백혈병과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은 항암제에 잘 반응하지 않고 골수이식을 받아도 재발이 잦아 좋은 예후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환자에게 부모나 자식의 골수를 이식한 후 동일 가족의 자연살해(NK) 세포를 투여하면 병 진행 가능성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다.

NK세포는 혈액 내 백혈구 일종으로 면역체계 최전방을 방어하는 세포다. 다른 자극 없이도 암세포 근원이 되는 암 줄기세포를 인식하고 살상하기 때문에 차세대 면역치료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혈액내과 이규형 교수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최인표 명예연구원, 조광현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급성골수성백혈병 및 골수형성이상증후군으로 부모와 자식 간 골수이식을 받은 환자에게 골수 공여자의 NK세포를 투여한 결과, 투여받지 않은 환자군에 비해 병이 진행한 비율이 50%정도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재발이 잘 되거나 고위험으로 분류되는 혈액질환에서 NK세포 치료제가 효과가 있음을 입증하며 난치성 암 치료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데 의의가 크다. 

연구팀은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시험 참가자 76명을 모집했다. 참가자는 모두 급성골수성백혈병 및 골수형성이상증후군으로 인해 부모와 자식 간 골수 이식을 받은 반일치 골수이식 환자였다.

급성골수성백혈병과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은 인구 고령화에 따라 발병 빈도가 급격히 늘고 있지만, 백혈병 세포가 항암제에 내성을 보이고 골수이식을 시행하더라도 대부분의 환자에서 치료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참가자를 NK세포 투여군 40명과 대조군 36명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NK세포 투여군에는 골수 공여자로부터 유래한 NK세포 치료제를 골수이식 후 2~3주에 걸쳐 2회 투여했으며, 치료에 따른 면역학적 상태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혈중 림프구 수치, 세포 독성 등을 정기적으로 측정했다.

관찰 기간은 2020년 9월까지 총 30개월로 그 사이 병이 진행된 경우는 투여군이 35%, 비투여군이 61%로 두 집단 간 50%가량 큰 차이를 보였다.

골수이식 후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면역 회복 정도를 살펴보기 위해 NK세포와 T세포의 평균적인 개수를 측정했더니, 투여군이 비투여군보다 각각 1.8배, 2.6배 더 많았다.

반일치 골수이식 당시 치료 효과가 매우 낮은 불응성 환자는 57명이었는데, 이 중 완전한 차도를 보인 비율이 투여군에서 77%, 비투여군에서 52%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단일세포 RNA 시퀀싱을 통해 작용기작을 분석해, NK세포 투여군에서 유사메모리 NK세포가 비투여군에 비해 34배 증가한 점을 확인했다. 또한 증가한 유사메모리 NK세포가 환자 메모리 CD8 T세포를 증식시킴으로써 항암 효능을 높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서울아산병원 이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난치성 혈액질환에서 NK세포 효력을 임상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그동안 추가 치료가 불가능했던 많은 환자를 위해 NK세포를 활용한 치료제 개발 연구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생명공학연구원 최인표 명예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연구자 주도 임상 2상으로 진행됐으며, 현대 NK세포 치료제의 조건부 허가를 위해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군을 대상으로 국내 의료기관 세 곳에서 NK세포 치료제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혈액암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인 ‘루케미아’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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