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병도<서울시약사회 정책실무팀장>
2009년 약대증원 이야기가 나오더니 이듬해 약업계의 반발 속에서 약대 정원이 나눠먹기식 ‘미니 약대’를 15개나 쏟아냈다.
1,200명이던 약대 정원이 계약학과와 정원외 입학까지 더해져 무려 1,800명으로 늘어났다. 약대증원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근거를 가지고 공개적인 논의가 선행돼야 하며, 이미 결론을 정해놓고 논의를 진행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주장은 무시됐다.
증원의 명분으로 6년제로 인한 2013~2014년 약사 미배출로 인한 약사인력 부족, 제약 산업의 약사인력 충원, 병원약사의 부족 등을 이야기하지만 어디에도 현재 배출되는 약사 인력만으로 수급 불균형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공식적인 고찰은 없었다.
오히려 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를 보면 2008년 이후로 약사인력은 공급과잉으로 돌입한다는 결론을 내렸고, 교육부 연구에서도 의사수 대비 약사인력 수요을 추계한 결과 6년제에서도 공급과잉이라는 의견이 제출됐다.
젊은 약사그룹들은 “약사인력 부족을 우려한 일부 단체의 약대 정원 증원요청은 이기적이고 근거 없는 주장(약준모)”이라며 복지부의 정원증원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약대 증원과 신설은 교육 100년 대계는 물론 향후 수십 년 이상 국민의 건강과 경제에 영향을 끼칠 보건의료계의 중요한 문제임에도 겨우 5~6년 정도의 약사인력 수급의 결손을 메우기 위해 졸속으로 처리한 정치권 및 병원약사회, 약학대학협의회에 유감을 표했다.
복지부가 약사인력 수급에 관한 장기적인 연구용역 없이 일부 단체의 이권에 떠밀리고 정치인들의 지역구 챙기기에 근거 없는 증원을 했다는 비판이다.
게다가 우려한대로 미니약대를 현실화한다는 미명하에 올해 약대정원은 드디어 2,000명에 육박했다.
이제 좀 있으면 한해 2,000명씩 약사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한 때 의대보다 더 높던 한의대 커트라인, 서울대나 카이스트 졸업생들이 다시 한의대를 들어간다는 보도를 메스컴에서 연일 접하던 것이 엊그제였다.
그러나 지금은 한의사들이 수요 예측을 잘못해 한의대 정원을 너무 늘려놓아 신규 한의사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난리가 아니라고 한다.
얼마 전 택시기사로부터 벌이가 너무 어렵다며 그 이유가 서울시가 선심 쓰듯 개인택시 사업자를 내줬기 때문인데, 이제는 통제가 불가능해지자 아예 신규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며 실패한 수급정책에 불만을 토로하는 것을 들었다.
의사협회에서도 의사과잉배출을 우려 부실의대를 퇴출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이런 와중에 약대정원은 약대신설과정에서의 정치적 고려, 원칙을 무시한 뻥튀기 발표, 정원외 입학이나 계약학과 등의 편법적인 증원에 의해 위험수위를 넘어버렸다.
앞으로 신규 약사들이 나왔을 때 생길 문제를 미리 예상해 보자. 먼저 개국가의 포화상태나 과잉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지금도 서울 및 수도권은 거의 약국 자리가 포화상태이다. 옛날 같으면 전혀 약국이 들어설 자리가 아닌 곳에 약국이 들어서고 우후죽순 층 약국까지 자리다툼이 심해졌다.
개업 자금도 이제는 보통 몇 억대를 훌쩍 넘어갔다. 문제는 앞으로 나올 신규약사들이 갈 곳이 최소로 잡더라도 과반수 이상이 약국시장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6년제에 따른 신규 약사들의 급여 상향 요구와 반대로 과잉배출에 따른 약사 급여 하락의 충돌이다.
일시적인 신규 약사 배출 중단으로 당분간 근무약사 월급은 지금보다 더 올라갈 것이다. 그러나 과잉배출이 현실화되면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급여는 점점 하락할 것이다. 요즘 한의사들의 급격한 급여 하락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반대로 2년을 더 공부했으니 그에 걸맞는 대우를 요구할 것이므로 이의 충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세 번째로 명분은 제약연구인력 확충, 병원약사의 충원이지만 급여나 지방근무 기피현상으로 제약근무는 여전히 먼 몽상이며, 점점 더 영리를 추구하는 병원자본의 입장에서 법적인 강제가 없는 한 자발적인 약사인력 충원은 그리 녹녹치 않을 것이다.
병원의 인력절감 전략에 신규 약사의 진출 다변화도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공직이나 대학에 남기도 마찬가지 이유로 영역을 넓히기가 어렵다.
문제가 예상이 된다면 지금이라도 처음으로 되돌려야 한다. 약대증원의 방법을 논하기 전에 먼저 수요에 대한 예측을 통해 필요한 약대 총인원을 먼저 정했어야 했다.
그리고 그에 맞게 증원을 하든, 약대를 신설하든 해야 맞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 그렇게 했다. 약사회든 약대든 관련 정부 부처든 그 인원을 1,600명 정도로 암묵적 합의가 있었다.
이제라도 이를 해결하려면 약대 총원제를 도입해야 한다. 그리고 그에 맞추어 약대신설이 잘못되었다면 재평가를 통해 부실 신설약대를 정리하고 기존 약대의 정원외 선발도 이 인원에 맞추어 합리적인 기준으로 나눠야 한다.
과잉배출로 인한 불 보듯 뻔한 혼란을 지금이라도 정원 재조정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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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병도<서울시약사회 정책실무팀장>
2009년 약대증원 이야기가 나오더니 이듬해 약업계의 반발 속에서 약대 정원이 나눠먹기식 ‘미니 약대’를 15개나 쏟아냈다.
1,200명이던 약대 정원이 계약학과와 정원외 입학까지 더해져 무려 1,800명으로 늘어났다. 약대증원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근거를 가지고 공개적인 논의가 선행돼야 하며, 이미 결론을 정해놓고 논의를 진행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주장은 무시됐다.
증원의 명분으로 6년제로 인한 2013~2014년 약사 미배출로 인한 약사인력 부족, 제약 산업의 약사인력 충원, 병원약사의 부족 등을 이야기하지만 어디에도 현재 배출되는 약사 인력만으로 수급 불균형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공식적인 고찰은 없었다.
오히려 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를 보면 2008년 이후로 약사인력은 공급과잉으로 돌입한다는 결론을 내렸고, 교육부 연구에서도 의사수 대비 약사인력 수요을 추계한 결과 6년제에서도 공급과잉이라는 의견이 제출됐다.
젊은 약사그룹들은 “약사인력 부족을 우려한 일부 단체의 약대 정원 증원요청은 이기적이고 근거 없는 주장(약준모)”이라며 복지부의 정원증원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약대 증원과 신설은 교육 100년 대계는 물론 향후 수십 년 이상 국민의 건강과 경제에 영향을 끼칠 보건의료계의 중요한 문제임에도 겨우 5~6년 정도의 약사인력 수급의 결손을 메우기 위해 졸속으로 처리한 정치권 및 병원약사회, 약학대학협의회에 유감을 표했다.
복지부가 약사인력 수급에 관한 장기적인 연구용역 없이 일부 단체의 이권에 떠밀리고 정치인들의 지역구 챙기기에 근거 없는 증원을 했다는 비판이다.
게다가 우려한대로 미니약대를 현실화한다는 미명하에 올해 약대정원은 드디어 2,000명에 육박했다.
이제 좀 있으면 한해 2,000명씩 약사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한 때 의대보다 더 높던 한의대 커트라인, 서울대나 카이스트 졸업생들이 다시 한의대를 들어간다는 보도를 메스컴에서 연일 접하던 것이 엊그제였다.
그러나 지금은 한의사들이 수요 예측을 잘못해 한의대 정원을 너무 늘려놓아 신규 한의사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난리가 아니라고 한다.
얼마 전 택시기사로부터 벌이가 너무 어렵다며 그 이유가 서울시가 선심 쓰듯 개인택시 사업자를 내줬기 때문인데, 이제는 통제가 불가능해지자 아예 신규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며 실패한 수급정책에 불만을 토로하는 것을 들었다.
의사협회에서도 의사과잉배출을 우려 부실의대를 퇴출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이런 와중에 약대정원은 약대신설과정에서의 정치적 고려, 원칙을 무시한 뻥튀기 발표, 정원외 입학이나 계약학과 등의 편법적인 증원에 의해 위험수위를 넘어버렸다.
앞으로 신규 약사들이 나왔을 때 생길 문제를 미리 예상해 보자. 먼저 개국가의 포화상태나 과잉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지금도 서울 및 수도권은 거의 약국 자리가 포화상태이다. 옛날 같으면 전혀 약국이 들어설 자리가 아닌 곳에 약국이 들어서고 우후죽순 층 약국까지 자리다툼이 심해졌다.
개업 자금도 이제는 보통 몇 억대를 훌쩍 넘어갔다. 문제는 앞으로 나올 신규약사들이 갈 곳이 최소로 잡더라도 과반수 이상이 약국시장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6년제에 따른 신규 약사들의 급여 상향 요구와 반대로 과잉배출에 따른 약사 급여 하락의 충돌이다.
일시적인 신규 약사 배출 중단으로 당분간 근무약사 월급은 지금보다 더 올라갈 것이다. 그러나 과잉배출이 현실화되면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급여는 점점 하락할 것이다. 요즘 한의사들의 급격한 급여 하락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반대로 2년을 더 공부했으니 그에 걸맞는 대우를 요구할 것이므로 이의 충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세 번째로 명분은 제약연구인력 확충, 병원약사의 충원이지만 급여나 지방근무 기피현상으로 제약근무는 여전히 먼 몽상이며, 점점 더 영리를 추구하는 병원자본의 입장에서 법적인 강제가 없는 한 자발적인 약사인력 충원은 그리 녹녹치 않을 것이다.
병원의 인력절감 전략에 신규 약사의 진출 다변화도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공직이나 대학에 남기도 마찬가지 이유로 영역을 넓히기가 어렵다.
문제가 예상이 된다면 지금이라도 처음으로 되돌려야 한다. 약대증원의 방법을 논하기 전에 먼저 수요에 대한 예측을 통해 필요한 약대 총인원을 먼저 정했어야 했다.
그리고 그에 맞게 증원을 하든, 약대를 신설하든 해야 맞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 그렇게 했다. 약사회든 약대든 관련 정부 부처든 그 인원을 1,600명 정도로 암묵적 합의가 있었다.
이제라도 이를 해결하려면 약대 총원제를 도입해야 한다. 그리고 그에 맞추어 약대신설이 잘못되었다면 재평가를 통해 부실 신설약대를 정리하고 기존 약대의 정원외 선발도 이 인원에 맞추어 합리적인 기준으로 나눠야 한다.
과잉배출로 인한 불 보듯 뻔한 혼란을 지금이라도 정원 재조정으로 바로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