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학교육 "4+2 체제가 가장 모법답안"
심창구 서울대약대 교수 "시장 조절 기능까지 갖출 수 있다"
입력 2010.06.04 12:19 수정 2010.06.0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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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면허 취득을 희망하지 않는 경우 4년 졸업의 길을 열어주고, 제약업계 등에서 연구개발에 전념하거나 약학을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약학교육협의회(약교협) 등을 중심으로 약학대학 체제를 ‘폐쇄형 6년제’로 전환하자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심창구 서울대약대 교수가 약학교육을 4+2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미 ‘폐쇄형 6년제’로 교육과정을 바꾸는 얘기가 공론화되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더욱 바람직한 ‘4+2’ 체제로의 전환을 검토하는 것이 여러모로 장점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심 교수는 "임상약학 중심으로 짜여진 현행 6년제 아래에서는 신약개발이나 학문을 연구하고자 하는 약사는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약학교육이 임상약학을 강화하는 쪽으로 편향되게 가는 것이 좋은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약대에서 약학을 포기할 수 없고, 약대 출신이 제약산업 등에 기여하는 바가 큰만큼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4+2’와 같은 유연성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2+4체제를 도입한 미국의 경우 이미 약학이 쇠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고, 약대 대학원의 비중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심 교수는 설명했다.

이렇게 학문으로서 약학을 다루는 비중이 줄어들게 되면 주변에서 약대의 연구 역량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될 것이고, 6년제 약사의 위상 역시 제대로 대접을 받을 수 있을지 염려된다는 것이다.

4+2 체제는 4년 교육과정을 마치면 약학사 자격을 부여해 원하면 졸업을 하고, 면허 취득을 희망할 경우 2년 교육을 더 받아 약사로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골자다.

약사 면허가 필요한 경우 임상약학을 중심으로 2년간의 교육을 더 진행해 모두 6년간의 교육과정을 거치고, 굳이 면허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 4년 교육으로 약대를 졸업할 수 있다.

심창구 교수는 4+2 체제는 정부나 제약업계, 약학대학, 약사회 등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약사면허가 과도하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어느 정도 가라 앉을 것이기 때문에 약사회 쪽도 동의할 것이고, 약학 연구에 매진하겠다는 사람들을 위한 길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약학대학도 이견이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신약개발 등 연구 인력을 공급하는 기능도 함께 갖춘 제도라 제약업계나 정부도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심 교수의 얘기다.

특히 4+2 체제는 시대 상황에 맞춰 자동적인 시장 조절 기능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약사면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전망이 밝다고 생각하면 6년 교육을 선택하는 할 수 있고, 그렇지 않다고 판단되면 4년 약학사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약사면허를 취득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어느 시점에서는 면허 취득이 별다른 도움이 없다는 판단이 늘어날 것이고, 면허 취득 의사 역시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다.

"일본의 경우 상당한 고민의 시간을 갖고 4+2 체제를 도입했고, 자동적인 시장 조절 기능은 이미 확인할 수 있다."

심 교수는 일본 사립약대 재학생의 경우 약사면허를 취득하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동경대 등 국립대의 경우 면허취득 희망자는 10% 가량이라고 전했다. 나머지 90%는 학업 등에 충실하겠다는 경우라는 설명이다.

이른바 '폐쇄형 6년제' 전환을 도모하면서 일본과 미국의 경우를 감안해 단서조항으로 '4년 졸업' 등을 도입하면 비교적 용이하게 4+2 체제를 도입할 수 있다는 것이 심창구 교수의 의견이다.

일단 '폐쇄형 6년제' 전환이 공론화되고 있는 만큼 심창구 교수는 '4+2'에 대한 관계자들의 의견을 묻는 작업을 개인적으로 진행해 왔다.

관계자들의 대부분은 기본적으로 좋은 제도라는데 공감하고 있으며, 추진 일정 등에 대해서는 약간 다른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일부에서 이같은 논의를 본격화할 경우 폐쇄형 6년제로의 전환조차 힘들어 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심 교수는 체제를 전환하자는 얘기가 공론화된 시점에서 ‘4+2’를 추진하지 않고 논의를 미루든가 하면 추후에 다시 바꾸는 것은 더욱 힘들다고 강조했다.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을 때 얘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더불어 ‘꿈꾸고 있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면서 고쳐야 할 사항’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전환을 진행한다면 약대 진학을 준비중인 이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적절한 유예기간을 두고 진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심창구 교수 약력

서울대약대 졸업
일본 동경대 박사
서울대약대 제약학과 교수
前 식품의약품안전청장
복지부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심의위원
한국의약품법규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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