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료
메디컬 빌딩 1층 약국, 왜 폐업했을까?
서울 동작구 한 지하철역 인근 메디컬 빌딩.
두어달 가까이 폐업한 1층 약국 자리가 빈 상가로 남아 있다. 상가만 비어 있을 뿐이지 간판이나 외곽 인테리어는 폐업한 약국의 상호가 그대로 있어 얼마전까지 이곳이 약국이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하지만 이 빌딩의 면모를 살펴보면 왜 약국이 폐업했을까 의아한 생각이 든다.
지하철역 인근에 있는 이 건물은 총 9층 건물에 여성의원, 한의원, 치과의원, 피부과·성형외과, 재활의학과가 차례로 입점해 있다. 의원을 살펴보면 확실히 속칭 '메디컬 빌딩'의 모습을 하고 있다.
어느 정도 처방전 수요가 있을텐데 왜 1층 약국은 폐업했고, 약국이 폐업한 후 두달이 넘도록 빈 상가로 남아 있을까?
주변 한 공인중개사는 2년전 이 메디컬 빌딩이 완공되면서 해당 상가를 약국 자리로 분양했고, 분양을 받은 소유주가 임대로 내놓으면서 제시한 권리금만 1억 5,000만원인 것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약국이 입점하고 2년 가까이 운영되는 동안 갈수록 손해만 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고, 얼마전 아예 폐업했다는 것이 이 공인중개사의 말이다.
권리금 뿐만 아니라 보증금도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높아 어지간한 수익으로는 운영이 힘들었다는 것.
개국 당시 권리금도 문제지만 메디컬 빌딩이라는 이유로 상가 소유주가 요구한 월 임대료 역시 만만찮았다는 것이 주변 약국·약사의 얘기다.
지금도 해당 상가는 약국 자리로 주변 부동산에 나와 있는 상태고, 2층과 3층에는 이비인후과 등을 유치하기 위한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마치 '여기는 약국 자리'임을 내세우듯이 약국이 폐업한 흔적조차 지우지 않고, 다시 높은 임대료와 권리금을 앞세워 개국 희망자를 찾는 양상이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현재 해당 상가가 임대 매물로 나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면서, 소유주가 약국 이외 업종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보증금 1억원에 월 임대료만 300~400만원은 줘야 입점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물론 또다른 이면 계약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주변 약국·약사가 이 약국 자리를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메디컬 빌딩이라고는 하지만 아직도 2~3층은 비어 있는 상태고, 입점해 있는 의원의 면모를 살펴보면 알려진 것만큼 임대료를 높게 책정할만한 처방전 수요가 있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
주변 약국 관계자들은 주변을 잘 알지 못하는 선의의 피해 약사가 생길 가능성도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주변 약국의 ㅂ약사는 "지금 입주해 있는 의원도 운영상 어려움이 있다는 소문이 있는 상황에서 과연 적지 않은 권리금과 임대료를 지불하고 약국 운영이 가능할지 미지수"라며 "가뜩이나 약국경영이 쉽지 않다는 얘기가 오가는 판국에 메디컬 빌딩이라는 이유로 높은 권리금과 임대료를 고집하는 것이 아쉽다"고 전했다.
임채규
2009.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