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료
[제2편 각론1] 약사법 시행규칙에서 규정된 행위 유형에 대한 해설
현행 약사법 시행규칙상 허용되는 경제적 이익 범위 가운데에는 (1) 본질적으로 판매 촉진 목적과 관계될 수 있어 원칙적으로 약사법 제47조 제2항 본문에 의하여 금지되어야 하지만 시행규칙 상의 요건을 충족하면 일응 불법적 행위로는 보지 아니하는 유형(이하 ‘제1유형’, 견본품 제공, 제품설명회, 대금결제조건에 따른 비용할인, 신용카드 포인트)과 (2) 본질상 판매 촉진 목적과 무관하거나, 무관하여야 하는 행위로, 시행규칙 상의 요건을 충족하면 그러한 무관성이 입증된 것으로 보는 유형(이하 ‘제2유형’,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시판 후 조사) 양자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제2편 각론1: 약사법 시행규칙에서 규정된 행위 유형
1. 견본품 제공견본품 제공은 판매 대상이 되는 의약품 자체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이를 전면 허용할 경우 실질적으로 할증 공급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에 규제 필요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사법 시행규칙이 ‘필요한 최소 수량’의 견본품 제공을 허용하고 있는 이유는, 요양기관에 소속된 의료인들이 의약품의 제형, 색, 맛, 냄새 등의 특성을 처방이나 조제 이전에 충분히 사전 확인하도록 함으로써, 환자별 특성과 순응도를 감안한 의료행위를 하도록 하고, 원내투약과정 등에서의 실수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목적 때문이다.
따라서, 구체적 행위의 적법성 여부를 검토함에 있어서도 그러한 취지에 부합하는 것인지 여부를 중심으로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우선, 약사법 시행규칙은 견본품의 수령주체에 관하여 ‘요양기관에 … 지급하는 경우’에 한하여 인정하고 있는데, 한국제약협회 및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의 공정경쟁규약에서는 ‘요양기관 또는 보건의료전문가에게 무상으로 제공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입법론적으로 보자면, 견본품 제공의 목적 자체가 의료인들이 의약품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함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요양기관 외에 의료인에 대한 무상제공도 가능하다고 명시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
다음으로, ‘견본품’ 또는 ‘Sample’ 문자의 표기방식이 문제될 수 있는데 쉽게 떼어낼 수 있는 스티커 등을 부착하기보다 외부 포장용기 외부에 인쇄를 하거나 스탬프 등으로 날인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다. ‘최소 수량’의 의미에 관하여 보면, 원칙적으로 해당 의약품의 Life Cycle상 1회만 제공 가능하다고 봄이 원칙이나, 의약품의 제형, 색, 맛, 냄새 등의 특성에 변화가 있다면 반복 제공이 가능하다고 봄이 상당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견본품 제공은 의약품의 특성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공되는 것이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환자에게 투약하여서는 안되고, 특히 약사법상 의약품의 ‘판매’에는 ‘수여’ 즉 무상제공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2. 제품설명회약사법 시행규칙상 제품설명회 관련 내용에 관하여 보면, ‘복수의 요양기관 대상 제품설명회’와 ‘개별 요양기관 대상 제품설명회’를 나누어 허용되는 요건을 상세히 규정하였다는 점이 눈에 띈다. 과거 제약회사 직원들이 개별 요양기관을 방문하여 시행하는 제품설명회에서 식음료 제공이 가능한지 여부에 관하여 해석상 난점과 의견대립이 있었는데, 본 규정을 통하여 가능 여부와 허용 요건이 상당히 명확해졌다.
다만, 제품설명회의 시행대상은 ‘의사•치과의사•한의사•약사 및 한약사’에 한하고, 간호사, 의료기사 기타 병원 직원들은 여전히 포함되지 않는다.
또한, ‘의료인의 모임 등에 필요한 식음료를 지원하기 위하여 개최되는 경우’는 허용 범위에서 제외되므로 회식, 동문회, 친목 모임, 지역회 등 이미 독자적으로 운영, 개최되고 있는 행사에 제약기업이 사후적으로 참여하여 제품설명회를 시행하는 것은 실제 제품설명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목적이 의료인의 모임 등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취급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개별 요양기관 대상 제품설명회’ 부분을 보면, 10만원 이내의 식음료를 월 4회 이내까지 제공 가능한 것으로 허용하고 있는데, 위 월 4회 요건은 요양기관이 아닌 의료인 개인을 기준으로 한다.
따라서, 개별 요양기관 대상 제품설명회의 시행 횟수에 관한 한 제약기업이 상당한 재량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비록 이러한 형식적 요건을 준수하더라도 제품설명회가 지나치게 주기적, 반복적, 지속적으로 시행될 경우, 의약학적 전달 목적이라는 제품설명회의 본래 취지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하여 제약기업의 자체통제와 내부규율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3. 의약품 거래에 부수하는 금융혜택(대금결제조건에 따른 비용할인, 신용카드 포인트)약사법 시행규칙상 대금결제조건에 따른 비용할인 및 신용카드 포인트 관련 내용은 제약기업이 거래상 부수하는 금융혜택임을 내세워 의료인 및 의료기관에 과도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데 목적이 있다. 실제 이 부분에 대하여 적정한 규제를 부과하지 않을 경우, 제약기업이나 도매상이 단기결제를 명목으로 과도한 할인을 요양기관에게 제공하거나, 높은 수준의 가맹점 수수료를 부담하고 이를 재원으로 의료인 및 의료기관에 대하여 포인트적립/무이자할부 등 금융혜택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카드사를 경유하여 과도한 경제적 이익을 이전할 수 있어 규율 필요성 자체는 인정된다.
다만, 이와 관련하여 약사법 시행규칙은 “사업자 및 의약품 도매상은 1퍼센트를 초과하는 적립점수 또는 무이자 할부혜택 등을 주기 위하여 금융회사에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추가로 지급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과연 어떠한 경우를 가맹점 수수료를 ‘추가로’ 지급한 경우로 볼 수 있을지 판단 기준의 설정이 용이하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 감독당국, 제약업계, 신용카드사, 약사회 등 관계당사자들의 추가적인 논의를 통한 기준 설정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4. 학술대회 지원앞서 본 바와 같이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제2유형은 본질상 판매 촉진 목적과 무관하거나, 무관하여야 하는 행위로, 의약학적 필요성에 따라 시행되거나 순수공익적 목적에 따라 진행되어야 한다는 특수성이 있다. 제약기업의 학술대회 지원 역시 이러한 취지에서 이해되어야 하는데, 약사법 시행규칙은 ‘의학•약학 관련 학술연구 목적의 학술대회에 참가하는 발표자•좌장•토론자가 학술대회 주최자로부터 교통비•식비•숙박비•등록비 용도의 실비로 지원받는 비용’의 지원이 가능하다고 규정하여, 제약기업이 학술대회 주최자를 경유하지 않고, 의료인 개인에게 직접 학술대회를 지원하는 경우를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제약협회와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의 공정경쟁규약도 ‘회원사가 지원하려는 학술대회만을 지정하여 협회에 기탁하는 방식’으로 학술대회 참가를 지원하도록 정하고 있다.
한편, 약사법 시행규칙 내용상 해외학회 참가지원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하여 일부 논란이 있었으나, 위 양 협회의 공정경쟁규약과 그 하위 운영지침은 참가 지원이 가능한 학회 범위에 ‘의료법상 의료기관단체, 대한약사회, 대한한약사회 및 양 협회가 인정한 해외학회’를 포함시키고, 지원가능한 교통비를 목적지까지의 최단거리 이코노미클래스 국제항공 왕복운임, 숙박비를 해외 35만원으로 규정하여, 양 협회를 통한 해외학회 참가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마지막으로, 약사법 시행규칙은 학술대회 지원과 관련하여 ‘학술대회 중에 개최되는 제품설명회를 포함한다’는 내용을 두고 있다. 이는 제약회사가 학술대회 참가지원의 요건과 절차를 갖추지 못한 보건의료인들을 대상으로 학술대회와 인접한 일시, 장소에 제품설명회를 개최하여 우회적으로 참가지원의 효과를 거두는 경우를 제한하기 위한 목적이다.
5. 임상시험 지원약사법 시행규칙 가운데 임상시험 지원 부분에 대해서 보면, (1) 약사법 제34조 제1항 및 제7항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은 임상시험, (2) 약사법 시행규칙 제31조 제3항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임상시험심사위원회의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은 임상시험 및 (3) 해당 요양기관에 설치된 관련 위원회의 사전 승인을 받은 비임상시험의 경우, 필요한 수량의 임상시험용 의약품과 적절한 연구비의 지원이 가능하다. 임상시험 지원과 같은 제2유형의 경우, 의약학적 필요성에 따라 시행될 때에 한하여 정당성을 갖는다는 측면에서 그러한 요건을 사전 검증받는 절차를 규정하여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이와 관련하여 유의할 점은 개정된 양 협회의 공정경쟁규약의 경우, 허용되는 시판후조사 외의 임상활동을 규정하면서 그 시행주체를 ‘사업자’ 또는 ‘회원사’로 제한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위 공정경쟁규약에 의할 때 연구자주도임상의 허용 여부 및 적법성에 대하여 논란이 있을 수 있다.
6. 시판후조사마지막으로, 시판후조사 관련 내용은 약사법상 재심사 대상 의약품의 시판 후 조사에 참여하는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에게 제공하는 증례보고서에 대한 건당 5만원 이하의 사례비의 제공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제약기업이 시판후조사 시행시 탈락분을 감안하여 10 ~ 20% 가량의 Buffer를 두어 시행하면서 이에 대해서도 사례비를 지급하는 경우이다. 현행 규정은 ‘사례비를 줄 수 있는 증례보고서의 개수는 약사법 시행규칙 제35조 및 제36조에 따라 제출하여야 하는 증례보고서의 최소 개수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위와 같은 Buffer에 대해서는 사례비 지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에서는 위와 같은 규제를 시행할 경우, 시판후조사 활동과 이에 기초한 적시보고의무 이행이 실질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보건복지부에 유권해석을 해둔 상황으로 파악되는데, 추후 유권해석 내용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성이 있겠다.
강한철 <김앤장 법률사무소 헬스그룹 소속 변호사>제42회 사법시험 합격 (2000)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법학사, 2002)대법원 사법연수원 수료 (2004)서울대학교 대학원 졸업 (법학석사, 2007)공군법무관, 군판사 ( 2004~2007)
편집부
2011.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