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료
카드수수료 인상 폭탄, 약국·의원 '휘청휘청'
상당수의 약국, 병의원의 카드 수수료가 오는 22일부터 인상될 전망이다.
지난 3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매출 규모에 따라 수수료를 달리 적용하는 방식으로 30여년만에 카드수수료 개편안이 발표됐다. 개편안은 연 매출 2억원 이하 가맹점의 경우 수수료율이 1.8%에서 1.5%로 낮아지지만 연 매출 2억원에서 1,000억원 사이 가맹점의 경우 수수료율이 최고 2.7%로 조정되는 방식이다.
이에 상당수의 약국과 의원, 병원 등이 오는 22일부터 더 많은 신용카드 수수료를 내게 될 전망이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80% 이상, 소액 카드결제가 많고 불황을 겪고 있는 소형 동네약국, 서점, 슈퍼마켓, 식당, 안경점, 제과점의 경우 기존 카드수수료보다 인상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카드수수료 체계 시행을 앞두고 수수료 인상을 통보받은 의원이나 약국에서는 높은 카드수수료율에 불만을 토로,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1차 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동네 병의원, 동네 약국이 경영난으로 폐업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한 상황에서 카드 수수료인상은 앞으로의 경영을 더욱 어렵게 할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대한의사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2010년 한해 1,559곳의 동네 병의원이 폐업했고, 1,674곳의 약국, 737곳의 치과, 842곳의 한의원이 문을 닫았다. 병의원의 경우 최고 98%, 약국 70%에 달할 정도로 카드 결제율이 절대적으로 높아 더 이상 높은 신용카드 수수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의협·병협·약사회 등 연대투쟁 선언이에 지난 3일 대한의사협회, 중소기업·상인대표 및 국회의원들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네의원 카드수수료를 낮추지 않을 경우, 연대 투쟁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중소기업과 골목상권을 지키는 의원 모임’의 국회의원들과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중소기업중앙회,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출판인회의, 한국서점조합연합회가 함께 했다.
이들은 불합리한 동네의원 카드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당한 카드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는 중소기업 등 중소가맹점들과 카드수수료 문제를 개선하고자 하는 국회의원들과 함께 연대투쟁을 결의했다. 대한병원협회도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개편과’ 관련, 국민의 건강수호와 의료발전, 경영 부실 방지를 위해 최저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적용해 줄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5일 병원협회는 신용카드 수수료율 개편과 관련한 특별대책회의 이후 “의료사고 등으로 인한 위험 부담률이 높고 저소득층을 위한 치료비 감면을 하는 등 공공적 특성이 강한 의료기관의 경우 최저 카드가맹점 수수료율을 적용시켜야 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의료기관의 공공성을 무시하고 일률적으로 거래건수나 매출의 정도에 따라 수수료율을 올리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는 주장이다. 병협은 이번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상은 고객의 신용카드 미결제로 인한 대손금을 가맹점인 의료기관에 전가하고 신용카드사의 홍보와 회원유치를 위한 광고선전비를 가맹점에 배분해 부담토록 한 불합리한 산정기준도 즉각 철회할 것을 주장했다.12월 13일 신임 대한약사회장 선출을 앞둔 대한약사회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연대 투쟁에 참여, 수수료 인상에 대한 거부 입장을 밝혔다. 약국의 경우, 상당수 카드사들이 약국에 카드수수료를 인상한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수수료가 낮아진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인상되는 쪽이 많다는 것이다. 인상률은 2.7%를 넘는 곳은 많지 않지만 적게는 0.01%대에서 많게는 0.2% 가까이 인상되는 것으로 파악됐다.정치권에서도 '중소기업과 골목상권을 지키는 의원 모임’ 의 국회의원들도 카드수수료율 인상이 중소상인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지난 6일 안민석 의원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붕괴를 막아 국민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로 의원 등을 다시 중소기업특별세액 감면대상에 포함시킨 조세특례제한법개정안이 발의됐다.
최재경
2012.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