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CGT) 산업이 전례 없는 폭발적 성장기에 진입한 가운데, 글로벌 규제 당국 간의 조화와 환자 접근성 개선이 향후 산업 발전의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달 27일 세브란스병원 유일한홀에서는 약물정보협회(DIA), 재생의료진흥재단(RMAF),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KoBIA)가 공동 주최한 'DIA Korea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CGT) 서밋'이 개최됐다. '정밀의료의 개척: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 개발과 혁신'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서밋에는 국내외 과학, 규제, 산업계 주요 관계자들이 모여 CGT 개발의 미래를 논의했다.
이날 기조연설자로 나선 마리아 바실레바(Maria Vassileva) DIA 글로벌 최고 과학 및 규제 책임자는 '과학, 규제, 협력을 통한 CGT 발전'을 주제로 강연하며,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목격되는 눈부신 혁신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규제 당국의 과제를 심도 있게 분석했다.
"CGT 임상의 중심축, 아시아·태평양으로 이동 중"
바실레바 박사는 가장 먼저 CGT 분야의 기하급수적인 발전 속도와 지정학적 변화에 주목했다. 그는 "지난해 3분기,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CGT 임상시험 건수가 사상 처음으로 북미 지역을 초과했다"며, 전 세계 혁신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임상시험이 확대되고 규제 신속 심사 경로의 활용이 증가하며 CAR-T 세포 등 특화된 면역세포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한국에서만 최대 3개의 유전자 치료제가 승인될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언급됐다.
질환 영역의 확장 역시 괄목할 만하다. 과거 희귀질환에 집중되었던 CGT는 이제 종양학, 자가면역 질환은 물론 듀센 근이영양증, 파킨슨병 등 다양한 적응증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바실레바 박사는 "일부 전망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00개의 새로운 치료제가 승인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혁신 속도 따라잡는 규제 당국… '신속·적응형 경로' 및 'AI' 활용 본격화
쏟아지는 혁신 신약들을 신속하게 환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글로벌 규제 당국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번 서밋에서 공유된 '신속 및 적응형 경로' 자료에 따르면, 미국 FDA의 혁신치료제 및 RMAT 지정, 유럽 EMA의 PRIME, 일본 PMDA의 사키가케 등 주요 국가들은 혁신 치료제의 가용성을 앞당기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이미 확립해 운영 중이다.
미국 FDA의 경우, 2026년 한 해에만 최소 7개 기업이 규제 당국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최소 5건의 승인이 예상된다. 특히 2026년 말까지 신속 승인 경로를 활용해 FDA 승인을 받는 세포·유전자 치료제가 최대 6개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은 지난 32년간 단 3개에 불과했던 과거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나아가 바실레바 박사는 "초희귀질환처럼 무작위 임상시험이 불가능한 경우, 단일 신청으로 여러 돌연변이 표적을 평가할 수 있는 '마스터 프로토콜'을 허용하는 새로운 지침이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방대한 데이터를 신속하게 검토하고 규제 기관의 예비 아이디어를 생성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변화로 꼽았다.
'글로벌 규제 파편화'와 '접근성 불평등'은 여전한 허들
그러나 기술적 진보 이면에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무거운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장벽은 '글로벌 규제 파편화'다. 대부분의 CGT 개발 기업들이 글로벌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전 세계 법적 프레임워크는 국가마다 크게 다르다. 글로벌 가이드라인이 존재함에도 규제 당국마다 분류 체계, 용어, 제조 기준에 대한 해석이 일관되지 않아 기업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이와 함께 '환자 접근성의 불평등'과 '윤리적 딜레마'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높은 개발 및 제조 비용, 복잡한 공정, 국가별로 분산된 기술 평가 환경으로 인해 혁신 치료제의 혜택이 고소득 국가에 편중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인프라와 인식이 부족한 저소득 및 중소득 국가의 환자들은 철저히 소외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유전 가능한 인간 유전체 편집(HHGE)의 섣부른 상업화 시도 등 윤리적 규제 없이 속도전에만 매몰되는 현상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바실레바 박사는 국제 협회들이 HHGE에 대해 10년의 유예 기간을 권고한 사설을 인용하며, 빠른 혁신 속에서도 윤리적 시사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완전한 조화 어렵더라도, 컨버전스(수렴)를 향한 발걸음 떼야"
결국 이 모든 과제를 관통하는 해결책은 '글로벌 협력'이다. 바실레바 박사는 "국가 간 완전한 조화를 당장 달성하지 못할지라도,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 규제 수렴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글로벌 블록버스터를 보유한 대형 제약사들이 희귀질환 및 CAR-T 분야의 유망 기업들을 인수합병(M&A)하며 지속적인 모멘텀을 창출하는 것은 고무적인 신호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기업이 어려운 개발 과정을 완주하고 환자에게 약을 전달할 수 있도록 돕는 '새롭고 공평한 자금 조달 모델'과 '글로벌 컨소시엄' 구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CGT 산업은 이제 막 실험실을 벗어나 본격적인 상업화와 글로벌 확장의 궤도에 올랐다. 과학적 혁신이 진정한 환자의 혜택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신속한 개발 못지않게 국가 간 규제 장벽을 허물고 접근성을 높이려는 전 지구적 차원의 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CGT) 산업이 전례 없는 폭발적 성장기에 진입한 가운데, 글로벌 규제 당국 간의 조화와 환자 접근성 개선이 향후 산업 발전의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달 27일 세브란스병원 유일한홀에서는 약물정보협회(DIA), 재생의료진흥재단(RMAF),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KoBIA)가 공동 주최한 'DIA Korea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CGT) 서밋'이 개최됐다. '정밀의료의 개척: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 개발과 혁신'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서밋에는 국내외 과학, 규제, 산업계 주요 관계자들이 모여 CGT 개발의 미래를 논의했다.
이날 기조연설자로 나선 마리아 바실레바(Maria Vassileva) DIA 글로벌 최고 과학 및 규제 책임자는 '과학, 규제, 협력을 통한 CGT 발전'을 주제로 강연하며,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목격되는 눈부신 혁신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규제 당국의 과제를 심도 있게 분석했다.
"CGT 임상의 중심축, 아시아·태평양으로 이동 중"
바실레바 박사는 가장 먼저 CGT 분야의 기하급수적인 발전 속도와 지정학적 변화에 주목했다. 그는 "지난해 3분기,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CGT 임상시험 건수가 사상 처음으로 북미 지역을 초과했다"며, 전 세계 혁신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임상시험이 확대되고 규제 신속 심사 경로의 활용이 증가하며 CAR-T 세포 등 특화된 면역세포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한국에서만 최대 3개의 유전자 치료제가 승인될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언급됐다.
질환 영역의 확장 역시 괄목할 만하다. 과거 희귀질환에 집중되었던 CGT는 이제 종양학, 자가면역 질환은 물론 듀센 근이영양증, 파킨슨병 등 다양한 적응증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바실레바 박사는 "일부 전망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00개의 새로운 치료제가 승인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혁신 속도 따라잡는 규제 당국… '신속·적응형 경로' 및 'AI' 활용 본격화
쏟아지는 혁신 신약들을 신속하게 환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글로벌 규제 당국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번 서밋에서 공유된 '신속 및 적응형 경로' 자료에 따르면, 미국 FDA의 혁신치료제 및 RMAT 지정, 유럽 EMA의 PRIME, 일본 PMDA의 사키가케 등 주요 국가들은 혁신 치료제의 가용성을 앞당기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이미 확립해 운영 중이다.
미국 FDA의 경우, 2026년 한 해에만 최소 7개 기업이 규제 당국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최소 5건의 승인이 예상된다. 특히 2026년 말까지 신속 승인 경로를 활용해 FDA 승인을 받는 세포·유전자 치료제가 최대 6개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은 지난 32년간 단 3개에 불과했던 과거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나아가 바실레바 박사는 "초희귀질환처럼 무작위 임상시험이 불가능한 경우, 단일 신청으로 여러 돌연변이 표적을 평가할 수 있는 '마스터 프로토콜'을 허용하는 새로운 지침이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방대한 데이터를 신속하게 검토하고 규제 기관의 예비 아이디어를 생성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변화로 꼽았다.
'글로벌 규제 파편화'와 '접근성 불평등'은 여전한 허들
그러나 기술적 진보 이면에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무거운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장벽은 '글로벌 규제 파편화'다. 대부분의 CGT 개발 기업들이 글로벌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전 세계 법적 프레임워크는 국가마다 크게 다르다. 글로벌 가이드라인이 존재함에도 규제 당국마다 분류 체계, 용어, 제조 기준에 대한 해석이 일관되지 않아 기업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이와 함께 '환자 접근성의 불평등'과 '윤리적 딜레마'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높은 개발 및 제조 비용, 복잡한 공정, 국가별로 분산된 기술 평가 환경으로 인해 혁신 치료제의 혜택이 고소득 국가에 편중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인프라와 인식이 부족한 저소득 및 중소득 국가의 환자들은 철저히 소외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유전 가능한 인간 유전체 편집(HHGE)의 섣부른 상업화 시도 등 윤리적 규제 없이 속도전에만 매몰되는 현상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바실레바 박사는 국제 협회들이 HHGE에 대해 10년의 유예 기간을 권고한 사설을 인용하며, 빠른 혁신 속에서도 윤리적 시사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완전한 조화 어렵더라도, 컨버전스(수렴)를 향한 발걸음 떼야"
결국 이 모든 과제를 관통하는 해결책은 '글로벌 협력'이다. 바실레바 박사는 "국가 간 완전한 조화를 당장 달성하지 못할지라도,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 규제 수렴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글로벌 블록버스터를 보유한 대형 제약사들이 희귀질환 및 CAR-T 분야의 유망 기업들을 인수합병(M&A)하며 지속적인 모멘텀을 창출하는 것은 고무적인 신호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기업이 어려운 개발 과정을 완주하고 환자에게 약을 전달할 수 있도록 돕는 '새롭고 공평한 자금 조달 모델'과 '글로벌 컨소시엄' 구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CGT 산업은 이제 막 실험실을 벗어나 본격적인 상업화와 글로벌 확장의 궤도에 올랐다. 과학적 혁신이 진정한 환자의 혜택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신속한 개발 못지않게 국가 간 규제 장벽을 허물고 접근성을 높이려는 전 지구적 차원의 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