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허혜민 연구원 “JPMHC는 조용했지만, 제약바이오 시장 기준은 더 분명해졌다”
올해 JPMHC 대형 M&A 없이 임상 데이터와 펀더멘털 중심 시장 평가
금리 인하 기대 속 자금 여건 개선…거래보다 검증된 기술에 관심 집중
이중항체·BBB 셔틀·비만 치료제가 기술이전 핵심 축으로 유지
입력 2026.01.28 16:28 수정 2026.01.28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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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허혜민 연구원이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개최한 ‘불확실성의 시대, 2026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의 방향과 K-BIO의 기회’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약업신문=권혁진 기자

“불확실성이 커진 환경 속에서도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의 기준은 오히려 더 분명해지고 있다. 대형 M&A나 기대감 중심의 스토리보다, 임상 데이터로 검증된 기술과 펀더멘털, 해당 기술이 실제 사업성과와 마진 구조로 연결될 수 있는지가 경쟁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28일 협회에서 ‘불확실성의 시대, 2026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의 방향과 K-BIO의 기회’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글로벌 산업 환경과 국내 기업의 대응 전략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키움증권 허혜민 연구원은 최근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를 중심으로 글로벌 투자자와 주요 글로벌 제약사의 시각을 분석하며, 향후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과 시장을 전망했다.

“조용했던 JPMHC”…M&A 대신 펀더멘털로 돌아온 시장

허 연구원은 “이번 JPMHC에서는 눈에 띄는 대형 M&A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며 “컨퍼런스 주간만 놓고 보면,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조용한 분위기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최근 1년간 글로벌 바이오텍 지수는 금리 인하 기대를 배경으로 지난해 9월 이후 약 35% 상승했다”라며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최근 4년간 바이오 섹터 자금 조달이 가장 활발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자금 여건이 개선되면서 바이오텍들이 매각을 서두르지 않는 상황이 형성됐고, 그 결과 M&A는 일시적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주가 흐름 역시 선별 양상이 뚜렷했다. 허 연구원은 “JPMHC 기간 중 발표에 나선 기업들을 기준으로 보면 약 45%는 주가가 상승했고, 55%는 하락했다”면서 “상승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임상 개념검증(PoC) 데이터 등 펀더멘털이 비교적 명확하게 제시됐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단순한 콘셉트나 스토리보다, 임상 데이터와 사업 지속 가능성이 시장의 핵심 평가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기술이전 트렌드는 여전히 ‘이중항체·BBB·비만’

이중항체, 혈액뇌장벽(BBB) 셔틀, 경구용 비만 치료제가 여전히 기술이전 트렌드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허 연구원은 최근 애브비(AbbVie)가 중국 리메젠(RemeGen)의 ‘PD-1×VEGF’ 이중항체 파이프라인 ‘RC148’을 도입한 사례를 언급하며 “해당 거래는 글로벌 제약사가 여전히 이중항체 플랫폼에 높은 관심을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과거 유사 거래와 비교하면 선급금(upfront) 규모는 다소 조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특정 기술에 대한 관심이 식었다기보다는, 과열됐던 밸류에이션이 보다 현실적인 수준으로 재정렬되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제형·지속형이 핵심

비만 치료제 시장과 관련해 허 연구원은 “과열 논란이 반복됐지만, 비만 치료제는 여전히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의 핵심 메가 트렌드”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2026년을 향한 경쟁 구도는 이전과 분명히 달라지고 있다”라며 “선두 기업들은 약가와 정책 변수에 대응하는 전략이 중요해진 반면, 후발 기업들은 차별화된 제형과 지속형 임상 데이터를 통해 경쟁력을 입증해야 하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구 제형 비만 치료제에 대해서는 “주사제 중심의 기존 시장을 일부 대체할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GLP-1 계열 전체 시장에서 의미 있는 비중을 차지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자금의 방향이 바뀌었다”

허 연구원은 2026년 투자 방향의 변화도 강조했다. 그는 “약가 인하 압력과 대형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동시에 진행되는 환경에서는 고위험·고수익 전략보다는 임상 성공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영역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RNA 기반 치료제, 제형 변경 플랫폼처럼 타깃과 사업 모델이 비교적 검증된 기술이 선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부상, 한국은 플랫폼으로 승부”

국가별 경쟁 구도에서는 중국의 부상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허 연구원은 “2025년 MSCI 국가별 바이오텍 지수 기준으로 중국이 연초 대비 약 62% 수익률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고, 한국은 2위”라며 “기술 이전 거래에서도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30%까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작년부터 중국 자산이 글로벌 기술 거래의 벤치마크가 되기 시작했다는 점은 구조적 변화”라고 평가했다.

한국 기업에게도 기회가 충분하다고 봤다. 허 연구원은 “한국은 플랫폼 기술, 제형 변경 역량, 생산·공정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며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상 과정에서 기술이 얼마나 명확하게 마진 구조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제시한다면, 협상력은 충분히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허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산업은 인재, 자본, 정부 지원이라는 세 가지 조건이 맞물릴 때 도약할 수 있다”며 “국내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임상 진입 속도를 높이고, 기술 이전으로 연결될 수 있는 구조를 전략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노연홍 회장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은 기술 혁신 가속화와 정책·투자 환경 변화가 겹치며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며 “약가 제도 개편 등 국내 정책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기업들이 체감하는 부담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한된 시장 환경 속에서 연구개발 투자와 글로벌 진출 전략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며 “단기 대응을 넘어 중장기 전략으로 산업 흐름을 읽고 준비할 수 있는지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에서는 조영국 글로벌 벤처 네트워크 대표가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 2026을 통해 확인된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과 투자·협력 흐름을 공유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KIMCo 허경화 대표가 좌장을 맡아, LG화학 원종헌 부문담당, 온코크로스 김이랑 대표, 뉴스1 문대현 기자와 함께 글로벌 환경 변화 속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과제와 기회를 논의했다.

‘불확실성의 시대, 2026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의 방향과 K-BIO의 기회’ 세미나 현장.©약업신문=권혁진 기자
‘불확실성의 시대, 2026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의 방향과 K-BIO의 기회’ 세미나 현장.©약업신문=권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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