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 '탤크파동',법원 4년만에 제약사 손 들어줬다
한 제약사 힘겨운 투쟁,서울고법 ' 식약청 손해배상 책임 있다'
입력 2013.03.27 06:30 수정 2013.03.27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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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식약청이 석면 함유 탤크 의약품에 대해 수거 폐기 조치한 것은 재량권 남용으로 모든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이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한 중견 제약사가 법정대리인(로앤팜 박정일 대표 변호사)을 내세워 정부의 잘못된 행정행위에 저항, 4년 여 법정투쟁끝에 승리했다. 4년만의 판결이다.

당시 식약청의 조치에 강력 반발하며 80여 제약사가 법적대응에 동의하고 최종적으로 31곳의 제약사가 소장까지 제출하며 공동대응을 공언했지만 식약청의 행정단속에 포기한 사연이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이 갖는 의미가 가볍지 않다는 분석이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21일 "이 사건 처분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해 재량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며, "피고(식약청)는 이로 인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서울고법은 그동안 제약사들이 이 사건과 관련 주장해 왔던 대부분의 문제제기에 동의했다.

서울고법은 판결문을 통해 "석면이 경구 노출되는 경우에는 인체에 유해한 영향이 발생하는지 여부는 명확한 근거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경구로 섭취되는 의약품에 포함된 석면이 극소량일 경우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에 위해가 된다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의약품에 석면이 남아 있을 가능성과 관련, "통상 의약품에 함유된 탤크는 1~5%에 불과하고 의약품의 제조과정에서 탤크에 포함된 석면 또는 석면형 섬유가 다른 원료와의 반응하거나 희석돼 잔존하지 아니하거나, 대한약전에 규정된 석면검사방법으로도 검출되지 않을 정도로 극소량만 존재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식약청의 이 사건 처분의 긴급성, 합리성 또는 사회적 타당성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았다.

서울고법은 "베이비파우더 제품에 대한 석면검출시험을 실시한 직후 의약품에 대해 따로 검출시험을 실시하지 않은 채 단지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면서도  "이는 실질적으로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보다는 그동안 석면을 사용하는 제품에 대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데 따른 국민의 비난으로부터 벗어나지 위해 단지 신속한 조치를 취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이 처분은 재량권을 현저하게 일탈한 위법한 처분으로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는 위 불법행위로 인해 원고가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서울고등법원의 이번 판결이 같은 손해를 본 다른 제약사의 또 다른 소송을 이끄는 등의 후폭풍까지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행정소송을 제기하려면 상황 발생후 90일 이내에 소송을 제기해야 하고, 4년여가 지난 지금 민사소송 등을 진행할 수 있다해도 제약사들이 소송에 뛰어들지는 극히 의문이다.

그러나 이번 판결이 갖는 의미는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박정일 대표변호사는 "4년전 행정당국의 폭거가 법원으로부터 확인됐다는 의미를 가진다"며 "향후 있을 수 있는 유사 상황에서 정부가 과거와 같이 함부로 행동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제약협회도 이번을 계기로 정부에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분명한 메세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탤크 파동은 2009년 4월 베이비파우더 주성분인 탤크에서 석면이 검출되면서 탤크 함유의약품으로 불똥이 튀며 120개 제약사 1122품목(연간 생산규모 3660억원어치)이 판매·유통이 중지되고 시중에서 회수된 사건이다.

이에 대해 중앙약사심의위원회도 2009년 4월8일 회의에서 '의약품에 포함된 미량의 석면은 경구노출로 인한 인체 위해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면서도 '소비자 불안감 해소차원에서 새로운 탤크 규격기준이 시행된 2009년 4월3일 이전에 제조된 석면 함유 우려 의약품에 대해 원칙적으로 판매 및 유통을 중지하고 해당 품목을 시중에서 회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덧붙여 결국 해당 품목 전량 회수조치가 내려졌다.

제약사들은 이에 강력 반발하며 80여곳 제약사가 법적대응에 동의하며 최종적으로 31곳 제약사가 소장을 제출하며 의지를 다졌지만, 식약청이라는 '벽'에 막혀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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