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약협회가 보훈복지공단의 1원낙찰 의약품에 대한 공급을 방해한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원을 부과받았다.
공정위는 제약협회에 법 위반행위 금지명령, 구성사업자에 대한 서면통지 및 합의파기명령과 함께 검찰에도 고발할 예정이다.
◆제약협회, 왜 고발됐나
이번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는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소속 병원은 5곳)의 고발로 이뤄진 조치다.
보훈공단은 지난해 6월부터 7월까지 총 4회에 걸쳐 이토메드정 등 1,311종의 의약품에 대하여 입찰을 실시한 결과, 35개 도매상들이 84개 품목에 대하여 1원으로 낙찰받았다.
제약협회는 지난해 6월 27일과 7월 11일, 25일 세차례에 걸쳐 임시운영회를 개최해 구성사업자들이 1원 등 저가로 낙찰받은 도매상들에게 의약품을 공급하지 못하도록 하고, 구성사업자들로 하여금 도매상들이 저가 입찰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를 위반하는 구성사업자에 대해서는 제명 등 제재조치를 취하기로 결의했다. 결의된 내용은 3차례에 걸쳐 제약사에 공문으로 통지됐으며 보도자료도 배포됐다.
공정위는 제약협회의 이같은 행위로 제약사들이 의약품 공급을 거부함에 따라 의약품 도매상들은 납품계약을 파기하거나, 높은 가격으로 대체구매 후 납품하는 등 손실을 입었으며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도 약품조달차질 등 병원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판단했다.
또한 공정위는 이같은 행위를 '독점금지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의 사업자단체금지행위를 위반했으며 궁극적으로 건강보험재정의 부담을 증가 시켰다고 봤다.
'독점금지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사업자 단체는 구성사업자의 사업내용 또는 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보훈병원 "계약파기품목 재구입으로 단가 상승"
공급계약을 한 35개 도매상들 중 16개 도매상들은 계약을 전부 파기했고, 15개 도매상들은 공급계약을 유지했다.
나머지 4개 도매상들은 계약은 유지하되, 계약에 포함된 일부 품목은 파기했다. 따라서 총 84개 품목 중 계약파기 품목은 49개, 계약유지 품목은 35개다.
계약을 파기한 의약품도매상들은 계약파기에 따른 계약보증금환수(6천만원) 조치를 당하고, 향후 정부 입찰에 대한 제재 등의 불이익을 받았다.
계약을 유지하고 있는 의약품도매상들도 타 도매상으로부터 높은 가격으로 대체 구매 후 납품함으로써 손실을 입었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은 계약이 파기된 49개 품목에 대해 높은 가격으로 다시 구입함으로써 구입단가가 상승하고 구입절차가 지연됐으며, 35개 품목도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병원 운영에 애로가 발생했다는 것.
또한, 재고 부족으로 환자에 대한 투약이 지연되는 사례도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제약협회의 이러한 행위는 개별사업자가 자유롭게 결정해야할 의약품공급여부 및 공급가격결정행위에 대해 사업자단체가 관여함으로써 의약품 유통시장에서의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실질적으로 의약품 유통시장에서의 가격경쟁을 제한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약가인하를 저해하여 환자 및 건강보험재정의 부담을 증가시켰다는 것이다.
◆공정위 "제도상 문제가 있다해도 법 위반 사유 안돼"
그러나 유통질서 문란 등으로 '1원낙찰'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고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이 복지부에 '1원낙찰' 근절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하는 등 저가낙찰은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제약협회가 1원 입찰이 정책상 문제가 있는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관련 제도나 정책상 개선이 필요한 사안이 있더라도 그것이 법위반 사유가 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 엄중한 법 집행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약가제도가 완벽하지 않다 하더라도 제약협회가 이를 이유로 소속 제약사의 본질적인 사업내용활동인 입찰참여여부 및 입찰가격결정을 제한하는 것은 의약품도매상, 병원 등 관련 사업자와 환자에게 불편과 부담만을 초래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복지부는 공정위의 이같은 판단에 대해 "'1원 낙찰'은 의약품 유통질서 확립과 장기적 제약산업 발전의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거래 관행"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공공병원의 의약품 입찰 구매시 ‘적격심사제’의 적용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