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성골수종 환자들에 대한 신약 접근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1일 다발성골수종연구회는 ‘2011 ASH review on Multiple Myeloma'를 개최해 다발성골수종에 대한 외국의 최신지견을 공유했다.
다발성골수종연구회 회장 윤성수 교수(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는 이날 서두 인사말에서 다발성골수종 환자들에 대한 매우 제한적인 치료제 옵션에 대해 언급했다.
윤성수 교수는 “임상을 다루다보면 어쩔 수 없이 벨케이드 레블리미드 등 여러가지 약제에 대한 부분을 맞닥뜨린다. 현재 벨케이드를 1차 또는 2차 치료제로서 쓰고 있지만 재발 이후에 동등 이상의 약효를 가진 약물이 접근에 제한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레블리미드(성분명 레날리도마이드)는 식약청 승인을 받았지만 지난 1년여동안 보험급여가 안되고 있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에 허가된 다발성골수종 치료제는 탈리도마이드, 벨케이드, 레블리미드 등이다.
이 중에서 기존에 쓰이던 탈리도마이드는 오래된 약제이고 신약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벨케이드와 레블리미드 두가지 약제뿐이다.
단 두 개의 치료제 중에서도 실질적으로 일선 의료현장에서 보험급여로 쓰일 수 있는 것은 한국얀센의 벨케이드 한가지 뿐이다.
세엘진코리아의 레블리미드는 지난해 4월 식약청으로부터 다발성골수종 2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지만 도입된지 1년이 가깝도록 보험 급여 등재가 되지 않아 실질적 처방이 매우 제한적으로 이루어 지고 있다.
결국 다발성골수종에 쓰일 수 있는 신약은 단 한가지 뿐으로 환자들의 신약 접근성이 매우 낮은 상태다.
최근 몇 년간 복지부는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해 환자들의 질병부담금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려 노력하고 있다.
이같은 보장성강화 정책으로 많은 환자들이 실제로 질병부담금에 대한 혜택을 보고 있으며 점차 그 혜택 범위 또한 넓어지고 있다.
그러나 복지부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의료현장 및 환자들은 외국에 비해 여전히 신약에 대한 접근성이 낮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보장성이 강화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재 정책은 원래 보장해주던 급여 범위를 더 확대한 상태로 신약에 대한 접근성은 외국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는 것.
물론 국내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얻어지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더 효능이 좋거나 혁신적인 신약에 대한 접근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희귀난치성 질환 등에서 이런 현상이 많이 나타나는데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다발성골수종이다.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골수종은 최근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발병이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도 고령화사회로 진입하면서 진단이 늘고 있다.
다발성골수종은 우리몸의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질병이다. 바이러스와 같은 병원체를 공격하는 항체를 생산하는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분화되거나 증식돼 나타난다.
뼈를 녹여 통증을 유발하고 잘 부러지게 하며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수치를 감소시키며 65세 이상 고령에서 많이 발생한다. 완치가 거의 불가능해서 한번 발병하면 평생 약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다발성골수종은 환자수가 적고 병에 대한 진단 역시 늦은 편이다. 여기에 실질적으로 사용가능한 신약은 1차 및 2차 치료제로 쓰이는 벨케이드 뿐으로 만약 벨케이드 치료에 내성이 생기거나 다른 효과를 기대해야 하는 환자들에게는 사용할 대체가능한 약이 없는 상황이다.
레블리미드가 2차 치료제로 국내 허가되긴 했지만 보험급여등재에 난항을 겪고 있어 환자들에게 실제 처방되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알 수가 없다.
레블리미드를 국내에 공급하는 세엘진코리아 관계자는 “환자들이 회사로도 많이 문의를 해오고 있다. 주로 언제쯤 보험이 적용되서 처방받을 수 있느냐는 것인데 명확한 답을 할 수 없어 난감하다”고 전했다.
세엘진코리아는 지난해 4월 식약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후 정부에 관련자료를 제출하고 논의를 해오고 있지만 보험급여등재에 난항을 겪고 있다.
레블리미드는 현재 미국, 캐나다, 체코, 그리스, 아일랜드, 이탈리아, 포르투갈, 슬로베니아, 스페인, 칠레 등 우리나라와 보건의료 환경이 비슷하거나 낮은 곳에서도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국내의 보험 혜택이 늦은 편이다.
다발성골수종 치료제는 벌써 차세대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효능 및 효과가 개선된 신약이 개발된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그 전 단계의 약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이 국내 현실이다.
윤성수 교수는 “최근 보장성강화가 화두인데 보장성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다발성골수종에서는 그 차가 더 심하다"며 "다발성골수종에서의 신약 접근성은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다른 나라는 레블리미드 이후 차세대로 개발된 신약에 대한 임상시험에 들어갔는데 우리나라는 레블리미드조차 현실적으로 사용할 수 없어, 차세대신약에 대해서는 꿈도 꿀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복지부에 보다 적극적인 해결방안을 강구해줄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