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소싱 외자제약 결단 빠를수록 좋다
도매 분위기 강경-시장 요구, 미룰수록 피해
입력 2009.10.16 11:56 수정 2009.10.2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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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이자가 동원약품과 직거래를 열며, 도매업계와 쥴릭과의 관계에 큰 변화가 점쳐지고 있다.

동원약품그룹에 이어 복산약품 청십자약품 등이 탈쥴릭에 가세한 이후 한국화이자를 비롯한 쥴릭 아웃소싱 유력 다국적제약사들의 동원약품 직거래가 향후 쥴릭과의 관계를 가늠하는 잣대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타 다국적제약사들이 이번 주나 다음주까지 직거래에 합세할 경우, 도매업계와 쥴릭, 쥴릭과 다국적제약사, 다국적제약사와 쥴릭의 관계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도매업계는 화이자의 결단을 높이 사고 있다.  마음은 있었지만 총대를 멘다는 부담감을 극복하고 뜻을 실천에 옮겼다는 점에서다. 15일,16일 많은 도매업계 인사들이 한국화이자에 ‘마음’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쥴릭에 아웃소싱한 타 다국적제약사들이다. 업계에서는 이들도 속속 합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합류하지 않을 경우, 닥칠 결과에 대한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쥴릭과 아웃소싱제약사들을 바라보는 도매업계의 시각이 많이 바뀌었다.

이전에는 다국적제약사들이 토종 도매를 무시하고 쥴릭에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데 대한 불만과 비판이 많았지만, 지금은 냉정하게 보고 있다. 감정적으로 접근하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배경에는 시장의 환경변화가 깔려 있다.

우선 다국적제약사들의 책임론이 여기저기서 거론된다. 제약의 본질은 연구개발 생산 영업마케팅으로,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미스런 일들에 대한 책임은 제약사에 있다는 것이다.

왜곡된 것으로 지적되는 유통시장에 대한 책임론이다.

아웃소싱제약사를 위해서도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동원약품 경우 전체 의약품유통시장의 8% 규모 물량으로, 쥴릭과 거래 중단을 준비 중인 빅5,빅10이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만만치 않다.

이 상황에서 이들이 도매상들의 거래 중단 후 직거래 요청에 응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실질적으로 피해의 당사자는 제약사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한국이 강제 의약분업을 시행하고 있다는 점도 거론된다.

업계 한 인사는 “강제분업 하에서 특정 회사가 전문약을 공급하고, 거래 조건이 맞음에도 거래를 안 하겠다고 하면 이것은 정부와 국민의 문제가 된다. 가만히 있겠는가. 빠져 나갈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제분업 상황에서 30,40%의 점유율을 가진 도매업소들에게 전문의약품을 공급하지 않을 경우, 유통에 난맥상이 생기고, 소비자 불편으로 이어지면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유통은 흐름으로, 어느 한 곳이 몇 개 회사 의약품을 갖고 왜곡시킨다는 것은 의약품 처방과 환자 편리를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으며, 현 분위기를 볼 때 파생될 수 있는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업계 내에서는 유통시장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얘기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위태위태하게 유지해 왔지만, 다국적제약사들이 유통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갈 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지금까지 해 온 정책이 옳은 방향이 아니라는 점이 판명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도매업계를 위해서가 아니라, 다국적제약사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분위기로 볼 때 도매업계가 ‘마지막 승부’로 접근하고 있지만, 다국적제약사에게도 ‘마지막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큰 틀에서 변화를 줘야 한다는 진단이다.

실제 도매업계 내에서는 만약 지금까지와 같은 형태를 계속 갖고 가면 도매업계도 전면적으로 유통의 틀을 바꾸는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들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영업 마케팅 쪽에서 합법적으로 피해를 주는 방법이 들어가 있다. 이 단계까지 가면 쥴릭보다는 오히려 다국적제약사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인사는 “쥴릭이 물류를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은 다국적제약사들도 얘기하고 있다. 쥴릭이 거래처에 대한 서비스와  물류 선진화를 못했다고 보는 것이다. ”며 "자신들의 잘못은 생각하지 않고 우월적 국제적 관계를 이용해 끌고 간다는 것은 한국 유통시장을 무시하는 처사다. 외자제약사들도 인터내셔날만 거론하지 말고 이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업계에서는 다국적제약사와 쥴릭의 역학구도가 이미 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국적제약사들이 도매상 부도시 피해액의 일부를 쥴릭과 부담하는 ‘리스크 셰어'까지 감수한 형국으로, 이 시점부터 ‘을’의 입장이었던 쥴릭이 ‘갑’의 입장으로 돌아섰다는 시각이다.

당장 물류가 없고 매출의 많은 부분을 쥴릭에 의존(실제적으로는 쥴릭 협력도매상)하고 있는 다국적제약사들이 쥴릭에 끌려 갈 수 있는 시기로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다른 인사는 “쥴릭이 한국 시장 유통을 장악하면, 다국적제약사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라는 예측은 오래 전부터 나온 것인데, 리스크 셰어 이후부터 진입한 것으로 본다. 물류가 없는 상황에서 다국적제약사들은 끌려 다닐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인사는  “쥴릭에 아웃소싱 당시 쥴릭이 신용과 신뢰가 있고 상대적으로 국내 도매업소들은 몇 곳을 제외하고는 쥴릭에 뒤졌다는 판단이 있었는데 지금 국내 도매업소들이 물류 서비스 등에서 쥴릭보다 낫다. 여기에 도매상들은 선의의 경쟁을 원하는데 쥴릭은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정책변화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면 움직여야 한다. 그것이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판단이며 윈윈하는 길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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