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실구입가’ 공개 판결…파장은?
경실련, 제약사 공정위 고발 고려…제약업계, 영향 ‘있다-없다’ 입장차
입력 2008.11.06 06:42 수정 2008.11.06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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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빅스, 리피토, 노바스크 등 20개 의약품에 대한 요양기관 실구입가를 공개하라는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에 제약업계를 비롯한 보건의료계 전체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실구입가 내역은 의약품 공급자인 제약사뿐만 아니라 유통업자인 도매상, 소비자인 병원ㆍ약국 등 의약품에 관계된 보건의료계 모든 주체들과 얽혀있는 정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법원의 판결에 따라 실구입가 공개를 단행한다 해도, 공개 범위가 20개 품목 46개 요양기관에 한정된 것이어서 실제 제약업계나 보건의료계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이다.

그러나 일단 판결이 확정된다면 지속적인 정보공개요구를 통해 환자들에게 많이 처방되는 주요 품목들의 실구입가가 추가로 공개될 수 있다.

또한 이번 정보공개요구 대상에서 제외된 보훈병원이나 국립의료원 등 대표적인 국공립병원의 실구입가가 공개될 경우, 민간병원과의 실구입가 비교과정에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실련, 제약사 공정위 고발도 검토

소송을 제기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최종적으로 개별 요양기관들의 실구입가를 확보하는 대로, 그 결과에 따라 대국민 홍보에서부터 관련 제약사의 공정거래위원회 고발까지 다각도의 개선안을 제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5일 관련 소식통에 따르면, 경실련은 요양기관 46곳의 의약품 실구입가 차이 유무에 따라 대응 방식을 달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46개 요양기관에 납품된 20개 품목의 실구입가 차이가 없을 경우, 재판매가격유지 등 담합으로 관련 제약사들을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실구입가의 차이가 있을 경우는 요양기관별로 실구입가를 공개해, 항생제 처방률 공개와 같이 우수요양기관과 그렇지 않은 요양기관들을 국민들에게 알린다는 계획이다.

또한 실구입가의 차이가 있음에도 의약품 실거래가가 약가인하로 반영되지 않았다면, 실거래가제도의 문제점 지적과 함께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한 공개경쟁입찰제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이번 판결에 대해 제약업계는 ‘리베이트 지적 부담과 약가인하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과 ‘제약업계에는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동시에 제기되는 등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국내 모 제약사 관계자는 “경실련이 실구입가 공개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제약사 리베이트를 거론한 점은 결국 약가인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일단 제약업계 치부로 작용하고 있는 리베이트가 불거지는 것이 문제고, 최근 보건당국에서 리베이트도 약가인하 기전으로 활용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요양기관의 의약품 구입 신고가격은 평균가격이고 보험등재가에 거의 근접해 있기 때문에, 현행 실거래가상환제는 사실상 약가인하 기전으로 활용되기 어렵다”며 “실구입가 공개가 약국의 일반약 가격이나 병원 원내 처방 등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어도 제약사들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일부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이 국민들에게 공개될 경우 도덕적인 지탄을 받을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이 굳어지고 향후 더 많은 실구입가가 공개될 경우, 보건당국이 추진하려다 실패했던 ‘저가구매 인센티브’에 새로운 추진 동기를 부여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제약업계 관계자는 “실거래가상환제에 관한 감사원 지적에 대해 보건당국이 실거래가상환제를 일부 보완하겠다고 말 한만큼, 실거래가 공개 등 여론이 조성되면 저가구매 인센티브 도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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