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④ 유통개혁 기대효과
금융비용·물류비 등 연간 6천5백억원 절감
의약품 거래 투명화로 불공정행위 원천 차단
정부의 입장
의약품 유통개혁의 핵심을 정부는 의약품유통정보시스템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유통정보시스템인 헬프라인(Helfline) 가동에 따른 기대효과와 부가효과를 살펴보면 정부가 이 시스템에 얼마만큼 큰 기대를 거는 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기대치만큼 관련 단체의 비협조 등 상당 부분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들의 움직임이 사업 성패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가능한 연착륙을 위해 지금까지 내놓지 않았던 각종 인센티브를 준비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의약품 유통개혁의 실패는 4대 개혁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장한 각오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의약품 유통개혁은 그러나 비대칭적인 구조를 나타낸다는 이유로 반발이 거세 지고 있어 전면적인 재검토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재검토는 하되 현재의 틀은 고수할 것으로 보이며 다만 각종 금융혜택이나 홍보강화로 난국을 뚫고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도 의약분야 개혁을 이루지 못하면 영원히 풀지 못할 짐으로 남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그만큼 의약분야가 견고한 틀속에서 나름의 자율경제논리를 구가해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장에 적극 개입하려는 정부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의약계의 힘겨루기로 말미암아 한편으론 자칫 반쪽 개혁으로 끝나지 않을까 우려된다.
정부는 이를 대비해 치밀하고 강도 높게 의약분야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핵심인 유통정보시스템과 시스템의 주목적이 돼버린 약제비 직접지급제도가 주는 각종 기대효과를 살펴본다.
공급자가 얻는 효과
정부는 제약사와 도매상으로 이뤄진 공급업체가 유통정보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가장 먼저 대금결재기간 단축과 회수가 용이하다는 점을 장점으로 들고 있다.
요양기관에서 사용한 건강보험 약제비를 공단에서 현금으로 지급 받기 때문에 결재기간이 산업 평균 251일에서 60일로 단축된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결재기간 단축은 금융비용을 감소시켜 연간 약 1,500억원의 불필요한 낭비를 감소시킨다는 계산이다.
이는 연간 건강보험 약제비 3조원의 약 5%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같이 자금회수가 원활해짐에 따라 현금 유동성이 좋아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논리다.
또 모든 요양기관의 의약품 주문·사용실태 등 다양한 정보를 이용해 생산·유통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경비를 절감시킨다.
그동안 재고 관리와 복잡한 전산시스템으로 인해 투입됐던 인력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적정 생산과 유통이 가능해져 불필요한 생산·재고·반품·폐기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다.
특히 헬프라인을 통해 전략적 영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영업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다소 추상적인 장점까지 내놓고 있다.
정부는 국내 제약사와 도매상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외국제약사와 유통회사에 대한 경쟁력이 강화된다는 논리까지 앞세우고 있다.
공급업체 모두가 헬프라인을 이용할 경우 정확한 정보분석을 통해 국내 공급업체 육성에 필요한 정부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요양기관이 얻는 효과
정부에 따르면 병의원·약국 등 용양기관은 헬프라인을 통할 경우 의약품 주문이 편리하고 다양한 의약품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물류센터와 연동하고 있어 요양기관이 필요로 하는 모든 의약품을 적기에 공급이 가능하고 약국의 경우 다품종 소량재고 운용이 가능하다.
적정 재고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1달 재고를 10일 이내로 줄여 창고와 인건비를 절감시킬 수 있다.
특히 약국은 현금 담보 능력이 없어도 주문이 가능해 한마디로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헬프라인을 이용하는 요양기관은 투명한 의약품 거래라는 인식을 국민에게 전달, 신뢰를 구축하는 무형의 이익도 창출시킨다.
이밖에 의약품 생산·유통·시장·신약·해외정보 등 각종 의약관련 정보에 대한 접근이 쉬워진다.
사회적 효과
사회적으로는 가장 먼저 연간 6,500억원에 달하는 물류비가 절감된다.
정부는 현재 물류비용을 매출액 대비 약 10%로 파악하고 있다.
물류센터를 이용할 경우 5% 내외로 절감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연간 의약품 매출액을 4조원으로 봤을 때 약 2,000억원의 물류비를 줄일 수 있다.
헬프라인을 이용함으로써 기존의 통신비, 문서작성비, 인건비, 창고비용 절감액이 약 2,000억원, 약제비 직접지급에 따른 금융비용 2,500억원 등 6,500억원의 절감효과가 있다.
또 물류비 감소에서 오는 효과 약가 인하를 유도하 수 있어 보험재정을 살찌울 수 있다.
특히 유통정보시스템의 '진가'인 건강보험진료비의 부당청구를 예방, 누수되는 재정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업계 우려사항
유통정보시스템 가동일 이전의 외상 매출채권에 대한 회수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정부는 깔려 있는 외매대금이 약 1조5,000억원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의 악화로 60일 만에 현금 대금지급이 다소 회의적이다.
무엇보다 사업의 시행 주체인 운영관리법인이 아직 설립되지 않았고 관련제도가 완벽하게 정비되지 않은 상태라서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건강보험에서 지급되는 약제비 이외의 대금은 채권확보와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유통기한이 지난 재고약과 삭감된 약제비에 대한 책임소재 문제가 얽혀있다.
특히 약제비 직접지급에 따른 불만이 높아 참여율 저조로 제대로 가동될 지 의문시하고 있다.
도매업계는 운영주체와 사용료 형평성, 도매기능 약화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간납 도매의 경우 약제비 직접지급에 대한 별다른 메리트가 없다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요양기관은 정부의 주장과 달리 약제비 직접지급에 따른 현금유동성 감소를 우려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또 헬프라인 이용에 따른 의원당 약 150만원씩 소요되는 전산인프라 구축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정부가 파악하기로는 현재 의원급의 약 40% 정도만 인터넷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공급업체가 기존 채무에 대한 미회수를 우려하듯이 요양기관은 채무변제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등 헬프라인 가동시점전 채무 해결이 키워드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의 해결책
정부는 최대한 관련기관간의 합리적인 협상으로 사업이 추진되도록 측면지원하고 협상 결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준다는 방침이다.
인센티브안에는 공급자와 요양기관간의 기존 채권·채무에 관한 사항과 공급업체의 채권확보, 간납도매상에 대한 약제비 지급에 관한 사항이 포함된다.
운영관리법인의 조기 설립과 관련 법령을 조속히 정비해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사업에 대한 의문을 제거하는 데 역점을 준다는 계획이다.
공급업체의 영업정보 유출 우려에 대해서는 정보 소유권이 민간사업자가 아닌 운영관리법인(정부)임을 적극 알리는 한편 정보 활용이 적극 제한될 수 있도록 전담사업자와 별도 협정을 체결할 계획에 있다.
또 정부예산을 일정 확보한 후 도매업체의 시스템 사용료로 일부 지원하거나 정보이용정도에 따라 제약사가 추가 분담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회의적 여론
정부는 최근 외부의 만만찮은 반대 논리에 부닥쳐 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첫째로 정책목표로 표방되고 있는 의약품 납품관련 부조리 방지효과에 대한 의문이다.
약품채택비, 처방사례비, 기부금 등은 음성적 거래행위는 약제비를 직접지급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또 외상매출금의 회수기일 단축을 위해 정부가 직접 개입할 당위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따라서 정책 목표의 사회적 타당성은 인정되더라도 성과가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다른 정책 수단을 도입하는 것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할 수 있다는 논리다.
유성호
2001.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