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참조가격제 도입으로 약제비 절감
감사원은 의약분업과 보험재정 운용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 주사제 처방료를 폐지하여 원외처방료를 진찰료로 통합하고 '참조가격제(약제비보상 상한제)'를 도입하는 등 약제비 절감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의약분업 제도개선 분야와 관련, 장기처방이 필요한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들이 자주 의료기관에 내원하는 불편과 진찰료·처방료 등 진료비가 증가하여 보험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어 장기처방이 필요한 환자에게 급여기간을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토록 했다.
또한 과잉처방 등을 유발하는 행위별 수가제를 보완하기 위해 제왕절개등 8개 질병군에 대해 2000년 7월부터 포괄수가제를 실시하기로 결정하고도 의료계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6개월 연기했다가 또다시 재검토하기로 하여 사실상 연기됨에 따라 구조적인 진료비 증가문제에 대한 대책이 없어 일부 질병군에 대한 포괄수가제의 실시 가능성 여부를 검토하는 등 행위별수가제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방안을 마련토록 했다.
특히 2000년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원외처방료를 1,970원 인상하여 과잉처방을 유인하고 있으며, 분업시행으로 3,500억원의 약제비 절감 예측과는 달리 2001년에 7,000억원 이상의 약제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 재정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어 원외처방료를 진찰료로 통합(주사제 처방료 폐지)하고 '약제비 보상상한제(참조가격제)'를 도입하는 등 약제비를 절감하는 방안을 강구토록 촉구했다.
충분한 재정대책 없이 의약분업을 추진하여 보험재정 악화를 초래하고, 분업이 시행되면 노령인구의 증가에 따른 수진율 상승 등 자연적인 요인으로 재정지출이 증가하는 외에도 병원·약국의 이용횟수 증가, 원외처방료 별도인정, 처방전 공개에 따른 의사의 고가약 처방등으로 2001년에는 최소한 3조8,767억원의 보험재정 적자가 발생될 것으로 예상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9년 10월 보험재정 종합대책을 수립하면서 2000년에 1조 7,338억원, 2001년 2조4,967억원의 적자가 나는 것으로 재정적자 규모를 추계하고도 본인부담금 인상, 진료비 지출억제 등 대책을 추진할 경우 2000년 2,744억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2001년 이후 재정안정이 가능한 것처럼 대책을 수립했다.
그후 2000년 7월부터 2001년 1월 사이에 3차례에 걸쳐 22.7%(1조6,184억원)의 진료수가를 인상한 후 보험재정 적자규모가 사회문제화 되자 2001년 3월에 와서야 3조9,714억원의 재정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발표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정책결정 과정 등에서 보험재정 적자의 심각성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정책이 결정되는 결과를 초래했으며, 의약분업시행 초기에 차방약품 조제에 따른 혼란과 불편을 야기시켜 분업제도 자체에 대한 불만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국민불편을 최소화하고 보험재정 안정화 조치사항으로 △주사제 처방 환자의 불편 해소, 장기처방 급여기간 확대, 약국개설 장소제한 재검토 등 국민불편 최소화 방안 강구 △원외처방료 폐지 등 의료수가 조정, 포괄수가제의 실시검토, 약제비 보상상한제 도입, 보험징수율 제고와 체납방지 등 보험안정화 대책 마련 △건강보험공단·심사평가원 등 보험재정운용기관의 구조조정과 경영혁신을 요구했다.
또한 업무태만 등 관련 책임자에 대한 조치사항으로 7명에 대한 징계(파면 1명, 해임 1명) 등 문책토록 했다.
재정파탄 책임 7명 징계
감사원은 28일 감사위원회를 열어 의약분업 시행에 따른 준비부족과 재정파탄 등의 책임을 물어 이 차관에 대한 인사조치와 실무자 1명을 파면하는등 공무원 7명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감사원은 4월9일부터 1개월간 복지부·건강보험공단·심사평가원을 대상으로 ‘국민건강보험 재정운용실태’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하여 28일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친 결정사항을 복지부에 통보했다.
감사원이 결정한 징계요구 대상은 △파면 1명 △해임 1명 △문책 5명(장모 실장)이며, 차흥봉 전 장관에 대해서는 분업을 시행하며 국민불편과 국가 재정부담을 초래한 점이 인정되지만 이미 장관직에서 물러난 상태로 더이상 책임을 물을 수 없고 ‘범죄’행위로 볼 수 없어 검찰에 고발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특감 결과 복지부가 △추가 소요재원 확보방안 등 충분한 재정 대책 없이 분업을 추진했고 △국민불편 사항에 대한 정확한 파악 및 충분한 대책 없이 분업을 추진했으며 △대국민 설명과 홍보노력이 부족해 정책불신을 초래했고 △시행 과정상의 문제점에 대한 대처를 소홀히 함으로써 국민건강 보험재정을 파탄에 이르게 했다고 지적했다. 또 건강보험공단과 심사평가원의 경우 보험료 징수를 소홀히하고 퇴직금 등 인건비를 부당하게 지급했으며 부당청구 심사기능이 미약해 보험재정 적자를 가중시켰다고 덧붙였다.
감사원의 특감 결과가 발표되자 복지부의 대다수 공무원들은 충격을 받은 듯 일손을 놓은 채 망연자실한 분위기 속에서 앞으로 미칠 파장을 우려했다.
이번 감사원 감사 결과와 관련, 당초 예상했던 문책 수위보다 급격히 높아진 중징계로 나타나자 정치권의 실정을 외면한 채 우선 고조되는 국민불만을 차단하기 위해 실무 책임자들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것이 복지부 공무원들의 중론으로 나타나고 있다.
복지부 문책 대상자들은 물론 다른 공무원들도 정책수행 과정에서 생긴 부작용 등의 책임을 실무자들에게 떠넘기는 것은 부당하고 징계 수위가 너무 높다고 반발하고 있어 앞으로 당사자들이 행정심판 요구 등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분업시행을 전후로 모든 중요한 정책을 최종 결정했던 차흥봉 장관에 대해 아무런 조취를 취하지 않고 지시대로 실무적으로 정책추진을 뒷받침했던 국·과장들만 중징계하는 것은 수용하기 어려우며, 앞으로 누가 소신을 갖고 국가정책을 하겠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일단 문책대상 당사자들은 감사 결과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징계결과를 정식으로 통보받은 뒤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강희종
2001.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