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제약산업⑫ - 제약광고 시장변화 및 동향
중외제약 박구서상무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세종대 대학원 최고보건산업정책과정 수료
한국 제약협회 홍보전문위원회(위원장)
`브랜드가 경쟁력' 기업 핵심 자산
분업후 ETC 패러다임 확산 `광고=히트상품' 신화 붕괴
IMC 전방위마케팅·Marcation 쌍방향 광고시대
피드백 마케팅 전개 고객요구 반영 마켓입장 검토
광고는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한때 국내 광고시장의 70%를 차지하면서 광고산업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끌었던 의약품 광고는 급격한 산업화와 공급과잉의 후기 산업사회로의 진입, 의약분업을 비롯한 제약유통의 혁명적 변화와 의약품 광고를 제한하는 각종 제도의 시행과 함께 지난 IMF를 전후하여 급기야 5%대로 떨어졌으며 또한 4대 매체를 기준으로 한 절대금액에 있어서도 96년을 피크로 점점 하강세를 보이고 있다. (표1참조)
이와 함께 의약품 광고는 소비자의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내용과 질적인 면에 있어서도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다.
탄환이 표적에 꽂히듯 위력을 발휘했던 시절
매출액에 대비한 광고비의 비중을 볼 때 의약업종은 평균 7%대로 가정생활용품 (6.6%), 음식료품(4.6%), 패션화장품(4.3%)을 뒤로 한 채 수위를 지키고 있으며, 전체 산업 평균 1.1%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제약 마케팅에 있어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도 큰 것이다. 근대광고가 시작된 60년대에서 80년대에 이르기까지 단연 의약품 광고의 시대였다.
63년 인기외화 `Combat' 등 황금시간대를 누볐던 박카스, 한가위 일간지를 장식했던 훼스탈 5단광고, 종소리와 펜잘, 새벽을 여는 한국인과 아로나민골드, 곰신화와 우루사에 이르는 거대브랜드들은 거의가 이 당시에 만들어진 것이고, 이들 제품은 아직도 품목별 광고비 지출의 수위를 차지하면서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TV매체가 주는 신기성 효과(Novelty Effect)로 CF에 대한 피드백은 가히 폭발적이어서, 마치 탄환이 과녁에 꽂히듯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광고만으로 히트의약품을 만들던 시절은 가고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의약품에 대한 광고의 매출에 대한 탄력성이 예전에 비해 현격히 떨어진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다양한 변수가 복합적으로 상승 작용했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의약분업 등 ETC 중심의 패러다임 변화가 가장 크겠지만,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볼 때 TV, 라디오, 신문, 잡지 등 기존 4대 매체 외 인터넷, CATV 등 뉴미디어 출현에 따른 다변화로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Cost 증가, 두번째로는 70년대 초반부터 80년대에 이르기까지 줄기차게 이어진 제약광고에 대한 각종 규제와 매스컴의 부작용 보도 등 Creative를 위축시키는 네거티브 환경, 그리고 소비자의 소득수준 등 사회 경제적인 지위 향상에 따른 생활 패턴, 건강과 약에 대한 인식 변화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60~80년대 학습이론의 전형이 될 정도의 의약품 광고효과는 이젠 기대하기 어려워졌으며, 이는 그 이후 거대브랜드를 지향하며 막대한 광고비 투자를 했던 수많은 제품들이 대다수 명멸했던 사실을 반증해 주고 있다.
뛰어난 광고 하나만으로 히트의약품을 만들 수 있다는 신화는 끝났으며, 광고는 단지 마케팅 목표를 달성하는 중요한 수단이라는 본연의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의 동일컨셉-IMC
이러한 의약품 광고의 자각은 시대적으로도 필연적인 것으로 IMF를 전후한 90년대 중반의 국내 광고산업의 저성장 시대와 맞물려 새로운 성숙기를 맞게 된다. 당시 불황기 광고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떠오른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IMC, Inter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이 바로 그것.
IMC란 제품, 유통, 가격 마케팅과 광고, 프로모션, 홍보 등을 하나의 전략아래 종합 평가하여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 시키는 것으로 갑자기 나타난 것이라기 보다는 마케팅 환경변화에 따라 재조명된 커뮤니케이션 패러다임이라 할 수 있다.
IMC는 산업사회를 특징짓는 공급자 주도의 시대에선 대중을 향해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광고의 효율성과 탄력성을 도모할 수 있었다면, 후기 산업사회의 수요자 주도 시대에는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을 결합한 쌍방향적이고 차별화된 메시지 전달만이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이론적 배경을 갖고 있다.
광고는 역시 IMC를 추진하는 데 있어 가장 비싸고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없지만 대중의 인지도를 높이고 나아가 이들을 실구매자에서 충성적인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변화된 고객의 니즈에 맞는 제품개발 등 전략적인 마케팅이 전제돼야 하며 기존 4대 매체를 통한 대중광고 외에 경쟁제품과 차별화 되는 디자인 등 소비자와 공감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위주의 마케팅이 보완돼야 한다는 것이다.
디자인 등 차별적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
일부 학자는 이러한 경향을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의 만남으로 보고 마케이션(Marcation)이란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다. 이러한 새로운 트랜드를 가장 잘 활용한 스타 의약품으로 소염진통의 DDS제제인 태평양제약의 케토톱과 SK제약의 트라스트, 그리고 화콜, 하벤, 화이투벤 등 기존 증상별 감기약을 종합감기약으로 확대시킨 제품들을 꼽는 데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실버시장을 겨냥한 신 개량제품인 케토톱은 기존 경구용 제품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패치제의 간편성을 소구한 100억대의 광고비로 TV 황금시간대와 일간지의 컬러면을 휩쓸면서 90년대 중후반의 얼어붙은 제약광고 시장을 녹이며 기록적인 매출신장을 시현했다.
또한 케토톱과 트라스트는 대중광고 외에 OTC제품으로는 드물게 1,2차 고객을 대상으로 한 각종 세미나 개최 등 피드백 마케팅에도 충실하여 개국가의 갈증을 적셔주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화콜 등 종합감기약은 요즘감기는 여러가지 증상이 한꺼번에 찾아온다는 점에 착안 `복잡한 감기엔'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내세우며 감기약시장의 판도를 바꾸었다.
기존 브랜드, 특화된 OTC, 실버의약품
최근 3년간 광고비 지출 20대 품목을 유형별로 분석해 보면 첫째는 아로나민골드, 삐콤씨, 박카스, 우루사, 겔포스 등 기존 거대브랜드의 부활, 둘째는 광동제약 키엔지, 조선무약 솔표 아이키, 비겐크림톤, 가그린 등 의약품이 아닌 건식 및 부외품에 대한 집중, 셋째는 태평양의 케토톱, 동아의 써큐란, 유한 세투, 명인 이가탄, 동국 인사돌 등 노령층의 삶의 질을 높이는 실버의약품 등으로 뚜렷하게 나뉘어 진다. 반면 소비자의 삶의 질과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짐에 따라 훼스탈, 베아제, 속청을 비롯한 소화제군과 박카스를 제외한 자양강장 드링크류는 주력 광고제품에서 빠져 있음을 알 수 있다. (표2참조)
이러한(1)기존 거대브랜드,(2) 특화된 건식 및 부외품,(3) 실버제품군 등 세가지 패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과거에 비해 분산되지 않고 마케팅에 입각한 제약사들의 광고운영은 테크니션 차원의 유망 신제품에 대해 `일단 걸고 보자'는 식에서 벗어나 고객의 니즈와 마켓의 입장에서 더욱 신중히 검토하고 또한 선정된 제품에 대해서 선택과 집중의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하려는 전략을 반영한다 하겠다. 이는 제약광고에 있어 커뮤니케이터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재도약을 위한 의약품광고의 구조조정기
동아, 중외, 대웅 등 상위사의 최근 3년간 광고비 추이가 소폭 내지는 제로 및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물론 전반적인 경기침체도 주요 요인이 되겠지만 이러한 트랜드의 연장선상에 놓여있으며(표3참조) 이 같은 운영패턴은 다른 제약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금년 들어 상반기 동안 제약협회 의약품광고 심의건수를 보면 지난해 총 291건에서 212건으로 27.1% 감소했고, 인쇄광고는 186건에서 130건으로 30.1%, 방송매체는 105건에서 82건으로 21.9% 감소했으며, 회사별 광고비 지출 면에서도 금년 1월에서 5월까지 유한, 일동, 삼진, 동국제약을 제외한 대다수의 제약사가 전년대비 상당폭의 마이너스 지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4 참조)
이러한 의약품 광고의 위축은 단순한 경기침체와 의약분업의 시대에서 ETC에 대한 투자에 비해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OTC 콤플렉스에 의한 소극적인 의미로 해석되어서는 안되며, 제약 광고마케팅의 질적인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과도기적인 현상으로 이해되어져야 할 것이다.
브랜드관리, 제약 커뮤니케이션 경쟁력의 핵심
불황기를 겪으면서 제약사마다 신제품에 대한 의지적인 광고비 투여보다 기 구축된 거대브랜드의 광고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만큼 브랜드관리가 중요하며, 한번 쌓여진 브랜드 자산은 장기적으로 효과적이라는 오랜 경험에 의한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국내 제약사는 브랜드의 혜택을 누구보다도 앞서 누렸다고 생각할 수 있다.
미국의 존슨앤존슨사가 삼성제약의 에프킬라 브랜드만을 인수하면서 297억원을 지불한 것은 바로 브랜드의 가치를 단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단지 과거와 현재의 차이가 있다면, 과거 초창기 브랜드관리에 있어선 광고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지만 지금은 광고 하나만으로는 대단히 어렵다는 점에 있다. 다시말하면 과거엔 경쟁사에 비해 한발 앞선 제품을 강조한 광고 등 부분적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면 이제는 제품의 우위를 전제로 디자인, 광고, PR 등 전방위 마케팅 활동을 통한 회사와 브랜드 가치 향상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고, IMC는 이를 위한 효율적인 프레임을 제공하고 있다.
브랜드는 단순히 자사와 타사를 구분하는 식별자로서의 의미가 아니라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 등 물리적인 품질과 함께 고객이 인지하는 주관적인 가치판단을 포괄하는 핵심자산으로서 제약 커뮤니케이터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확대된 업무가 돼야 할 것이지만, 사실 현실적으로는 많은 한계가 있다.
우선 국내 제약기업의 브랜드 전략은 단기 매출성과를 위한 판매촉진에만 집중된 경향이 강하고 여러가지 브랜드를 도입함으로써 핵심브랜드에 대한 선택과 집중력이 분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테크니션, 마케터, 커뮤니케이터의 동일 컨셉과 함께 이를 아우르는 경영층의 지원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앞으로 국내 제약사가 브랜드마케팅으로 성공하기 위해선(1) 타깃을 좁히고(2) 브랜드 혜택을 전달하고(3) 고객의 관심도를 높이며(4) 독창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자료보기>:<표1> 총광고비 대 의약품광고비
<표2> 광고 품목별 순위
<표3> 지난 3년간 제약회사 광고비 추이
<표4> 제약사 광고비 현황
편집부
2003.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