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유통부문① - 분업이후 의약품 유통산업의 변화와 영향
류 충 열
·한국의약품도매협회 전무이사
약국중심 `다품종 소량 다빈도' 배송 확산
분업후 병원시장 큰폭 위축…의약 유통에 큰 영향
머릿말
해방과 더불어 발아된 우리나라의 근대적 의약품산업이 그동안 60년 가까이 발전해 오면서 약업계가 구조개혁을 단행할 수밖에 없도록 크게 영향을 미친 제도적 환경 변화가 두번 있었다.
하나는 1977년부터 시행된 의료보험제도다.
이 제도는 국내 의약품 시장을 장기간 확대시키면서 종전의 약국중심 시장에서 병원중심 시장으로, 일반의약품중심 시장에서 전문의약품중심 시장으로 변화시켰고 도매유통업계의 판도를 `약국도매'에서 `병의원도매'로 바꾸었는가 하면 오리지널 전문의약품을 보유한 외자 제약회사들이 국내에 진출할 수 있는 여건과 기회를 주었다. 또한 그동안 비교적 자유스러웠던 제약업계의 의약품 가격 조정(인상) 행위가 정부 당국에 의해 엄격히 통제되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또 하나는 우여곡절 끝에 2000년 8월부터 시행된 의약분업제도다. 의약분업제도는 시행 3년 동안 국민 보건뿐만 아니라 의약품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서는 역할분담 차원에서 의약품 도매유통업계에 관련된 부분만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의약품 유통산업을 경제적·물류적 관점에서 도매업과 소매업으로 분류하고 소매업은 약국과 병원(의료기관)으로 나누었다.
의약품 소매시장의 변화
가. 소매시장 변화 현황
(1) 병원시장의 축소와 약국시장의 급속한 팽창
모두가 예견한 것처럼 의약분업 이후 병원시장이 크게 위축된 대신 약국시장이 급속히 팽창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는 일정기간 이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의약품 유통경로를 추정해 볼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공적 통계인 성실신고조합 자료를 분석해 보면, 분업전(1999년)에는 병원시장의 유통비중이 64%이었고 약국시장이 36%에 불과하였으나, 분업 직후인 2001년도에는 약국시장의 유통비중이 57%로 급격히 상승하였고 2002년에도 60%로 계속 확대되고 있는 반면 병원시장은 2001년에 43%로 크게 축소되더니 2002년도에도 40%까지 떨어지는 등 병원시장 축소 추세가 계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의약품 물류 형태도 의료기관 중심의 `소품종 다량 소빈도 배송 형태'에서 약국 중심의 `다품종 소량 다빈도 배송 형태'로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이와 같은 의약품 물류 형태의 변화는 뒤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의약품 도매유통 비중의 증가, 약국 전문 도매업소의 도매시장 지배력 확대, 도매 물류비 증가 등 의약품 도매유통업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약국과 병원시장의 유통비중 현황
금액단위 : 억원, % : 구성비
적 요
약 국
의료기관 등
계
금 액
%
금 액
%
금 액
%
1999년(분업전)
14,137
36.1
24,970
63.9
39,107
100
2001년(분업후)
30,258
57.2
22,677
42.8
52,935
100
2002년
33,971
60.0
22,740
40.0
56,711
100
* 성실회원신고조합의 년도별 자료 참고
(2) 전문의약품 시장의 지속적 확대와 일반의약품 시장 축소 가속화
의약품시장에서 전문의약품 비중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의료보험제도가 도입된 후 지난 17년간 서서히 증가해 오던 전문의약품의 시장비중이 아래 자료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의료보험 시행 후 2년 동안 무려 14%나 확대된 것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일반의약품의 시장 비중이 축소되었음을 의미한다.
선진국의 경우 통상 전문의약품의 유통비중이 80∼85%이기 때문에 이 수치에 근접할 때까지 전문의약품의 유통비율은 계속 증대될 것으로 판단된다.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의 유통비중 변화 현황
금액단위 : 억원, % : 구성비
적 요
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
계
금 액
%
금 액
%
금 액
%
1999년(분업전)
37,257
53.6
32,252
46.4
69,509
100
2001년(분업후)
44,860
62.8
26,573
37.2
71,433
100
2002년
52,642
67.3
25,611
32.7
78,253
100
* 한국제약협회의 의약품생산실적 자료 참고
* 전문의약품에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등 포함
(3) 외자제약회사의 고성장 및 시장 점유율 확대 가속
외자 제약회사들의 의약품시장 점유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의약분업 직전인 1999년에는 14.7%에 불과하였으나 분업시행 다음 해인 2001년에는 15.5%, 2002년도에는 16.9%를 보이고 있다. 이는 국내 토종 제약회사들의 시장 점유율이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장률 또한 국내 제약회사들 보다 외자 제약회사들이 월등히 높다. 분업전인 1999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분업 다음해인 2001년도의 국내 제약회사들의 성장률 지수는 112였으나 외자 제약회사들의 경우 119나 되었고, 2002년도의 경우 국내 제약회사들은 119인데 비해 외국 제약회사들은 141의 성장률 지수를 보이고 있다.
이와같이 외자 제약회사들이 고성장을 할 수 있고 시장 지배력이 계속 커질 수 있었던것은 의료계가 의약분업 이후 외래환자용 의약품을 조제할 수 없게 되자 처방을 내면서 국내 제약회사들의 미투(metoo)품보다 권위의 상징인 오리지널 의약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확산된 데다 의료계에 대한 판촉 활동도 국내 제약회사들 보다 오히려 외국 제약회사들이 보다 더 적극적이고 과감하였다는 점이 상승작용을 일으킨 결과로 분석된다.
의약품등 생산실적대비 국내제약회사와 외자제약회사 생산실적 분석
금액 : 백만원, 비율 : %
적 요
의약품등생산실적
국내제약회사
외자제약회사
금 액
성장율
지수
금 액
성장율
지수
점유율
금 액
성장율
지수
점유율
1999년
(분업전)
7,504,883
100
6,400,441
100
85.3
1,104,442
100
14.7
2001년
(분업후)
8,469,733
113
7,156,176
112
84.5
1,313,557
119
15.5
2002년
9,196,475
123
7,642,788
119
83.1
1,553,687
141
16.9
* 성장율지수 : 1999년을 기준으로한 2001년, 2002년 성장률 지수 임
* 한국제약협회 발표 자료 참고
나. 의약품 소매시장 변화가 도매유통업계에 미친 영향
상기와 같은 의약품 소매시장의 변화는 도매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의약품의 약국유통 비중이 급증하면서 도매업계에 새로운 `다품종·소량·다빈도 배송' 체제의 구축이 요구되고 있어 도매업계는 배송인력과 배송차량 등의 추가 확충과 배송시스템의 개선이 불가피 하였고 이로 인한 물류비 증가는 도매 경영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의약분업 실시 이후 하루 3회 이상 전문의약품을 보내 달라는 약국도 있었다고 한다.
또한, 조제약 재고반품 문제라는 새로운 고민거리를 도매 및 제약업계에 안겨 주었다. 약국이 가수 매입한 조제약에 대한 소비 부진으로 재고가 크게 늘어나 작년부터 약업계가 재고반품 문제로 심한 갈등을 겪고 있음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리고, 대형 의료기관 주변에 처방전 전문약국 밀집현상이 심화되면서 처방전 고객이 적은 절대 다수의 동네 약국과 거래하고 있는 도매업계가 이들 동네약국의 어려움을 떠 안을 수밖에 없는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선진국형 유통 제약→도매→소매 추세
제약사 직거래서 전환…업소간 `빈익빈 부익부' 심화
혁신경영·전략제휴·운영 선진화 등 개혁이 살길
의약품 도매시장의 변화
가. 의약품 도매시장의 가파른 확장
의약분업으로 도매시장이 크게 확장되고 있다. 의약분업 전인 1999년도에는 의약품의 도매거래 비중이 33%에 불과했으나, 의약분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2001년에는 46%로 크게 확대되었고, 2002년도에도 48%로 계속 증가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의약분업 후 도매거래 비중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이유는, 외래처방 환자에 대한 전문의약품 시장이 의료기관에서 약국으로 분산 이동되면서 약국이 제약회사 직거래보다 다수 제약회사의 다품종 의약품을 소량이라도 적기에 신속히 공급해 줄 수 있는 도매거래를 선택하고 있으며, 이에 부응하기 위해 도매업계도 처방의약품에 대한 취급 품목수(구색)를 대폭 확대하고 인력·차량·시설면적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아직은 선진국의 보편적인 도매유통 비중인 90%정도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지금처럼 도매비중 확대가 계속 이어진다면 머지않아 우리나라 의약품 유통체계도 선진국처럼 제약→도매→소매로 일원화될 것으로 생각한다.
국내 의약품 의약품유통경로 현황 (단위:%)
구 분
도매거래
직 거 래
합 계
약 국
병의원 등
계
2002년
48%
28%
24%
52%
100
2001년
46
28
26
54
100
1999년
33
28
39
67
100
* 성실신고조합 자료에 의거 보고자가 분석·추계함
선진 외국 의약품 유통경로 현황(단위:%)
국가별
일 본
덴마크
독 일
영 국
프랑스
미 국
도매거래
92%
100
93
91
85
79
직 거 래
8%
0
7
9
15
21
* 보건복지부, 의약품유통개혁사업자료, 2000.11.30.
분업전후 도매업소의 인력·차량·시설면적 변화 현황
구 분
인 력
배송차량
시설면적
(종합)
분업이전
22명
6대
230평
분업이후
26명
8대
246평
증감율(%)
(18.2)
(33.3)
(7)
OTC
도매
분업이전
32명
10대
402평
분업이후
38명
14대
423평
증감율(%)
(22.1)
(40)
(5.2)
복합
도매
분업이전
20명
4대
187평
분업이후
23명
6대
206평
증감율(%)
(15)
(50)
(10.2)
ETC
도매
분업이전
13명
4대
146평
분업이후
14명
4대
144평
증감율(%)
(7.7)
(0)
(-1.4)
* 의약분업시행평가분석 및 개선방안(2001)(한국보건사회연구원)
나. 도매업소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 심화와 호·불황 희비 교차
분업이후 `약국전문도매업소(OTC도매)'나 `OTC·ETC복합도매업소(복합도매)'의 경우 연 평균 40∼50%이상 고도 성장을 누리고 있으나, 도매업계에서 업소 숫자상 절대 다수를 점유하고 있는 `병의원전문도매업소(ETC도매)'의 경우에는 오히려 10%정도 판매 감소를 보이고 있다.
같은 도매업계라 하더라도 OTC도매와 ETC 도매간에 명암이 엇갈리게 된 근본적 이유는 사전에 의약분업에 적절히 대비하였는가 또는 못하였는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OTC도매의 경우 약국 영업조직과 배송시스템 그리고 시설면적 등이 이미 선 투자된 상태에서 추가 보완투자를 행함으로서 약국으로 이동된 외래처방전 조제시장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기 때문에 고성장과 매출 대형화를 이룰 수 있었으나, 다수의 영세한 ETC도매의 경우 약국영업을 위한 사전 준비와 적정한 투자를 행하지 못함으로써 약국시장을 개척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적자 성장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 의약품도매업의 물류비 증가와 수익성 악화
도매 수익성의 근간인 도매마진(조마진)이 계속 감소되고 있다. 2003년 8월에 실시한 도매업계 설문자료를 분석해 보면, 분업 전 1999년도에는 8.01% 이였으나 2002년도에는 7.52%로 낮아졌다. 감소율이 6.1%나 된다.
도매 물류비 또한 급증하였다. 2002년 8월에 실시한 한국의약품도매협회의 회원사 설문 조사에 의하면 매출액 대비 도매물류비 비율이 분업 전 1999년도의 경우 2.39% 이었으나 2002년도에는 3.14%로, 증가율이 무려 31.4%나 되었다.
평균 도매 유통마진 현황
적 요
1999년
2000년
2001년
2002년
비 고
도매마진
8.01%
7.95%
7.72%
7.52%
* 금융감독원 자료에 의거 보고자가 분석·추계함
의약분업이후 도매업소별 수익성 변화 현황(%)
적 요
분 업 이 후
계(N)
수익증가
수익불변
수익감소
매출
증가업소
39.5
13.1
47.4
100(38)
불변업소
14.3
19.0
66.7
100(21)
감소업소
0
13.8
86.2
100(29)
(종합)
(20.4)
(14.8)
(64.8)
100(88)
거래
유형
OTC도매
25.0
20.0
55.0
100(20)
복합도매
19.0
14.3
66.7
100(42)
ETC도매
11.8
17.6
70.6
100(17)
(종합)
(19.0)
(16.5)
(64.5)
100(79)
* 의약분업시행평가분석 및 개선방안(2001)(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의약분업 이후 도매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이유는, 처방력 강한 독점 의약품을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외자 제약회사와 일부 국내 제약회사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도매마진을 의도적으로 크게 인하시키고 있고, 업소 수에서 절대 다수를 점유하고 있는 ETC도매의 경우 수익과 직결되는 판매 자체가 감소하고 있는 데다 도매업소간 경쟁과열로 비록 일부지만 가격 덤핑 행위까지 자행되고 있으며, 분업이후 인력, 차량 및 시설면적 등의 투자 확대로 비용이 크게 증가되었고, 특히, `다품종 소량 다빈도' 물류 특성을 가지고 있는 약국영업 비중이 확대된 데에 따른 물류비의 증가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의약분업으로 의약품 도매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도매 시장 확대의 선봉장인 OTC도매까지 수익성이 우려할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도매업계의 미래 발전에 어두운 그림자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2001년을 기준으로 할 때 6.53%로 추정되는 도매업계 한계마진율(도매마진율-당기순이익률)보다 실제 거래상 수수되는 평균 도매마진율이 더 낮아진다면 도매업계 전체가 평균적으로 적자를 보게 되는 것이 되는데 만약 이렇게 될 경우 도매유통업계에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의약품도매 유통업계의 발전 과제
도매업계가 도매유통 선진화를 조기에 이루고 비용절감 및 수익성 제고로 유지·발전 기반을 보다 굳건히 다지기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자구책 강구차원에서 도매업계 발전을 위해 핵심이라고 판단되는 4가지 실천 과제를 제시한다.
첫째, 도매업 최고경영자의 의식개혁이 필요하다. 생계유지형의 도매유통 업소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현 도매유통 업계가 어떻게 제 기능과 역할을 다하며 발전할 수 있겠는가? 도매업 최고경영자는 도매업소를 의약품 유통을 책임지는 의약품 영업 및 물류 전문가라는 인식과 함께 선진 도매기업을 경영하겠다는 `프로' 의식과 사명감을 갖고 도전적 자세로 의식 개혁을 이루지 않으면 안 되겠다.
둘째, 인수합병(M&A) 또는 전략적 제휴만이 도매업계의 살길이다. 현재, 의약품도매업소(일반종합)는 전국적으로 약 900여개나 산재되어 있다. 2001년부터 도매업 시설면적 기준이 폐지된 이후 오랫동안 400여개로 균형을 이루던 의약품도매 업소 수가 겨우 2년만에 무려 2배나 급증하였다. 이로 인한 영세성과 과열경쟁은 도매업계를 머지않아 공멸의 상태로 몰아 갈 것 같다. 이러한 상태를 치유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정부당국이 도매시설 면적기준을 적정수준에서 다시 제한하던가 아니면 도매업계 스스로 인수합병(M&A) 또는 공동구매·공동판매&mi
편집부
2003.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