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부동산 투기가 없는 나라, 칠레
안승호<한국유나이티드 연구소 소장>
최근 칠레에서 몇 분의 손님을 맞이하여 그들과 환담의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 곳의 명문대학이라고 하는 칠레대학의 교수분도 있고 해서 이모저모 경제며, 자연 환경이며 제조업에 대하여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칠레는 역사적으로 볼 때 약 500년의 역사로서 우리 동양에 비하면, 아주 짧은 역사를 갖고 있다.
우리가 소위 말하는 마야나 잉카제국은 칠레와 동떨어진 역사이다. 면적은 75만 6천 평방킬로미터로서 우리 남·북한을 합친 면적의 약 3.4배의 땅을 갖고 있다.
인구는 1천5백만명으로 아주 느슨한 인구 지역이다. 세계에서 남북으로 제일 긴 나라이다.
약 3,000km나 되는 아주 긴 나라로 안데스 산맥이 그 골격을 이룬다. 우리나라의 태백산맥과 같다. 하지만 길이나 규모에는 비교가 안 된다. 인구는 우리나라의 약 5분지1에 해당하니 흔한 것이 땅이어서 땅값은 헐값이라 하여 부동산 투기는 상상도 못 한다고 한다.
우리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칠레초석은 칠레북부와 페루 사이에 있는 안데스산맥으로부터 해안에 이르는 아타카마 사막의 일부 지하층에 존재했던 광물질로서 소디움나이트레이트라는 화학명을 갖고 있으며, 예전에는 이 물질을 질소비료, 질산 그리고 화약을 제조하는데 사용해 왔으나, 지금은 광산도 거의 폐허가 되어 이 곳에서의 채광량이 많지 않고 오히려 구리의 수출이 주류를 이룬다고 한다.
칠레에서의 아름다운 곳의 하나는 해발 3,000미터에 펼쳐져 있는 분지 모양의 아타카마 사막으로서, 연 중 강우량이 1밀리미터 안팎이라고 하니 얼마나 건조한 곳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이 곳은 풀도 나무도 없는 불모의 지역으로 표면은 소금기 있는 퇴적층의 딱딱한 면으로 생물이 살기가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먼지 하나 티끌하나 없다고 하니 얼마나 맑고 깨끗한가를 상상해 보아도 알 수 있다. 이 곳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하라와 같은 모래가 흩날리는 사막이 아닌 조용하고 청정기가 낭랑하게 굴러가는 듯한 깨끗한 곳이 아닌가 싶다.
그리하여, 청정한 이 곳은 밤하늘의 별의 모습을 관찰하기에 여기보다 더 좋은 곳이 없다고 한다.
세계의 유수한 천문관측소가 이 곳에 한 두개씩 설치되어 천체를 관측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NASA에서는 습도나 기후의 변화가 화성이나 달의 표면과 유사하여 우주선으로 달 탐사나 화성을 탐사할 때에는 여기에서 예비적 훈련을 한다고 한다.
황사나 도시의 매연으로 건강을 해치며, 대기오염으로 말미암아 각종 호흡기 질환에 대비하며 살아가는 도시인의 긴장감을 풀기에는 이 곳 아타카마 사막이 안성맞춤이 아닌지?
국민 소득은 우리의 약 절반 정도이고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남아메리카에서는 아르헨티나, 브라질에 이어 경제성장의 대열에 끼어 있는 나라이다.
축구로는 5강 중에 들어가는데, FIFA에서 남미지역 예선전에서 4개국을 선발하는 규제에 따라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볼리비아에게 예선에 밀리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한다. 그리하여, 어떻게 하면 선진국 대열에 들어갈 수 있는가에 대해 안간힘을 써서 연구하는 나라가 아닌가 싶다.
꿈틀거리는 경제, 변화되고, 희비를 가르는 주도권 싸움이 쉬지 않고 계속되는 세계경제의 흐름 속에서 발버둥치는 칠레는 우리나라를 좋아하고, 닮기를 원하고, 같이 잘 살아 보기를 갈망하는 나라이다.
칠레와의 자유무역 협정체결의 시도도 이런 맥락에서 시도되고 있는 것일 것이다.
편집부
2003.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