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행정·제도] 의약분업 3년-과제와 대책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획기적인 변화라 할 수 있는 의약분업이 시행된 지 이제 4년을 맞이하고 있다. 시행과정에서 많은 진통과 어려움을 겪었던 분업제도가 이제 어느정도 정착되어 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의약분업을 추진해야 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제도의 성과와 개선방안 등에 대하여 살펴본다.
의약분업은 기존에 약국에서 임의조제하여 투약하는 방식에서 의사의 진단·처방에 의하여 약사가 조제·투약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선진 보건의료제도이다.
이러한 제도는 우리의 건강을 위해서 뿐 아니라 후손들을 위해서도 반드시 시행·정착시켜 물려줘야 할 제도이다.
특히 이는 현재 우리나라가 OECD에 가입하는 등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고, 월드컵 등을 통해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의 위상이 알려져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후진적인 의약 관행을 한단계 개선시킨 개혁과제였던 것이다.
<생동성 인정품목 현황(단위: 품목)>
구분
'01년도
'02년도
'03.9월 현재
'03말(예정)
품목수
185
230
334
400
누계
185
415
749
815
그간 일반의약품은 물론 전문의약품까지 약국에서 처방전없이 편리하게 구입하던 습관에 젖어 있던 국민들로서는 우리나라의 의약품 오남용의 심각성을 실감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 예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항생제 내성률이 가장 높다는 것은 그 동안 누려온 편리함에 대한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사실 의약분업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30여년 전부터 있어 왔다.
오랜기간 동안 논의가 거듭되어 오면서 그 시행이 유보되었고 우리와 우리의 앞선 세대들은 계속해서 의약품 오남용에 노출되어 알게 모르게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 온 것이 사실이다.
대체조제 활성화 환자불편 최소화
초기우려 불구 분업후 의료기관·약국 이용 만족도 증가추세
오랫동안 굳어져 온 의약 관행을 당위성만으로 바꾸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제기되었다.
2000년 7월 의약분업의 전면 시행을 두고도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하여 많은 논의가 진행되었을 뿐 아니라, 시행 이후에는 의료계 파업과 같은 엄청난 사회적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러나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의약분업이 시행됨에 따라 우리가 얻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의미는 의사의 전문적인 진단·처방과 약사의 조제·투약을 통해 의약품을 합리적으로 사용하고 국민 보건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제도적인 틀을 비로소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의약분업은 제도의 특성상 우리가 그 효과를 실감하기에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우선적으로 시행 3년여 동안에 나타난 의미 있는 변화들을 통해 의약분업의 가시적인 효과를 확인해 볼 수는 있다.
우선 연간 1억 7천만건으로 추산되던 약국에서의 임의조제가 대부분 금지되었으며, 이로 인해 의사의 처방전 없이 조제·판매되던 전문의약품의 오남용을 예방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대표적 오남용 약제인 항생제와 주사제의 사용량이 줄어드는 추세에 있다.
먼저, 의사의 의약품 처방행태 변화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의약품 청구건당 처방의약품 종류수가 5.87개('00.5월)→5.55개('01.5월)→5.18개('02.5월)→4.69개('03.5월)로서 처방의약품 종류수가 감소하는 등 그간의 의약품 오·남용이 상당히 개선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항생제의 경우 의원의 청구건당 약품목수가 0.90개('00.5월)→0.79개('01.5월)→0.69개('02.5월)→0.55개('03.5월)로 약 38.9%의 감소율을 나타내고 있으며, 국민 1인당 항생제 총 사용량(DDD:일일사용량 기준단위)은 30.81('99)→19.79('01)→17.00('02)로 역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폐렴구균의 페니실린 내성률의 국제비교>
의약분업 실시
의약분업 미실시
국가
인도
캐나다
미국
영국
프랑스
홍콩
싱가포르
일본
태국
한국
내성률(%)
1.8
6~10
10이상
15.0
36.3
29.3
36.9
55
63.1
70~77
평균내성률(%)
12.4 이상
51.7
그리고 주사제의 경우에도 의원의 청구건당 품목수가 0.77개('00.5월)→0.58개('01.5월)→0.54개('02.5월)→0.45개('03.5월)로 약 41.6%의 감소율을 보였으며, 의원의 주사제 건수비(주사제가 포함된 건수·총 청구건수)는 60.82%('00.5월)→45.94%('01.5월)→43.95%('02.5월)→37.29% ('03.5월)로 약 38.7% 감소하여 그간 의약분업의 최대 목표였던 의약품 오·남용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다는 점이다.
그동안 정부에서는 환자의 불편해소를 위하여 의약분업 예외환자의 범위를 적절히 정하였으며, 대체조제의 활성화와 지역간 의·약사회 등 관련 단체간의 단합을 유도하여 처방전 소지자중 첫 번째 약국에서 조제받는 비율이 76%('00.8월)→95.4%('01.5월)→96.1%('02.5월)→97.3%('03.4월)로 개선되는 등 환자의 불편이 대체로 해소되었으나, 아직까지 여전히 의원과 약국에서의 대기시간이 길고, 의료기관과 약국의 의약서비스 등에 대한 불만 등의 국민불편사항이 있
어 이에 대한 해소노력이 있어야겠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환자도 자기가 먹는 약이 어떤 약인지 알게 되어 환자의 알 권리가 충족되었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의약분업 전·후의 국민 의료기관·약국 이용 만족도 연구에서도 의료기관의 진료행위에 대하여 25.4%('01. 5월)에서 51.5%('03. 4월)로, 약국 이용 만족도에 대하여는 35.2%('01. 5월)에서 45.9%('03. 4월) 로 각각 증가하고 있다.
또한 최근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전국 대학교수, 연구원 등 297명을 대상으로 의약분업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 의약분업제도를 유지하되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77.7%를 나타내고 있어, 이러한 국민의 수용태도의 변화들은 의약분업이 초기의 우려와 달리 국민생활 속에 정착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분업전 항생제 내성 최고 오명
의사 진단·처방, 약사 조제·투약으로 보건 향상
더욱이 외부적으로는 OECD에서 의약품의 오남용 예방, 환자의 알 권리 신장 등을 위해 실시한 우리의 의약분업이 성공적이라고 공식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아시아 약학연맹(FAPA) 서울총회에 참가한 약학계 석학들(대만, 중국, 일본 등)도 우리의 의약분업을 아시아 국가들이 배워야할 모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와같이 우리의 의약분업이 세계적으로 긍적적으로 평가를 받고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데도 아직까지 우리나라 내부에서 의약분업의 성공적 시행여부에 대한 사회적 담론이 의료보험재정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경향이 있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건강보험 재정은 2001년 5월부터 착실하게 추진한 재정안정대책을 통해 올해에는 건강보험의 수지균형을, 2006년까지는 재정적자의 완전해소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정부에서는 국민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생물학적동등성 인정품목을 지속적으로 축적하여 대체조제를 활성화하고 이러한 품목이 충분히 축적된 이후에 성분명처방 제도를 점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의약분업은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의 건강을 위한 백년대계이다. 정부와 의료계 및 약계는 제도의 정착을 위해 함께 노력함으로써 국민을 안심시키고 의약분업이 국민을 위한 제도로 성숙되도록 노력할 책무가 있다.
대립과 갈등보다는 신뢰와 협력속에 `국민건강'이라는 대의속에서 서로가 양보하고 지혜를 모아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의약분업의 경과
의약분업은 그 필요성과 당위성으로 오랜기간 수많은 논의와 사회적 합의과정을 거쳐 추진되었음.
-'94. 1월에 이미 '99. 7월부터 의약분업을 실시한다는 여·야 합의에 따라 약사법을 개정.
-'99. 3월에는 의·약계의 의약분업 시행연기 청원을 국회에서 수용.
-아울러 현재 실시중인 의약분업의 골격은 의료계, 약계, 시민·소비자단체 및 여·야 모두가 합의하여 약사법 개정을 통하여 확정.
※ 의·약계 및 시민단체의 합의안('99. 5월)을 토대로 약사법 개정.
다만, 의약분업 추진과정에서 의료보험제도 등에 대한 의료계의 누적된 불만이 표출되어 국민적 고통과 불신의 어려움을 겪었으나,
-2000.11.11 의·약·정 대화를 통하여 의료계 사태를 해결하고, 의·약계가 의약분업에 적극 참여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였고, 2000.12.12 의·약·정 합의에 의한 약사법개정안 국회에 제출.
-의·약·정 합의사항을 반영한 약사법개정안 공포 시행(2001.8.14).
대체조제 활성화방안 향후 계획
△생동성 인정품목 확대를 통한 대체조제 활성화
-고가약 사용으로 인한 국민 의료비 및 급여비 증가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대체조제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생동성시험 확대
-생동성시험을 위한 행정절차 간소화·신속화
-성분별 `생동성시험 표준지침'을 연차적으로 마련, 시험기관간 정보 공유 및 전문화를 통해 시간·비용 절감
-생동성 인정 품목의 보험등재 소요기간 단축, 약가 산정시 우대 등 차별화('03. 1), 생동성시험 의무화('04. 7)
-생동성 미인정 품목은 단계적으로 퇴출('07. 1)
편집부
2004.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