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약사법·의료법 형평성 미흡'
약사·의사 형평성 찾기 이제부터 시작
과징금 산정·담합행위 등 차별적 기준 산적
복지부는 최근 약국의 부당 청구와 관련한 업무정지 및 과징금 부과기준에 대해 의료기관과 동일하게 적용하도록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분업이후 약국의 환경변화에 따라 `요양기관 업무정지 처분 및 과징금 부과기준'에 있어 의료기관과 동일하게 적용했다. 이 기준이 적용된다면 기존 월 평균 약국 부당 청구액이 5만원이 넘으면 과징금 등 행정처분 대상이었던 것에서, 앞으로 의료기관과 동일하게 15만원부터 과징금 등 행정처분 대상이 된다.
따라서 약국 보험청구 과정 중 고의가 아닌 착오나 실수로 인한 부당 청구에 대한 행정처분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복지부의 이 같은 방침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약사법 의료법상 형평성에 위배되는 조항은 아직도 곳곳에 산재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법률전문가나 약사회 등은 약국 및 의료기관 관리의무, 과징금 부과기준, 담합행위, 포상금제도, 처방전 기재의무 등 아직까지도 약사법·의료법과 관련한 불평등 조항이 여전히 남아있어 이에 대한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즉, 분업 실시과정에서 입법취지나 규정내용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안에 대한 약사법상의 행정처분과 벌칙이 의료법보다 무겁게 규정되어 있거나, 약사나 의료인 모두에게 동일한 법적 의무를 부과함이 마땅한 사안에서 약사들에게만 의무를 부과하고 위반 시 처벌하도록 규정되어 있어 약사법과 의료법 간의 형평성이 문제되는 법령상의 규정들이 산적해 있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규정들로 과징금 산정기준, 담합행위 관련기준, 약국 및 의료기관 관리의무 기준, 처방전 기재·확인 관련 기준 등을 꼽을수 있다.
약사 출신 전순덕 변호사(법무법인 이산)는 “약사처분기준에는 원칙적으로 4차까지 위반사항의 횟수에 따라 행정처분이 가중되어 규정되어 있으나, 의료처분기준은 원칙적으로 1차 위반에 대한 규정만 있고 위반사항의 횟수에 따른 가중처분 규정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의료처분기준에는 기소유예처분이나 선고유예판결 등을 받은 경우 행정처분기준에 불구하고 감경할 수 있으며 감경의 상한선이나 하한선을 명시하여 행정청의 재량권 행사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나, 약사처분기준에는 기소유예처분이나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경우 행정처분을 감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면제할 수 있도록 규정(`감면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으면서도 의료처분기준과 같은 감경범위 혹은 그 기준이 제시되어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순덕 변호사는 이외에도 담합행위에 대한 행정처분 약사법 제22조 제2항에서는 약국개설자 뿐 아니라 의료기관개설자도 담합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되어 있지만 약사법시행규칙의 행정처분기준에는 `약사 또는 한약사가 담합행위를 한 때'라고 규정하고 있어 위 규정의 해석상 의사 등 의료기관개설자에 대한 행정처분의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과징금 산정기준 또한 약사법시행령상 과징금 산정기준(1일당/전년도 매출금액 만원 기준)이 1,500만원단위로 산정되어 있고 구간당 과징금도 1일 30,000원씩 부과되는 반면, 의료기관의 경우 1억 원 단위로 산정 되어 있고 구간 당 과징금이 1일 5,000원~25,000원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약국의 과징금이 과다하게 책정되어 있다는 설명이다.
대한약사회도 처방전 기재사항을 비롯한 약국 및 의료기관의 관리의무 등을 대표적인 불평등 규정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약에 따르면 약사법상 처방전 확인의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약사법 76조) 및 1차 자격정지 15일, 2차 자격정지 1월, 3차 면허취소의 행정처분이 내려지나, 의료법 상에는 처방전 확인 협조의무가 명시돼 있지 않고 벌칙과 행정처분도 없다.
즉, 의료법 제 18조 2항에 `의사의 협조의무'를 신설해 약사가 처방전에 의심이 나는 점이 있어 문의하는 경우 이에 적극 확인해주어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특히 약국 및 의료기관의 관리의무를 살펴보면 약사법 제19조 제4항 및 시행규칙 제11조에 의하여 약국을 관리하는 약사는 종업원에 대한 감독 등 약국관리에 관한 사항과 위생복 착용 및 명찰 패용 등 약국관리상의 준수사항을 준수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으며, 벌칙 또한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약사법 79조) 및 1차 경고, 2차 업무정지 3일, 3차 업무정지 7일, 4차 업무정지 15일일의 행정처분을 규정하고 있다.
반면 의료법 시행규칙 제27조에 의하여 의료기관 개설자 또는 관리자는 정신병환자의 정신병입원실외 입원 금지, 전염의 우려가 있는 환자와 기타 환자동일 입원실에 입원금지 등 준수사항이 명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벌칙과 행정처분 조항이 없다는 지적이다. 조제된 약제의 표시의무는 약사법 제24조 제1항에 의하여 약국개설자는 조제된 약제의 용기 또는 포장에 처방전에 기재된환자 성명 등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사항을 기재하여야 하며, 위반 시 200만원 이하의 벌금(약사법 77조) 또는 1차 경고, 2차 업무정지 3일, 3차 업무정지 7일, 4차 업무정지 15일일의 행정처분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법 시행규칙 제16조에 의하여 의사는 약제의 용기 또는 겉봉에 용법·용량 등을 기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벌칙과 행정처분 조항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와관련 대약은 약사법 제 77조 중 24조를 삭제하거나 의료법 시행규칙에 벌칙조항을 신설해 형평성 있는 법 적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건의했다. 처방전 교부의무 조항과 관련해서도 약사법 및 의료법 모두 처방전 미 교부에 대한 처벌조항이 없으나, 최근 처방전 2매 교부를 전제할 때 이와 관련된 처벌(처분)도 `의사가 처방전을 2매 교부하지 않을 경우'와 `약사가 환자용 처방전을 교부하지 않을 경우'가 동일한 처벌(처분)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밖에도 처방전 기재사항과 관련해서도, 약사법 24조 제 2항에 의해 벌칙과 행정처분이 있으나, 의료법 18조 제2항에 의하여 처방전의 서식·기재사항·보존기타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도록 명시하고 있으나 벌칙과 행정처분 조항이 없다.
이처럼 약사법과 의료법 상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안에 대하여 의사나 의료기관에는 행정처분이나 형벌이 경미한 반면 약사나 약국에는 과중하게 규정되어 있는 약사 및 의료법령의 해당 조항이 상당하다는 의견이어서 이에 대한 전면 재 검토 및 개정 작업이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가인호
2004.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