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DUR 지속 확대 추진 불변…의약계와 기준 협의
그리스로마신화를 보면 헤르메스란 인물이 등장한다.
제우스의 아들인 이 신은 아버지의 전령으로 활동하며 신들간의 이해관계와 인간과의 관계개선을 조율해야 하기 때문에 신계에서 가장 바쁜 인물이다.
그래서 날개달린 신발을 신고 전 세계를 수시로 뛰어다닌다.
굳이 비유하자면 비서실장 겸 최고 실무직을 겸하고 있는 셈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도 이 헤르메스만큼 바쁜 인물이 있다.
지난 1일자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급여관리실장이 된 김보연실장.
급여관리실은 의약품 및 치료재료 등을 관리하는 것은 물론 신의료기술의 경제성 평가 및 등재업무를 실질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즉 의약품을 보험에 등재하고 약가기준을 정하고 가격을 결정하는 업무를 포함해 최근에는 의약계에 논란이 되고 있는 의약품사용평가제(DUR)와 Positive로의 전환이 논의되고 있는 의약품 등재방식까지 실무적으로 총괄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5백여 제약사와 6만여 요양기관이 이 부서의 활동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
심평원 급여관리실장의 중책을 맡은 약사출신 김보연실장을 만나봤다.
△급작스레 중책을 맡게 됐는데 소감은.
소감이라기보다 중요한 자리에 앉게 돼 부담이 앞선다.
항상 초심을 잊지 않고 열심히 하려고 노력할 뿐이며 앞으로도 늘 하던 것처럼 꾸준히 업무를 진행해 가겠다.
△심평원과는 언제 인연을 맺게 됐나.
숙명여대 약대(75학번)를 졸업한 뒤 거의 첫 직장이나 다름없는 현 趾?81년 입사한 후 지금까지 약사關??역할이 필요한 곳에서 일해왔다.
△급여관리실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쉽게 말해 의약품 등의 관리를 하는 곳이다. 보험등재 여부를 비롯해 급여기준을 정하고 약가를 결정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전문가 및 학회, 각 단체의 의견을 효율적으로 종합해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한다.
세부적으로는 약가관리부, 약가분석부, 재료관리부, 수가분석부, 신기술평가개발팀 등으로 나눠져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의약품등재방식 전환에 대한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문제는 의약계와 제약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민감한 사안인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건발위의 제안으로 인해 보험약가 관리체계가 현행 Negative 방식에서 필요 약제만 등재하는 Positive방식으로의 전환이 신중히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워낙 커다란 제도의 변화를 가져오는 사안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논의돼야 하는 사안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복지부 등으로부터 실무차원의 연구 또는 검토를 진행하라는 지시는 받은 적이 없다.
△보험등재방식과 함께 DUR확대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번 국감에서도 DUR의 중요성이 줄곧 지적됐다. 하지만 최근 의협이 이에 대해 의사의 처방권을 존중해야 한다며 반박하며 문제가 되고 있는데.
DUR의 중요성에 대해선 누구나 알고 있다. 단지 기준의 문제일 뿐이다. 방향성이 뚜렷한 만큼 지속적으로 이 제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의약품의 허가를 담당하고 있는 식약청과 협의하여 효과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물론이다.
현재 의약품사용평가위원회에서는 부작용이 현저한 병용금기 및 연령금기 항목부터 우선적으로 기준을 마련하고 있으며 최소·최대용량, 신중투여 등 2, 3등급에 해당하는 항목에 대해서도 단계별로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건보공단이 약가관리를 담당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건발위에서 보험자기능강화차원에서 검토된 것으로 알고 있으며 합리적인 약가관리를 위해서는 급여적정성과 경제적 효용성에 대한 의약학적 검토와 함께 심사·평가와 연계되어 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업무추진과정에서 가장 애로점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보험약가나 DUR 등 파급효과가 크고 민감한 사안들은 의약계와 제약사, 국민 등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들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수렴과정과 조율이 쉽지 않다.
△심평원 내 약사들의 이직이 잦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약무직을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아무래도 업무부담이 많다는 것 때문에 이직을 하시는 분들이 더러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약무직이야 물론 있으면야 좋지만 약사가 약 1,500명 직원 중 30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조직적인 문제와 형평성 등을 고려해야 하는 심평원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된다.
△약사들에게 하고싶은 말은.
많은 약사들이 개국을 하고 있지만 분업 이후 공직 약사로서의 위치와 역할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특히 약사들의 역할이 꼭 필요한 곳이 심평원인 만큼 많은 약사들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김 실장은 심평원 내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는 직원 중 한사람이라고 한다. 그래서 '워커 홀릭(work holic)'이라느니 '일벌레' 라는 얘기도 종종 듣는다.
심평원 기획총무실 이동범실장은 김 실장에 대해 '존경스럽다'는 단 한마디로 평하고 있다.
인터뷰 내내 전화가 울려 취재중인 기자를 외롭게 까지 만드는 김보연실장에게 헤르메스가 신고 있는 날개달린 신발이 '나이키 대리점'에서 판다면 하나 구입해주고 싶다는 간절함이 느껴졌다.
감성균
2004.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