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단체장 Relay Interview-대한약학회 김종국 회장
국내 여러 학술단체 중 최 고참격의 경륜과 탄탄한 조직력 및 규모를 과시해 온 대한약학회는 내년으로 약학연구 60년, 약학교육 90년을 맞아 새로운 연구 패러다임과 다음 세기의 약학교육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중대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약학회에서는 그 탄탄한 위상에 비해 타 학문 분야에 불고 있는 혁신과 국제화 추세에 대한 대응이 부족해 지속적인 발전 동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약개발 분야가 미래 지향적 첨단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상황 속에서 폭넓은 회원층 확보와 학회 활성화를 통한 위상 격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 이에 본지는 금년 1월1일 제 44대 대한약학회장에 취임, 학회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움직임을 이끌어가고 있는 김종국 교수를 만나 약학회 발전을 위한 각종 현안에 대한 견해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 대한약학회에 있어 2005년이라는 현 시점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
내년은 이 땅에 약학교육이 시작 된지 90년이 된 시점으로 이제 10년만 더 있으면 꼭 한세기라는 역사를 갖게 된다. 금년은 다음 세기, 다음 세대를 위한 약학연구, 약학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을 시작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중대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를 시작해도 그 성과가 현실화되는 것은 10년도 더 걸리는 일인만큼, 전 약계가 약사·약학 교육자들이 사회적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며 어떤 방향으로 분야를 발전시켜 가야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더불어 약학회 또한 내년으로 약학연구 60년이라는 뜻깊은 시점을 맞는다. 이미 그 역사 안에서 두 세대가 지나가고 한 사람으로 치면 생애를 마감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볼 수 있는 이 시기에 학회가 그 동안 걸어온 발자취를 잘 조명하고 앞으로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본다.
- 약학연구 60년이라는 시점을 잡은 이유는 무엇이며, 어떤 기념사업을 추진할 계획인가.
조선약학회가 생긴 것은 내년으로 60년이지만, 대한약학회로 발족한 이후의 역사로는 금년이 53주년이다. 어찌 보면 단순한 명칭상의 변화이며 여러 가지 요소에서 명확히 구분할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대한약학회 발족을 기점으로 연혁을 정리해 온 것은 또 그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 것인 만큼 지금 당장 명확한 정리작업 없이 많은 것을 뒤흔들어 재정립해야 하는 조치를 취할 수는 없는 일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약학연구가 내년으로 60주년을 맞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므로 우선 이를 기념하고자 하는 것이며, 약학회 연혁에 대해서는 향후 정리하는 차원에서 별도의 연구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약학연구 60주년을 기념해 학회의 잠재력을 국내외에 선보일 수 있도록 국제 학술대회 및 아시아약학연맹 창립 등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물론 이같은 국제 행사를 위해서는 별도의 집행위원회와 예산 확보가 우선 해결돼야 할 것이며, 그 동안 다소 남발된 경향이 있는 '국제 학술행사'와 차별화 될 수 있는 내실있는 행사로 진행하기 위해 가능하다면 전 약학 관련 학회가 함께 준비하는 방안도 제안해 볼 생각이다.
- 새롭게 발전하는 약학회를 위해 추진하고 계신 대표적인 사업들을 소개한다면.
국제적으로 정보를 교류하고, 학술지 투고 등 인터넷 시대에 부합하는 원활한 학회 운영 시스템 구축할 수 있는 홈페이지 기능을 대폭 강화할 것이다.
또한 가능하다면 홈페이지를 통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회원들에 관련된 정보를 소개하고, 학회 운영에 대한 회의나 회원간 의견교환 기능도 마련했으면 한다.
다음으로 나열식에서 탈피한 회원들이 관심을 가지고 실질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는 학회지 및 학술대회 기획에 힘쓸 계획이다. 학회의 운영은 회비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동시에 회원들이 학회 활동을 통해 회비를 납부하는 만큼의 소득을 얻도록 해 주는 것은 학회의 의무이다. 즉 회원들이 학회에 가입하고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학회지나 학술행사의 내용이 충실해져야 한다고 본다.
약학연구 60년, 새로운 기틀마련 나선다!
회원층 확대·전문성 강화로 국제화 주력
더불어 약학분야 학문적 발전의 한 전제가 될 수 있는 제약산업 발전을 위한 산학협동 및 의견교류의 장으로서의 기능 수행에 주력할 계획이다. 약학은 우리나라 산업의 한 핵심 축인 제약분야를 발전시킴으로써 국가에 기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문과 산업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을 스스로 마련해 가야 한다고 본다.
- 회장 취임시 공약사항과 새로 구성된 학회 집행위원회에서 약학회 회원 범주의 확대 필요성이 강력히 제기된 바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이며 어떤 방법으로 실현할 방침인가.
약학회는 최근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만한 연구자들이 많아졌음에도 회원 수 증가는 정체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약학회가 과거에는 약학대학 교수들의 친목 및 학술 교류의 성격으로 시작했고 약에 대한 연구도 이들이 중심이 돼 이루어 졌지만, 매우 폭넓은 분야의 연구자들이 약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약학회의 올바른 발전을 위해서는 그 동안 알게 모르게 형성돼 온 울타리를 없애고 약에 관심 있고 관련된 연구를 하는 이면 누구나 다 회원이 될 수 있고 회원으로서의 의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연구내용을 교류함으로써 신약개발 및 약학 발전에 큰 시너지효과를 거둠은 물론 학회 차원에서는 회세 확장과 발전이라는 부가적인 성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영문학회지 SCI 등재건은 오래 동안 약학회의 숙원사안이었다. 구체적으로 SCI 등재를 위해 해결돼야 할 문제점들은 어떠한 것들이 있으며, 앞으로 어떤 조치들을 취해갈 계획인가.
무엇보다도 우리 스스로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영문지의 등재는 역대 회장들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학회의 국제적인 위상과 회원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가장 먼저 달성해야 할 과제다.
그 동안 연 4회에서 6회, 그리고 현재는 12회를 발간하며, 발표 논문 수도 연 400여편의 투고 논문 중 연 240여편을 선별해 수록하는 등 그 질적 양적 측면에서 큰 발전을 거두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그 동안 약학대학의 기초에서 응용까지 다양화 된 연구자들의 논문을 수록하다 보니 그 범주가 약에 대한 직·간접적인 영역으로 점차 확대돼 다소 모호한 성격을 갖게 됐다는 단점이 있다.
약학회지는 약학에 대한 잡지이므로 일부 회원들에게는 다소 서운한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그 말 그대로 약에 초점이 맞춰져야한다는 전제를 고려할 때 좀 더 약과 직접적인 내용의 논문들로 게재 범주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더불어 SCI 등재를 위해서는 국내 연구자 뿐 아니라 다양한 국외 연구자들의 논문 게재가 필요하며, 무엇보다도 세계적인 수준의 업적을 거두고 있는 수준의 회원들의 연구 내용이 약학회지를 통해 발표돼야 한다.
- 학회 운영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부분이 학회 재정 자립도 확보 부분인데, 이에 대한 해법은 있는가.
외국 학회에 비해 약학회의 학회비는 너무 낮게 책정돼 있어 이 부분의 현실화가 우선돼야 할 것이다.
수백명에 달하는 참가 인원을 고려할 때 외국 학회들처럼 식사제공 등의 관례를 철폐하되 친교를 위한 격식을 갖추고 볼거리 있는 파티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며, 금번 30여개 수준으로 운영되는 기기 전시도 대폭 확대해 회원들에게는 정보제공의 기회를 기업에는 판촉 홍보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학회 재정을 확충하는데도 힘쓸 계획이다.
더불어 홈페이지를 활용한 운영시스템의 전산화를 통해 각종 운영경비 절감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 개국약사들의 학회 참여도 꾸준히 시도돼 왔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에 대한 어떤 대안을 갖고 있는가.
기존에 마련돼 있는 개국, 병원, 임상 등 분과학회 차원의 학술행사를 꾸준히 병행하고, 제도적 측면에서 외국이나 의학계의 사례 처럼 약사 실무에 필요한 내용의 학술대회 참석을 보수교육의 연장으로 인정하는 등의 방안을 약사회와 함께 준비해 볼 계획이다.
개국약사들도 여건이 닿는 대로 학술대회에 참여해 자신이 다루는 약에 대한 최신 연구 동향과 수준을 파악함으로써 환자를 대할 때도 남다른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학회 발전을 위해 정부나 회원에 바라고 싶은 점.
학회는 학자들이 학문 발전 위해 모이는 곳이므로 정부에 큰 기대를 하는 것은 무리이겠지만, 국제학회 등 국제적 행사를 할 때는 정부의 지원이 절대적이다.
아직까지는 국내 학회들이 제한된 회원규모와 재정능력으로 부족한 면이 많다. 행사 진행비용이나 장소 등 부분에서 정부 지원이 있었으면 한다.
회원들도 내 발전이 곧 학회의 발전이고 학회의 발전이 곧 내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의식을 갖고 개인 연구에 최선을 다함과 동시에 학회 운영 측면에도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
학회가 국제경쟁력을 가지려면 회원 개개인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져야 하며, 동시에 학회라는 조직체를 통한 집약적인 연구활동을 통해 보다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으며 이러한 측면에서 우수한 연구자의 평가 기준이 연구 성과 뿐 아니라 리더십 부분을 매우 중요하게 본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학회도 우수한 인력들의 리더십 배양에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다.
- 끝으로 약대학제개편 실현이 가시화 돼가고 있다. 학제개편의 궁극적인 지향점, 나아가 약학교육의 지향점은 무엇이고, 특히 약학계 내부적으로 학제개편에 대해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우선 개인적인 견해라는 점을 전제해야 할 것 같다. 4년이냐 6년이냐 하는 형식적인 측면을 놓고 안팎에서 갑론을박 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미 약학대학에는 약학에 대한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 학부, 석박사 과정의 대학원을 포함해 4년에서 10여년까지의 교육과정이 있다.
이번 학제 개편 논의는 변화된 사회적·국제적 여건에 맞는 부합하는 약사로서의 자질을 함양한 인력을 배출하기 위해 지금까지의 4년제 교육에 2년의 교육 과정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본다.
관건은 결국 국민의 건강과 행복을 책임지는 전문인력을 배출하기 위한 충분한 교육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인 만큼 개별적인 직능이나 구성원들의 이해관계는 서로간의 조율을 통해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약이란 어디서 만들어지건 전 세계적으로 공히 활용되는 것으로 이를 다루는 인력 양성에 대한 표준 교육 기준도 제시돼 있으며, 그에 부합하는 교육을 위해 대부분의 국가들이 6년제 시스템으로 변화해 가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연한의 연장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단, 생산 측면에서 형성된 독일, 일본의 약학교육 시스템에 근간을 둔 우리나라 약학교육은 다소 기초과학분야에 치중돼 왔던 것이 사실인 만큼, 시대적으로 사용자 측면에서 보다 우수한 질적 약제서비스가 요구되는 현 상황을 고려한 보다 실용적 측면의 교육을 위한 커리큘럼 개편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편집부
2005.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