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한의원 한약서 다량의 중금속성분 검출
전국 260여곳의 한의원에서 처방 조제한 한약의 성분을 조사 분석한 결과 수은과 납 등 중금속이 대량 검출되고, 일부 한약에서는 코카인이 나왔다는 분석결과가 밝혀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한나라당 정화원의원은 의약품 공인시험기관 랩프런티어와 인하대의 한약성분 분석결과 자료에 따르면 전국 264곳의 한의원에서 제조한 한약 가운데 76곳에서 처방한 한약에서 수은 등이 대량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자료는 랩프런티어와 인하대가 작년 초부터 소비자들로부터 한약 성분분석을 의뢰받고 분석한 결과로, 랩프런티어 조사에서는 123곳 중 21곳에서 은과 납 등 맹독성 성분이, 인하대 조사에서는 146곳 가운데 55곳에서 제조한 한약에서 코카인과 살충제 등의 부적절 성분이 각각 검출됐다고 했다..
랩프런티어 분석결과 서울 서초동 A 한의원에서 처방한 한약에서는 수은이 기준치(0.2㎎/㎏)보다 무려 2천140배나 높은 428㎎이 검출된 것으로 나왔다.
정 의원이 최근 식약청 직원과 함께 이 한의원을 직접 방문해 폐경기 여성에 좋다는 한약을 처방받아 식약청과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 성분분석을 의뢰한 결과에서도 기준치를 각각 1천119배, 1천15배를 초과하는 수은이 검출됐다.
또 경기도 B 한의원과 C 한의원에서 처방한 한약에서도 각각 35.95㎎/㎏, 29.63㎎/㎏의 수은이 검출된 것을 비롯해 전국의 19개 한의원에서 처방한 한약에서 기준치를 웃도는 수은이 나왔다.
수도권 소재 D 한의원과 E 한의원에서는 독성물질인 비소와 납이 각각 3.78㎎/㎏(기준치 3㎎/㎏ 이하), 131㎎/㎏(기준치 5㎎/㎏ 이하)이 검출됐다.
인하대 조사에서는 서울 소재 한의원 2곳에서 제조한 한약에서 마약인 코카인 성분이 검출됐으며 다른 한약에서는 스테로이드제와 항생제, 살충제 등의 성분이 검출됐다. 스테로이드제는 과다사용시 피부밑 혈관이 터지거나 백내장 또는 녹내장, 성장부진 등의 부작용을 유발한다.
이와는 별개로 정 의원이 자체적으로 서울시내 대표적인 유명 한약시장을 대상으로 한약재 판매실태를 점검한 결과 일부 한의원에서 광물성생약 ‘주사’(광물질을 갈아 가루로 만든 것으로 수은이 주 성분)를 버젓이 판매하고 있으며, 한 주사제는 식약청 분석결과 98%가 수은 성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충남 천안에서는 간질증후군이 있는 2살짜리 여자아이가 광물성생약 주사가 과다 처방된 약을 복용하고 수은에 중독된 것으로 추정돼 현재 입원 치료중이라고 정 의원은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와 함께 작년 8월 한국의약품시험연구소에서 적합판정을 받은 모 업체의 중국산 작약에 대해 식약청과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기준치의 배에 달하는 390ppm의 이산화황이 검출되는 등 수입한약재 검사가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수은 등 맹독성 물질이 대량 함유된 불량 한약이 국민에게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수 없다”며 “특히 서각(코뿔소뿔) 등 판매금지 품목까지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정부는 한약재의 처방, 조제, 유통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철저히 파악해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한의사협회는 정의원발표에 대해 즉각 반박자료를 발표하고 해명에 나섰다.
한의협은 정화원 의원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광물성 한약재 ‘주사’는 식약청이 한약의 기준 규격 및 검사방법을 규정하고 있는 공정서인 ‘대한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에 수재되어 있는 한약이며, 그 주성분이 수은으로 “황화수은(HgS : 232.65)을 96.0% 이상을 함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주사를 처방구성에 포함하는 한약의 경우는 당연히 황화수은이 검출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해당 한약이 의약품으로서 그 효능 효과를 발현하기 위하여 필수적인 성분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정한 한약의 중금속 허용기준은 제제인 경우 총중금속 30mg/kg 이하로 규정되어 있으며, 광물성 한약재를 함유하는 경우는 이 기준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스테로이드 등의 성분 검출은 순수 한약재에서 자연 발생할 수 있는 천연성분으로서, 이러한 점을 간과하고 마치 인위적인 첨가를 연상케하는 우를 범하고 있으며, 이러한 점은 정화원 의원의 한의약에 대한 몰이해로 인해 비롯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종운
2006.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