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환경변화에 따른 제약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일반적으로 제약산업은 장기간 투자와 개발 시 고부가가치를 실현 할 수 있는 국가 전략산업으로 분류된다. 한 개의 신약개발에는 평균 개발기간이 10년에서 15년, 비용은 약 1~8억 달러가 소요되며 실패할 가능성도 매우 큰 산업이다. 일반 공산품과는 달리 한번 신약을 개발하면 특허보호를 받으며 시장독점이 가능하기에 기업의 성장뿐 아니라 국가경제에 크게 기여 할 수 있으며 집중된 R&D투자로 첨단 생명공학 기술의 발달을 가져오는 BT 부분의 최종 수요처이기도 하다.
국내 제약산업은 세계시장의 2% 미만의 규모로 내수시장의 규모가 그다지 큰 규모는 아니지만, 240여개의 업체가 약 9조 7,978억원을 생산(표1)하고 있다. 이는 업체당 약 400억원대의 연간 생산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체적으로 영세한 규모의 산업구조라 생각할 수 있다.
표 1. 의약품 생산실적 (단위 : 천원)
구분
2005년 생산금액
2004년 생산금액
2003년 생산금액
완제의약품
9,797,830,801
8,886,281,459
8,126,996,658
원료의약품
800,670,870
751,081,048
614,659,277
총합
10,598,503,676
9,637,364,511
8,741,657,938
자료원 : 한국제약협회 보도자료
2005년도 건강보험 청구 상위 20위 품목에서는 16개의 제품이 다국적제약사의 제품이었고, 4개가 국내제약사의 제품이었는데, 이 중 1개만이 국내개발 제품이었다. 우리나라 제약사들의 생산품목을 크게 나누면 오리지날 신약, 도입신약(licensed-in product), 개량신약, 제네릭으로 나눌 수 있으며 각각의 제약회사 들이 어느 부분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각 회사들이 위치하는 전략적인 포지셔닝(그림 1. 참고)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초기의 우리나라 제약사들은 제네릭의약품과 라이센스-인 제품들 위주로 매출규모와 국내 영업력을 키워왔으며, '70년대 GMP 제도 도입과 '80년대 물질특허 도입을 통하여 품질경영과 R&D 투자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제약업체들은 지금까지 바이오/화합물/천연물 등의 분야의 기술개발을 꾸준히 해오며 '99년부터 15종의 신약개발에 성공함으로써 신약개발 및 세계시장 진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의약품 무역적자는 2005년도 18억 1,910만 달러로 전년대비 3억 7,259만 달러나 늘어나 무역역조가 더욱 심화되었다. 특히 완제의약품의 수·출입 증가가 뚜렷이 나타났으며, 완제의약품 수입이 전년도 대비 30%에 가깝게 늘어났다. 이는 고령화에 따른 의약품 소비량 증가와 신기술을 이용한 수입신약의 증가, 그리고 대부분의 매출상위 품목들이 수입의약품인 것 등이 그 이유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향후 무역시장 개방에 따라 관세절감효과 등에 의하여 완제의약품의 수입증가세가 더욱 뚜렷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표2)
그림 1. 국내 제약사 생산제품 분류에 따른 포지셔닝
표 2. 연도별 의약품 수출 및 수입실적(2000년∼2005년) (단위: 천 달러)
구분
2000년
2001년
20002년
2003년
2004년
2005년
수출
원료의약품
완제의약품
436,715
137,725
442,019
178,837
457,938
221,053
441,591
250,268
416,894
356,090
448,428
409,344
수입
원료의약품
완제의약품
1,034,083
462,897
807,984
550,542
1,453,666
639,463
1,324762
755,245
1,205,321
1,014,167
1,368,987
1,307,886
수출 계
574,440
620,856
678,991
691,859
772,984
857,772
수입 계
1,496,980
1,358,526
2,093,129
2,080,007
2,219,488
2,676,873
무역적자
-922,540
-737,670
-1,414,138
-1,388,148
-1,446,504
-1,819,101
자료: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발표자료
최근 정부에서 한미FTA 협상을 진행중에 있으면서 국내 제약산업체들은 관세철폐에 의한 경쟁제품의 수입가속화, 지적재산권 강화에 따른 제네릭의약품 출시 지연 등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 또한 약가관리를 강화하고 의약품의 적정사용을 유도하기 위한 '건강보험 약제비적정화 방안' 시행을 준비함에 있어 국내 제약산업체들은 cash cow이었던 제네릭의약품의 수익성 악화 등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기존 제약업체들의 경우 병원 등을 상대로 직접 영업을 하였기에, 제품이 다양하고 많을수록(표3 참조) 기업의 매출을 확대 할 수 있는 구조였었다. 그러나 단순카피 위주의 제네릭 제품은 기업의 생산라인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으며, 생동성 시험 및 허가에 소요되는 비용 등 관리비의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
또한 한미FTA 협상 결과에 따라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겠지만, 약 10%의 상위 국내 제약사들이 대부분의 개량신약 및 퍼스트제네릭을 개발·생산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지적재산권 강화에 따라 '제네릭 기반의 악화' 영향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 더군다나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실시로 포지티브리스트 시스템이 도입되면 상대적으로 노후화 되고 혁신성이 떨어진 제품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의 제품이 보험급여 제외 시 상당부분 매출감소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표 3. 완제의약품 생산규모에 따른 허가 및 생산품목수 (2003년 생산실적 기준)
구분
평균허가품목수
평균생산품목수
(허가품목중 비율)
총생산액 및 비중
1,000억 이상 생산기업(21개)
261
112 (42.9%)
39,594억원(49.4%)
400∼1,000억 생산기업(43개)
230
90 (39.1%)
26,040억원(32.6%)
400억 이하 생산기업(165개)
154
55 (35.7%)
14,496억원(18.0%)
평균(229개)
178
67 (37.7%)
80,130억원(100%)
자료: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의약품 품질강화를 통한 제약산업 발전전략 2004
이러한 외부적 위협요인 이외에도 국내 제약산업에 구조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약점인 취약한 유통구조, 제네릭 부분의 과다경쟁, 수출시장 개척의 미흡, 낮은 품질경쟁 의식, 의약품 품질관리 전문 인력의 부족 등이 제약산업을 더욱더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대부분의 제약기업들은 제네릭 의약품을 중심으로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품목을 생산함으로써 국민건강권 확보에 기여를 하였으며, 개량신약 및 신약의 개발을 위한 seed money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퍼스트제네릭 의약품이 활발히 개발되고 있는 미국의 경우 제네릭의약품이 전체 처방의약품 중 56%를 차지하는 반면 이에 대한 비용은 단지 13%에 불과할 정도로 제네릭산업의 활성화가 국민의 건강권을 확보하면서 의약품 비용을 절감하는데 도움을 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제네릭의약품의 개발과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세계 각국에서는 각 국가별 실정에 맞춘 다양한 방법을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독일이나 영국 등 의약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국가에서는 자유가격제(free pricing)을 채택하여 가격이 싼 제네릭의약품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물론 자유가격제를 채택한 국가의 경우 너무 심한 가격경쟁이 발생한다면 제네릭의약품산업의 장기적인 환경에는 좋지 않을 것이다. 이 이외에도 공급자 측면에서 제네릭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정책으로는 참조가격제(reference price)가 있으며, 수요자 측면에서는 의사·약사·소비자(환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이나 성분명 처방(INN Prescribing)·보험상환액에 상한선을 두는 기금제(Budget) 등이(표4) 있다.
각각의 제도들이 제네릭의 시장진입이나 제품사용에 큰 유인을 할 수 있는 정책이기는 하나, 비효과적인 제도로 전략할 수 있는 약점도 가지고 있다. 성숙된 제네릭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런 정책들이 지속·복합적으로 정부의 효과적인 시행방안이 필요할 것이다.
표 4. 국가별 제네릭 의약품 사용 장려 정책
구분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일본
Free pricing
⁚
⁚
×
⁚
×
×
×
×
Reference Pricing
×
⁘
×
⁚
⁘
⁚
⁚
×
Budget
×
⁚
×
⁚
×
×
×
×
INN Prescribing
⁚
⁚
⁚
⁚
⁚
⁚
×
×
Reimburse incentives
×
×
⁚
⁚
⁚
⁚
⁚
⁚
자료원 : IMS Marketing Prognosis 2004, Sustaining generic medicines market in Europe 2006
우리나라의 경우 저가약사용에 대한 유인체계나, 제네릭 의약품이 활발히 사용되게 하기 위한 성분명 처방 등 제도적 장치가 약한 상황이다. 또한 퍼스트제네릭 의약품이 개발되었어도, 각 개발사들이 직접 병원 등을 상대로 제품을 런칭 시켜야(랜딩) 제품이 사용되는 유통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번 '약제비 적정화방안'을 계기로 정부는 의약품의 품질향상, 허가제도 및 유통구조의 개선을 기반으로 보험의약품 가격을 적정화 하고 의약품 처방행태 및 사용량 적정화를 추진 중에 있다. 이러한 정책들이 효과적으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앞서 이야기한 공급자와 수요자 측면의 유인정책이 적절하게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퍼스트제네릭 의약품의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현재 제네릭 침투 율이 초기 1년에 30%대에 지나지 않는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하고, 제네릭의약품의 시장 수용성을 강화하여 매출 증가를 통해 약제비적정화방안의 수용과 관련한 기업의 비용발생을 보상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수요자들에게는 제네릭이 안전성·유효성·효능이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등한 수준임을 홍보하고 믿음을 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또한 수요자들이 제네릭 사용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제약산업체들이 신약개발에 관심을 가지며 R&D투자를 시작한지 이제 곧 20년이 된다. 각 업체들의 노력과 정부의 뒷받침, 대학·출연연구소·벤처기업 등 많은 인프라가 뒷받침이 되고 있다. 국내 제약산업의 경쟁력 강화하기 위해서는, 퍼스트제네릭과 개량신약의 개발을 활발하게 할 수 있는 업계 유인책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고, 상대적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는 활성성분이나 구조를 개선하는 연구와 약물전달체계(DDS) 개선 능력, 바이오의약품 원료·완제 생산 능력 등에 집중 하면서 고부가가치의 신약개발을 수행하는 전략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전략은 각 업체들의 포지셔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산업체가 연구개발결과를 상품화하는데 있어 시장예측이 가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공통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단순 카피위주의 제네릭 생산 업체들 간의 경쟁을 지양하고 중소기업형 체제를 벗어나, 기업의 역량이 집중될 수 있는 구조로 변환될 필요도 있다.
제약산업이 과거의 약점과 현재의 위협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한미 FTA등 새로운 환경에 의한 피해 발생 등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 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에서는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국무총리실산하)'와 '2010 보건산업발전방안(보건복지부)'등을 통하여 제약산업에 대한 정부지원정책 및 제도개선을 가속화 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제약산업 발전위원회(가칭)'를 통하여 향후 정책적 변화상황에 대응하며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고 수출지향 산업구조로 발전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중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제약기업들은 신약·개량신약·제네릭 혹은 바이오제네릭개발 등 전략적 경영과 해외시장을 발굴하는 자발적 노력과 벤처기업이나 대학·연구소 등과의 분업모델을 통하여 환경변화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편집부
2007.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