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의약외품전환’…OTC 활성화 물꼬 트나?
보건복지부의 ‘일반의약품 의약외품전환 확대’ 발표 이후로, OTC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우선 복지부 자체적으로도 일반의약품의 의약외품 전환을 통해 전문약 위주의 국내 제약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으려는 눈치다. 일반의약품의 활성화는 건강보험재정 안정화라는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기 때문.
◆ OTC 활성화 상승곡선 기대
민간부문에서도 비교적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화증권 배기달 연구원은 지난 1일 “일반의약품의 의약외품 전환 확대로 OTC 시장의 활성화가 기대 된다”며 일반의약품 시장의 확대를 점쳤다.
배 연구원은 정부의 발표에 대해 “그 동안 부진했던 일반의약품은 최근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며 “향후에는 정책 및 제약 환경의 변화에 따라 일반의약품 시장에 대한 제약업체의 관심과 투자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배 연구원은 “1997년 정점을 기록한 일반의약품 생산실적은 2003년까지 감소세를 보이다 2004년 2.6%, 2005년 4.5% 증가하여 2년 연속 소폭이나마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며 “정부의 약가 규제지속, 일반약 복합제의 비급여 전환 및 일반의약품의 슈퍼판매 허용 등의 요인으로 일반의약품 시장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시민단체 역시 일반약의 슈퍼판매를 ‘가정상비약’ 수준으로 늘려야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번 복지부의 의약외품전환에 대해서는 ‘다소 미흡’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일차적으로 일반약의 의약외품 전환에 대해서는 적극 찬성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복지부가 6개 품목에 대한 의약외품전환 발표 직후, 경실련은 성명서를 통해 “일반의약품의 소비자 구입불편을 해소하라”며 일반의약품의 의약외품전환 확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경실련은 성명서에서 “대다수 국민들이 주말이나 휴일뿐 아니라 평일 늦은 시간에도 약국을 찾지 못해 많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며 “안정성과 효과성이 검증된 가정상비약 수준의 일반의약품을 약국외 판매하도록 하여 국민의 필요와 선택의 범위를 보장하도록 촉구한다”고 밝혔다.
◆ 약국, OTC 활성화에 반신반의…무덤덤
반면 약국의 경우 일반의약품의 의약외품전환에 대해,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약국이 겉으로는 반대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의약외품으로의 전환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지는 않은 모습이다.
실제 의약외품전환에 대한 복지부 발표 이후에도 약국가는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의약외품으로 전환된 품목들이 이미 약국 매출에 큰 영향이 없는 품목들인데다가, 장기적으로 볼 때 OTC 활성화가 약국매출에 도움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문제는 일반약 슈퍼판매가 가지는 부작용에 대해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의약외품으로 전환되는 의약품에 대한 안전성 문제와 함께 건강보험재정의 국민전가 문제가 논란이 될 수 있다.
일반의약품을 의약외품으로 전환하는 취지 중 하나는 가벼운 질환에 대한 자가 치료를 가능케 함으로써 의료비용의 절감효과를 가져오기 위함이지만, 정률제 시행과 함께 보험료에서 지출돼야할 약값이 본인부담금으로 전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건강세상네트워크 등 보건의료단체들은 “본인부담 방식을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전환해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후퇴시키려 하고 있고, 이 같은 시도들은 보건의료를 시장의 원리로 개편하는 방향으로 수렴되고 있다”며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결국 일반의약품의 약국외 판매 ‘확산속도’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지만, 현재로선 건강보험재정 압박 등의 요인으로 OTC 활성화를 위한 일반의약품의 의약외품전환이 보다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손정우
2007.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