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바이오 의약품 차세대 에이스는 ‘글라이코믹스’
당이 다양한 생명정보를 포함하고 생명현상에 깊이 관여한다는 사실이 최근 입증되면서 당 및 당이 결합한 복합당에 대한 연구하는 분야인 ‘글라이코믹스’가 바이오 의약품의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글라이코믹스는 ‘제3의 정보 고분자’>
강현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글라이코믹스는 2003년 미국 MIT가 ‘세상을 놀라게 할 10 대 과학기술’로 선정된 기술”이라며 “현재 미국과 일본에서는 당사슬을 리모델링해 안정성이나 효능을 증가시키는 새로운 개념의 신약을 개발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1980년대부터 연구돼오던 당 연구는 2000년대 들어 유전체 정보가 해독되고 질량을 분석하는 기기들이 발달되면서 활발해졌다” 며 “포도당, 갈락토오스, 만노오스 같은 개개의 당이 사슬 형태로 연결된 구조인 당사슬은 DNA와 단백질에 이어 체내 기능 관련 정보를 담고 있는 ‘제3의 정보 고분자’로 여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슬은 생체 기능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글라이코믹스 기술은 의약품, 식품, 화장품 같은 생물 관련 산업에 응용할 수 있다” 며 “의약품으로 사용되는 당단백질이나 탄수화물에 붙은 당 사슬의 종류와 구조는 몸에 들어갔을 때 치료 효능, 체류시간, 약리활성, 면역반응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같은 이유들로 인해 최근 의약품의 당사슬 구조를 최적 상태로 만들어 효능과 안정성을 증진시키고 면역반응 같은 부작용을 줄이려는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며 “이러한 연구는 새로운 질병 치료제뿐만 아니라 투여량을 줄이고, 투여 간격을 늘려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글라이코믹스는 차세대 의약품의 핵심 키>
산자부 주관으로 글라이코믹스 및 탄수화물의약품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목암생명공학연구소의 김정섭 연구원은 “당에 대한 중요성을 미처 몰라 그동안 간과돼 왔지만 당단백질의 연구는 차세대 의약품을 만드는데 큰 공헌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글라이코믹스 기술을 이용해 가장 큰 영광을 본 의약품은 미 ‘암젠’의 조혈세포치료제 ‘아라네스포’”라며 “‘아라네스포’는 신장에서 만들어지는 조혈인자인 EPO에 당사슬을 2개 더 붙여 안정성은 10배 이상 증가시키고 기존 제품에 비해 투여 간격이 3배 이상 늘린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학병원 한 약사는 “현재 병원내에서 조혈세포 치료제는 레코몬에서 아라네스포로 전량 바뀌었다” 며 “모든 환자들이 바라고 원하는 게 복용은 줄면서 효과는 늘어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국내 제약의 새로운 지평 글라이코믹스로 열어야>
강현아 연구원은 “국내제약회사들도 최근 당단백의 중요성을 인식, 기술개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녹십자, 엘지생명과학, 이수앱지스, 두비엘 등이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며 “최적의 당사슬을 붙인 의약품의 개발은 그야말로 FTA 시대를 한방에 이겨낼 수 있는 효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당을 붙인 새로운 형태의 빌트인 고성능 의약품들은 소량 토여로 장기간 약효가 지속되고, 기존 약보다 효능이 뛰어나며, 부작용이 적은 친환자용 약품”이라며 “결국 환자를 위한 차세대 신약 개발은 당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섭 연구원도 “당단백 연구를 개량신약, 슈퍼제네릭 개발의 일환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단백질은 물론 기존 단백질에서도 제품군으로 육성하는 글라이코믹스 연구는 향후 가장 가치 있는 연구 분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와 함께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BT 기술동향보고를 통해 “당사슬 리모델링을 통한 효능 및 안전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글라이코믹스 기술 개발의 핵심 원천기술 선점은 국가 경제력 제고에 크게 기여 할 것”이라고 기술했다.
또한 “한미 FTA로 카피/제네릭 개발에 힘쓰던 국내 제약사에게 큰 위기로 작용할 것”이라며 “글라이코믹스 기술을 활용한 수퍼바이오제제릭 개발로 FTA 파고를 넘기자”고 제언했다.
임세호
2007.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