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달라진 GMP제도 제약업계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정부는 지난 1월 15일 GMP를 비롯하여 제약관련 제규정이 포함된 약사법, 시설기준령 등을 개정 공포하였다. 특히 개정된 약사법 시규에는 밸리데이션 의무화 등 제약산업에 관련된 내용이 많아 많은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관련법규의 내용중 어느 부분이 어떻게 개정되었으며 이에 대해서 제약산업은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할 것인지 주로 제약기술분야를 중심으로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인 백우현박사(한국 PDA 회장, 한국제약기술교육원 원장) 와의 대담을 통해 문답식으로 정리해 본다 <편집자 주>.
Q: 이번에 약사법, 약사법 시행령, 약사법 시행규칙 시설기준령, 시설기준령 시행규칙, GMP 기준 등이 개정되었고 밸리데이션 실시규정이 새로 고시되었습니다. 우선 약사법에서는 어떤 내용이 개정되었습니까?
A: 이번에 약사법은 인권존중과 관련된 부분이 개정되었고 제조업 관련사항의 개정은 없습니다. 제약업에서 관심 있는 사항은 2007년 10월 17일 개정된 위탁제조판매업인데 제31조에서 제조시설을 갖추지 않아도 임상시험을 실시한 의약품을 제조업자에게 위탁제조하여 판매하려는 경우 위탁제조판매업 신고를 하고 품목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떤 경우도 제조시설을 갖추고 제조업 허가를 받지 않으면 품목허가를 받을 수 없었는데 벤처기업이나 연구소가 연구한 결과물을 생산판매하기 위하여 제약공장을 건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신약을 연구하는 데 많은 연구개발비를 투자했는데 이를 제품화하기 위하여 또 다시 공장건설에 투자한다는 것은 자금문제뿐만 아니라 시장에서의 성패도 모르는 상황에서 큰 모험이 아닐 수 없는 것이지요. 결국 힘들게 연구한 결과가 사장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는데 이제 그런 문제가 해소된 것입니다. 그러나 제약회사도 아니면서 연구개발하지 않는 품목은 종전대로 허가받지 못합니다.
Q: 지금까지는 제조업 허가를 받으려면 1개 이상의 품목 허가신청을 동시에 제출해야 했지요? 즉 생산할 품목이 있어야 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되었나요? 말하자면 품목이 없어도 GMP 시설을 갖추면 제조업 허가를 받아 수탁 전문메이커 설립이 가능하도록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A: 종전에는 약사법 제26조에서 제조업 허가를 받으려면 품목 허가도 받도록 되어 있었는데 2007년 10월 17일 공포되어 2008년 4월 18일부터 시행하는 개정법에서는 제31조로 제조업 허가를 품목 허가와 연계하지 않고 시설기준령에 맞게 시설을 갖추면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개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약사법 시행규칙은 제23조에서 의약품등 제조업 허가를 받으려는 자는 그 업종에 속하는 1개 이상의 품목허가를 동시에 신청하도록 되어 있어 상충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의약품은 제조업 허가신청시에 품목허가를 신청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안이 4월 18일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공개되었습니다. 결국 금년 4월 18일부터는 완전한 수탁제약회사를 설립할 수 있는 법적근거가 마련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의약외품은 여전히 제조업과 품목허가를 연계시키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Q: 시설기준에 대해서 여쭈어 보겠습니다. 그 동안 제약시설에서 건강기능식품을 제조할 수 있게 해달라는 여론이 있었습니다만 이번에 이것이 가능해졌나요?
A: 현 규정은 상호 오염의 우려가 없으면 제약시설에서 식품과 식품첨가물은 제조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나 의약품과 유사한 형태의 건강기능식품은 겸용하지 못하였습니다. 이번에 시설기준령 제5조에서 건강기능식품도 제약시설에서 제조할 수 있도록 개정되어 시설의 중복투자를 피할 수 있어 산업계에는 유리하게 되었습니다.
Q: 제약계에서 관심이 많았던 세팔로스포린제제나 항암제 제조시설의 분리문제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A: 사실 이 문제는 그 동안 제약회사에서 여러 가지 대비책을 세우기도 하고 관심의 대상이었습니다. 세팔로스포린제제의 제조시설은 어느 나라의 GMP에도 분리규정은 없었으나 이미 선진국의 제약기업에서는 별도 제조시설을 갖추고 있고 EU, 미국 및 일본으로 구성된 국제조화회의(ICH)가 2000년에 발표한 원료의약품 GMP 지침인 Q7A의 4.40 및 4.41에서 세팔로스포린제제와 항암제의 제조구역의 공조시설, 제조시설을 전용으로 하도록 규정하였습니다.
그 동안 많은 제약회사들이 제약공장을 신축 또는 리모델링하면서 이에 대비하여 별도구역을 설정하거나 위탁생산으로 방향을 잡았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의 시설기준 개정은 의약외품 제조소의 시설기준을 정비하고 화장품법이 독립됨으로써 의약품제조시설기준에서 화장품 제조소 시설기준을 삭제하는 외에 관심의 대상이었던 세팔로스포린제제와 세포독성 항암제의 제조시설의 전용규정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정권교체의 시기와 밸리데이션 등에 의한 제약업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당국의 배려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금 제약업계는 여러 가지 이유로 공장의 신축 또는 개보수를 하고 있는데 세팔로스포린제제와 항암제의 전용시설은 시설규정에 없더라도 전용구획을 설정하기를 권합니다. 그 이유는 정부의 기본방침이 선진화 추진이고 산업계가 선진화로 가야하는 것은 시기적인 문제이지 머지않아 선진국과 같이 전용시설을 요구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Q: 그 외에 시설기준에 대해 하실 말씀은?
A: 시설기준령 시행규칙 제2조 1항에 보면 1호에서 무균제제(주사제, 점안제, 안연고제)의 작업소를 분리하도록 되어 있고 2호에서는 주사제의 작업소를 구획하도록 되어 있어 혼동의 우려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수정되었더라면 좋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Q: GMP의 개정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많은 부분이 개정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A: 그렇습니다. 선진화 방향으로 많이 개정되었지요. 현재 23개 항목이 41개 항목으로 늘어난 것을 보더라도 새로운 내용이 많이 추가되었고 또 상세하게 규정되었습니다. 특히 새로 추가된 규정에 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자동화장치 관리, 밸리데이션, 연간품질평가, 변경관리 등의 새 규정에 대해서는 이를 실시하고 기록을 보존해야 하므로 실시를 위해 대비해야할 것입니다. 이 중에 역시 밸리데이션이 큰 이슈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Q: 밸리데이션에 대한 말씀이 나왔습니다만 밸리데이션은 업계의 가장 큰 이슈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A: 식약청 의약품품질팀에서도 밸리데이션의 의무화에 대비하여 밸리데이션에 대한 홍보와 실시요령과 관련해서 여러 차례 설명회를 가진 바 있으나 아직도 시행로드맵, 행정조치 등에 대해 이해가 잘 안 되고 다소 혼란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그 로드맵이 2006년 6월까지 GMP 개정이 공고되어 신약과 무균제제에 대해 1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2007년 7월부터 적용하는 것으로 되었으나 개정 공고가 2008년 1월 15일로 지연되고 신약에 대해서는 공고와 동시에 시행하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정이 늦은 만큼 시행출발도 늦게 유예기간을 두었으면 좋았겠지만 정부의 전체적인 계획상 그것은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밸리데이션의 의무화는 2년 전부터 공지의 사실로 되어 있기 때문에 기업체에서 미리 준비를 했어야 하는데 과거 GMP 도입 당시에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만 혹시 연기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과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움직이는 자세는 산업계가 고쳐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업계의 바램은 정부 당국이 앞으로 허가받는 품목에 대해서는 철저히 하고 지금은 밸리데이션의 도입단계인 만큼 기존제품에 대해서는 인력의 부족, 시간의 촉박, 경험의 부족, 밸리데이션 방법의 다양성, 기허가권을 가진 품목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여 실시자료의 내용검토 등 운영에서 완화해주는 것이었는데 지난 18일 설효찬 의약품품질팀장이 2010년까지는 유연하게 운영하겠다고 설명한 만큼 메이커가 이 기간 동안 슬기롭게 대처해나간다면 어려울 것도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Q: 메이커가 밸리데이션을 하려면 우려하는 것처럼 정말 비용이 많이 들고 어려운 것입니까? 쉽게 추진하는 요령은 없는 것인가요?
A: 어느 정도 돈과 시간과 인력이 소요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해야 한다'는 당위성과 의지를 가지고 긍정적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인재를 양성하여 자신감을 가지고 밸리데이션을 추진할 수 있도록 교육에도 투자를 해야 합니다. 알려고 노력하지 않고 어렵다고만 하면 해결되지 않습니다. 또 정부의 법령, 고시, 규정이 발표되면 얼마나 꼼꼼히 읽어서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지, 대충 읽어 보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합니다. 그런 사례들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밸리데이션에 관한 Q&A'를 자세히 읽어보면 여러 가지 경우를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기존제품에 대한 밸리데이션은 GMP 6.2항 나목에 동시적 밸리데이션이나 회고적 밸리데이션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회고적 밸리데이션의 경우는 라목 3에 원료의약품의 조성, 제조공정 및 구조 설비가 변경되지 아니한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라고 되어 있는데 실제로 현재 생산하고 있는 제품의 대부분은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변경된 적이 있을 것입니다. 변경을 거쳐 현재의 조성, 공정, 시설에서 제조한 실적이 20로트 이상이면 회고적 밸리데이션으로도 처리할 수가 있고 생산한 제조단위가 적으면 생산하면서 예측적 밸리데이션과 같은 방법으로 동시적 밸리데이션을 실시하는 등 융통성 있게 하기를 권합니다.
경험이 없는 회사의 경우는 처음에 전문기관의 자문을 받아 수행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하여 다른 부분의 밸리데이션들은 자체 내에서 추진한다면 인력도 양성되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밸리데이션의 당위성이라 말씀하셨는데 밸리데이션의 중요성이랄까 필요성에 대해서 말씀해주십시오.
A: 지금 밸리데이션이 규정되어있지 않는 GMP는 어느 나라에도 없습니다. 개방된 국제사회에서 제약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세계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 모두 인식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한미 FTA 협상에서도 나왔습니다만 외국과 MRA(2국간 GMP 상호인증협정)를 추진하거나 유럽에 진출하기 위해서 PIC/S(의약품제조 실사상호승인협력기구)에 가입해야하는데 밸리데이션 규정도 없는 KGMP 가지고는 불가능합니다.
또 밸리데이션을 실시함으로써 의약품의 품질을 보장할 수 있고 GMP를 정착시킬 수 있으며 불량률의 감소로 인하여 제조원가를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다만 중소메이커에게 과중한 부담이 주어지는 게 문제입니다.
Q: 또 앞으로는 품목허가를 받을 때마다 밸리데이션 실시데이터를 제출하는 것으로 개정된 것도 기업체에게는 부담이 되지 않겠습니까?
A: 지금까지는 6개의 제형별로 GMP 인증을 받았는데 약사법 시행규칙 제24조 1항6호에서 품목허가를 신청할 때마다 GMP 실시자료를 제출하도록 개정되었으므로 결국 밸리데이션 실시데이터를 제출해야 하니 종전에 비하면 부담이 될 것입니다. 품목마다 특성이 있고 선진국들이 그런 제도를 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시행해가면 정착이 되어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우리나라에는 밸리데이션이 처음 도입되는 것이라서 경험이 없는 제약회사는 쉽게 착수하지 못하고 뭐랄까 겁부터 먹고 부정적인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교육기관이라든가 참고자료는 외국의 경우와 비교하여 어떤 상황입니까?
A: 외국의 경우 PDA(GMP 제약기술 국제단체)가 자체 교육훈련연구원(Training & Research Institute)에서 교육과 실습을 체계적으로 하고 있고 그 외 몇 단체에서 세미나 형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제약협회가 GMP 교육의 일환으로 밸리데이션에 대해서 교육하고 있고 작년에 유일하게 민간 전문교육기관으로 출범한 한국제약기술교육원이 GMP와 밸리데이션의 실시사례를 집중적으로 교육하고 있는데 특히 생산현장에서 밸리데이션과 적격성평가(DQ, IQ, OQ, PQ)에 대해 실습까지 하고 있으므로 메이커는 밸리데이션 책임자와 담당자를 임명하여 이러한 교육과 실습에 적극 참여시켜 밸리데이션을 책임지고 수행할 수 있도록 하면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자료로는 외국에 교과서적인 것과 단편적인 것이 있으나 경험이 없는 사람이 그 자료를 보고 실시하기에는 충분치 않고 외국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용하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밸리데이션 의무화에 대비하여 작년에 한국PDA가 'Validation의 이론과 실제'라는 밸리데이션 자료를 집대성하여 발간했는데 이것은 1권에 밸리데이션에 관련되는 모든 규정과 기술자료를 수록하고 2권에는 선진제약회사에서 밸리데이션과 적격성평가를 실시한 사례들을 모은 방대한 분량의 자료집입니다. 이와 같은 밸리데이션 사례집은 외국에도 아직까지 발간되지 않았는데 회사에서 밸리데이션을 직접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Q: 업계에서는 밸리데이션의 실시시기를 늦추어주기를 바라는 분위기인데 백 박사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A: 새 정부가 들어서는 변수가 있기는 합니다만 현재의 분위기로는 밸리데이션은 로드맵대로 추진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번에 '의약품등 밸리데이션 실시에 관한 규정'을 공고하고 이에 대한 Q&A도 발표하여 당국의 추진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제약산업이 다소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정부의 선진화정책에 부응하여 업그레이드 되어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Q: 끝으로 간단히 정부와 제약업계에 대해서 하실 말씀은?
A: 보건복지부 보건산업기술팀이 앞으로 모의공장을 지어 제약산업의 교육훈련을 지원한다는 최근 보도도 있었습니다만 중소기업이 밸리데이션을 수행하는 데는 기술과 경험이 부족하고 비용부담이 되기 때문에 지금부터 밸리데이션을 수행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 교육훈련비를 지원하여 비용부담을 경감시켜주고 기존제품에 대한 밸리데이션규정의 적용을 완화해주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기업체는 밸리데이션은 반드시 넘어야할 산이라는 인식으로 긍정적으로 대처해나가는데 우선 교육투자를 해서 밸리데이션을 수행하는 인력양성에 힘써주기를 바랍니다.
이종운
2008.02.12